EBS1 ‘한국기행’ ‘가성비 투어’ 3부에서는 한양으로 향하는 조령과 낙동강 물길이 맞닿아 예부터 번성했던 경북 상주를 찾아, 1936년 문을 연 뒤 90년 가까이 한자리를 지켜온 시래기 해장국집의 이야기를 전한다.
아침 5시부터 11시까지 상주 사람들의 아침을 책임지는 이곳에서는 시래기 해장국 한 그릇을 3000원에 내놓으며, 1대 할머니의 뜻을 이어 3대 손녀가 오랜 손님들의 취향까지 살핀 따뜻한 인심을 보여준다.

◈ '한국기행' 가성비 투어 3부 - 90년, 3천 원 해장국
경상북도 상주는 예로부터 지리적 이점을 통해 번창해온 도시다. 북쪽으로 한양으로 향하는 백두대간 고개인 조령과 접하고 동쪽으로는 낙동강이 흐르는 위치에 자리한 덕분에 물자가 자연스레 모여들었던 곳이다. 특히 상주시장은 한때 경상도의 '상'을 담당할 정도로 규모 있는 도시의 중심지였으며 오가는 사람들로 어깨가 부딪힐 정도로 활기찼던 장소였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바로 그 시장 골목 한구석에서 세월을 담아온 한 식당의 이야기다.
지난 1936년 문을 연 시래기 해장국집은 이제 90년간 한 자리를 지켜낸 역사의 증인이 되었다. 초대 할머니가 개점한 이 식당은 현재 3대 손녀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며 수십 년의 세월 동안 손님의 입맛을 책임져왔다. 흥미로운 점은 초창기 이곳을 찾던 학생 손님이 지금은 백발 할아버지가 되어서까지 계속 방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단순한 음식점을 넘어 한 세대의 시간을 담아낸 공간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 식당의 가장 큰 특징은 서민을 위한 음식이라는 철학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1대 할머니가 해장국은 서민 음식이라며 가격을 싸게 책정했던 그 정신이 현재까지 이어져 한 그릇에 단돈 3천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매일 아침 5시부터 11시까지 상주 사람들의 새벽을 채우는 이 국은 지나치게 높은 가격 책정을 거부한 창업자의 신념이 만든 결과다.
운영하는 사장은 수십 년을 거듭 만나온 단골 손님들의 취향을 이미 알고 있다. 손님들이 말하지 않아도 그들이 선호하는 방식으로 해장국을 담아낸다. 이는 오랜 세월 축적된 경험과 정성이 만든 일상의 작은 예절이다. 상주의 옛 영광 속에서도 변함없이 이어져온 이 식당의 뜨끈한 한 그릇 속에는 90년간 쌓인 세월의 무게와 그것을 지탱해온 사람들의 관계가 묻어난다. 앞으로도 이곳은 상주 사람들의 아침이 시작되는 자리로 그 역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시래기 해장국이란 무엇인가… 말린 무청으로 끓여낸 한국의 전통 국물 음식
시래기 해장국은 말린 무청(무의 잎과 줄기)을 주재료로 끓인 한국의 전통 국물 요리다. ‘시래기’는 무청을 삶은 뒤 햇볕에 말린 식재료를 의미하며, 오래전부터 겨울철 저장 식품으로 활용돼 왔다. 건조 과정을 거치면서 특유의 구수한 맛과 질긴 섬유질이 부드러워지는 것이 특징이다.

해장국은 본래 술을 마신 다음 날 속을 풀기 위해 먹는 국을 뜻한다. 시래기 해장국 역시 이러한 해장 문화 속에서 자리 잡은 음식으로, 지역과 조리 방식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다. 일반적으로는 소고기 육수나 사골 국물, 또는 된장을 푼 국물에 삶은 시래기를 넣고 끓이며, 마늘·파·고춧가루 등을 더해 맛을 낸다. 일부 지역에서는 콩나물이나 선지, 우거지 등을 함께 넣기도 한다.
시래기는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비타민과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어 식재료로 널리 사용된다. 특히 건조 과정에서 영양소 손실이 상대적으로 적고 저장성이 높아, 과거 농경사회에서 중요한 반찬 재료로 활용됐다. 이러한 특성은 시래기 해장국이 서민 음식으로 자리 잡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
조리 과정은 비교적 간단하지만 충분한 시간 동안 시래기를 삶고 우려내는 과정이 중요하다. 말린 시래기를 물에 불린 뒤 여러 차례 삶아 부드럽게 만든 후, 육수에 넣어 끓이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이 과정에서 시래기의 질감과 국물의 깊은 맛이 형성된다.
오늘날 시래기 해장국은 전문 식당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지역에 따라 양념과 재료 구성에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시래기의 구수한 풍미와 따뜻한 국물이 특징인 한국의 대표적인 국물 요리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전국 곳곳의 풍경과 사람들…장수 다큐 ‘한국기행’

‘한국기행’은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지역의 모습과 주민들의 일상을 담아내는 데 중점을 둔다. 매주 하나의 주제를 정해 모두 5편으로 나눠 방송하며, 각 편은 약 30분 분량으로 구성된다. 지역마다 서로 다른 생활 방식과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보여준다는 점도 프로그램의 특징으로 꼽힌다.
연출은 전반적으로 절제된 방식에 가깝다. 인위적인 설정이나 과장된 장치보다는 현장의 공기와 흐름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내레이션 또한 차분한 톤을 유지해 자연과 사람의 이야기가 담백하게 전해지도록 구성돼 있다.
프로그램이 비추는 공간의 폭도 넓다. 산촌과 어촌, 농촌, 섬마을은 물론 도시의 다양한 풍경까지 아우르며,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지역의 생활문화와 일상을 꾸준히 소개해 왔다. 이런 점에서 ‘한국기행’은 우리 사회 곳곳의 지역성과 삶의 모습을 기록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도 EBS 1TV를 통해 정기적으로 방송되고 있으며, 매주 새로운 지역과 주제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를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한국기행' 방송시간은 매주 월~금 오후 9시 35분이다. 방송 정보는 EBS1 '한국기행' 홈페이지 '미리보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 해당 글은 아무 대가 없이 작성됐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