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개장, 한 달 23만 명 다녀갔다…서울 랜드마크 등극한 '무료 명소'

2026-04-26 06:30

서울 동북권의 조망 명소 '용마산'
숲 위에서 서울을 한눈에, 용마산 스카이워크

도심 가까이에서 서울 전경을 넓게 바라볼 수 있는 곳이 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산줄기와 도시가 어우러진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용마산 스카이워크에서 바라본 서울 풍경.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로, 실제 모습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용마산 스카이워크에서 바라본 서울 풍경.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로, 실제 모습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서울 전경을 품은 용마산의 매력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 위치한 '용마산'은 해발 348m로 아차산 줄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다. 예부터 용마산은 도심과 인접해 있으면서도 풍부한 자연환경을 간직해 인근 주민들과 등산 애호가들에게 사랑받아 왔다. 이 산의 명칭은 아기장수와 용마의 전설에서 유래했다. 비범한 능력을 갖추고 태어난 아기가 날개가 돋친 용마를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는 이야기는 험준하면서도 수려한 산세에 신비로움을 더한다.

용마산 / 연합뉴스
용마산 / 연합뉴스

용마산은 지질학적으로도 흥미롭다. 과거 채석장으로 활용됐던 흔적이 남아 있어 거칠고 웅장한 암벽의 미학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산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등산로는 망우리공원에서 아차산성까지 연결되며 서울 동북권의 중요한 녹지 축을 형성한다. 특히 맑은 날에는 한강의 물줄기는 물론 북한산과 도봉산의 거대한 암벽까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조망이 뛰어나다. 이러한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최근 용마산에는 시민들이 더욱 가까운 곳에서 숲과 도심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2025년 11월 서울시의 ‘서울둘레길 2.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조성된 '용마산 스카이워크'는 개장 직후부터 서울의 새로운 명소로 주목받았다. 이곳은 서울둘레길 4코스인 망우·용마산 구간에 설치된 시설로, 숲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160m 길이로 이어진 목재 데크 구조물은 지면으로부터 최대 10m 높이까지 솟아 있어 방문객들은 나무들의 꼭대기를 눈높이에서 마주하며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숲의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인간이 자연의 품 안에 깊숙이 들어갈 수 있도록 배려한 설계가 돋보이는 구간이다. 산책로 바닥면은 미끄럼 방지 처리가 된 목재 소재를 사용해 눈이나 비가 오는 날에도 안정적인 보행 환경을 제공한다.

용마산 스카이워크 / ⓒ한국관광콘텐츠랩
용마산 스카이워크 / ⓒ한국관광콘텐츠랩

스카이워크에 올라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서울의 전경이다. 남산 N서울타워를 중심으로 겹겹이 쌓인 도심의 건물들이 발 아래 놓이고, 그 너머로 봉화산과 북한산, 도봉산이 이루는 산세가 이어진다. 동남쪽으로는 잠실의 롯데월드타워가 우뚝 솟아 존재감을 드러내고, 서쪽으로는 인왕산과 안산이 도심을 감싸듯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낮 시간대의 푸른 하늘 아래 펼쳐진 도시의 역동적인 모습도 인상적이지만, 해 질 녘 노을이 도심을 붉게 물들이는 광경과 밤마다 하나둘 켜지는 불빛이 만드는 야경 또한 이곳을 찾는 이유가 된다. 인위적인 조명보다는 자연의 빛과 도시의 생활등이 조화를 이루어 차분하고 정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야간에는 스카이워크를 따라 은은한 유도등이 켜져 밤 산책의 운치를 더한다.

걷기 좋은 하늘길, 여유로운 사가정공원

용마산 스카이워크의 또 다른 장점은 접근이 편리하다는 점이다. 이곳은 사가정공원에서 시작되는 무장애 산책로인 ‘용마산 동행길’과 연결돼 있다. 경사가 완만한 데크 길로 조성됐기 때문에 평소 산행이 어려웠던 노약자나 어린이는 물론 휠체어 사용자와 유아차를 동반한 가족 단위 방문객들도 큰 불편 없이 정상 부근의 전망대까지 도달할 수 있다. 보행 약자를 위한 세심한 배려가 숲의 가치를 모두가 누릴 수 있게 만든 셈이다. 산책로 곳곳에는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벤치와 쉼터가 마련돼 있어 체력에 맞춰 천천히 풍경을 음미하기에 적합하다. 실제로 2026년 2월 한 달간 집계된 방문객 수만 해도 약 23만 명에 달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모았다. 용마산이 서울 동북권을 대표하는 힐링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스카이워크 주변으로는 조경의 묘미를 살린 ‘매력가든’이 조성돼 있다. 이곳에는 산벚나무, 자작나무, 수국을 비롯한 30여 종의 다양한 수목과 화초류가 심어져 있어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봄이면 만개한 벚꽃이 분홍빛으로 산을 물들이고, 여름에는 울창한 녹음이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며 산수국이 보랏빛 물결을 이룬다. 가을에는 울긋불긋한 단풍과 갈대가 산책로를 장식하고, 겨울의 설경 또한 목재 데크와 어우러져 고즈넉한 정취를 풍긴다. 정원의 요소가 가미된 이 공간은 방문객들에게 시각적인 즐거움뿐 아니라 숲속의 맑은 공기와 피톤치드를 온몸으로 느낄 기회를 제공한다. 식물마다 부착된 이름표와 설명글은 아이들에게 자연 교육 자료가 되기도 한다.

용마산 스카이워크 / ⓒ한국관광콘텐츠랩
용마산 스카이워크 / ⓒ한국관광콘텐츠랩

스카이워크와 연결된 사가정공원 역시 놓칠 수 없는 명소다. 2005년 4월에 개장한 이 공원은 면목동 산 50번지 일대의 약 3만 3200평 규모로 조성된 중랑구의 대표적인 휴식처다. 공원의 이름은 조선 전기의 문인이자 학자인 서거정 선생의 호인 ‘사가정’에서 따왔다. 서거정 선생은 용마산 인근에 거주하며 수많은 시를 남긴 인물이다. 공원 내에는 그의 대표적인 시 4편이 새겨진 시비가 세워져 있어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이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고전의 분위기를 음미할 수 있다. 문학적 정취가 흐르는 공원의 분위기는 현대적인 스카이워크와 대비되면서도 조화를 이룬다. 공원 입구의 웅장한 아치형 문은 방문객들에게 일상을 벗어나 자연으로 들어가는 경계의 느낌을 준다.

사가정공원 내부에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한 다양한 시설이 갖춰져 있다. 넓게 펼쳐진 다목적광장과 피크닉장에서는 가족들이 모여 여유로운 휴식을 즐길 수 있으며, 어린이 놀이터와 체력단련시설은 아이들과 운동을 즐기는 시민들에게 인기 있는 공간이다. 특히 공원을 가로질러 흐르는 자연형 계류와 전통 정자인 사가정, 냇가 휴게소 등은 물소리를 들으며 사색에 잠기기에 좋은 장소다. 여름철에는 인공 폭포와 시원한 물줄기가 쏟아져 내려 도심의 열기를 식혀준다. 이러한 풍부한 기반 시설 덕분에 사가정공원은 중랑구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도심 속 자연을 더 편하게 누리는 공간

생태계의 보고로서 용마산이 지니는 가치도 주목할 만하다. 도심과 가까운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어 자연 학습의 장으로도 손색이 없다. 산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들려오는 산새 소리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는 도시의 소음을 덮어준다. 용마산 스카이워크는 이러한 자연환경을 보존하면서도 시민들이 그 가치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 또한 용마산 정상부의 너른 암반지대는 지형적 독특함을 선사하며, 이곳에서 바라보는 한강 이남의 풍경은 도심 전경과는 또 다른 평온함을 안겨준다.

용마산 스카이워크와 사가정공원은 별도의 입장료가 없으며 상시 개방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지하철 7호선 사가정역에서 도보로 접근할 수 있어 접근성 또한 우수하다. 역에서 공원까지 이어지는 길목에는 전통시장인 사가정시장과 개성 있는 카페들이 줄지어 있어 산책 전후로 식도락을 즐기기에도 좋다. 특히 이곳의 먹자골목은 합리적인 가격대에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어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주말 나들이객을 위해 공원 인근에 공영 주차장이 마련돼 있으나, 방문객이 많은 시간에는 대중교통 이용이 권장된다.

용마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 연합뉴스
용마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 연합뉴스

방문객들은 탁 트인 조망과 걷기 편한 데크 길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서울 전경을 비교적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는 점과, 가족과 함께 오르기 좋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일몰과 야경을 찍기 좋은 장소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해가 진 뒤 도심의 불빛이 하나둘 들어오는 풍경도 이곳의 또 다른 볼거리다. 낮에는 멀리 산줄기까지 시야가 트이고, 저녁에는 시간대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져 산책하는 재미를 더한다. 계절과 날씨에 따라 보이는 풍경의 결도 달라 여러 차례 찾아도 색다른 느낌을 준다.

용마산 스카이워크는 서울이라는 큰 도시가 자연과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산의 지형을 거스르지 않고 길을 내어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그 길 위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사는 도시의 풍경을 새롭게 마주하게 된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쉼표가 필요한 이들이나 서울의 새로운 얼굴을 보고 싶은 이들에게 이곳은 충분히 둘러볼 만한 공간이다. 숲의 숨결과 도심의 전경이 교차하는 이곳에서 보내는 시간은 일상에 작은 환기를 더해준다.

용마산 스카이워크   / ⓒ한국관광콘텐츠랩
용마산 스카이워크 / ⓒ한국관광콘텐츠랩

기존의 등산로가 정상을 향한 수직적인 도전이었다면, 용마산 스카이워크는 주변 풍경을 천천히 둘러보게 하는 여유를 제공한다. 숲의 상층부를 가로지르는 이 보행로는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을 넓혀 주며, 도시 생활에 지친 몸과 마음을 잠시 쉬어가게 한다. 계절의 변화가 뚜렷한 만큼 시기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여기에 사가정공원과 동행길, 주변 편의시설까지 함께 둘러볼 수 있어 짧은 산책 코스로도 활용하기 좋다. 중랑구는 향후 스카이워크 주변에 야간 경관 조명을 보강하고 계절별 테마 프로그램을 운영해 방문객들에게 더욱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주말이나 평일 오후, 가벼운 마음으로 용마산을 찾아보길 권한다. 사가정공원의 시비 앞에서 옛 문인의 문장을 읽고, 동행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 올라 스카이워크에 도달했을 때 마주하는 시원한 바람과 풍경은 일상의 피로를 덜어내기에 충분하다. 자연과 역사, 현대적인 감각의 전망 시설이 어우러진 용마산은 서울이 가진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각기 다른 표정으로 방문객을 맞이하는 이곳에서 도심 속의 작은 휴식을 누릴 수 있다. 도심 가까이에서 무리 없이 오를 수 있으면서도 탁 트인 조망을 함께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일상형 나들이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용마산 스카이워크 / 구글 지도
home 이영란 기자 yrlee31@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