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 솔루션 전문 기업 채비(CHAEVI)가 코스닥 상장을 위한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 첫날, 다소 차분한 분위기 속에 일정을 시작했다.

총 900만 주를 공모하는 이번 청약에서 채비는 앞서 진행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55.23대 1이라는 다소 저조한 성적을 거둔 데 이어, 일반 청약 첫날인 20일에도 증권사별로 확연한 온도 차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채비의 이번 공모가는 희망 밴드(1만 2300원~1만 5300원) 최하단인 1만 2300원으로 확정됐다. 총 공모 금액은 1107억 원 규모다. 청약 첫날인 20일 오전 기준 각 증권사의 집계 현황을 살펴보면 배정 물량이 가장 많은 KB증권과 삼성증권이 각각 4.16대 1과 4.41대 1의 종합 경쟁률을 보이며 그나마 체면을 차렸다. 대신증권은 2.12대 1을 기록했으며, 하나증권의 경우 종합 경쟁률 0.26대 1로 청약 미달 현상이 나타났다. 비례 배정 경쟁률 역시 삼성증권이 7.83대 1로 가장 높았고 KB증권 7.32대 1, 대신증권 4.23대 1 순이었으나 하나증권은 0.51대 1에 그쳤다.
투자자들이 이처럼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는 배경에는 채비의 지속적인 영업 적자와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이 자리 잡고 있다. 실적 공시 자료에 따르면 채비의 매출액은 2023년 704억 원에서 2024년 851억 원, 2025년 1017억 원으로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기업의 규모를 나타내는 매출 규모가 1000억 원 고지를 넘어선 점은 긍정적이지만, 내실 면에서는 과제가 적지 않다. 영업손실 규모가 2023년 263억 원에서 2025년 296억 원으로 소폭 확대되며 수익성 개선이 더딘 상황이다. 다만 당기순손실은 2023년 622억 원에서 2025년 338억 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어 재무 구조가 점진적으로 정상화 궤도에 진입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채비는 이번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원스톱 전기차 충전 솔루션'의 고도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2016년 설립 이후 대구광역시에 본점을 둔 이 회사는 충전기 개발 및 생산부터 설치, 충전 인프라 투자, 유지보수, 그리고 e-Mobility 플랫폼 운영에 이르기까지 충전 생태계 전 과정을 수직 계열화한 것이 최대 강점이다. 현재 이노비즈 및 벤처기업 인증을 획득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자체 플랫폼을 통한 충전 서비스 운영 수익이 향후 실적 개선의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약 2일 차인 21일의 자금 유입 추이를 주목하고 있다. 공모주 청약의 특성상 마지막 날에 투자자들이 눈치 싸움을 끝내고 대거 몰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관 수요예측에서 이미 냉정한 평가를 받은 만큼, 극적인 반전을 기대하기보다는 실수요 위주의 차분한 마감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과 기존 주주들의 매도 금지(보호예수) 해제 시점 등 수급적인 측면도 투자자들이 따져봐야 할 필수 체크 리스트다. 채비가 이번 IPO를 통해 적자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전기차 충전 시장의 선도 기업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