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시장에서 생수 한 병 2000원을 받은 장면이 공개되면서 또다시 바가지 논란이 불붙었다.

지난 16일 유튜브 채널 ‘카잉’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한국에서 배우와 방송인으로 활동 중인 미얀마 출신 서예은 씨는 최근 러시아인 친구와 함께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을 찾았다. 두 사람은 한 노점에 앉아 만두와 잡채, 소주를 주문한 뒤 물값을 물었고 상인에게서 “2000원”이라는 답을 들었다. 문제의 물은 500㎖짜리였고 라벨도 붙지 않은 페트병에 담겨 있었다.
서 씨는 영상에서 “한국 식당에서 물을 파는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상인은 “광장시장에는 외국인이 많아서 그렇다”고 답했다. 서 씨가 “저희도 한국인”이라고 하자 상인은 “한국 사람한테도 외국 체험하라고 그렇게 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장면은 영상 공개 직후 빠르게 퍼졌고 온라인에서는 “외국인이 많아서 물을 판다는 게 무슨 말이냐”, “편의점보다 비싼 물값이 말이 되느냐” 같은 반응이 쏟아졌다.
물 한 병 2000원, 논란 키운 건 가격보다 답변
서 씨는 이후 JTBC ‘사건반장’에 출연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물을 따로 판매하는 일 자체를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지만, 식당이나 노점에서 생수값을 별도로 낸 경험이 거의 없어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이번 장면이 더 크게 퍼진 건 단순히 물값이 얼마였느냐보다, 그 뒤에 나온 상인의 답변 때문이었다.
상인이 “외국인이 많아서 그렇다”고 말한 부분이 알려지면서, 광장시장을 둘러싼 기존 바가지 논란도 다시 언급됐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시장이라는 점이 이런 상황과 함께 떠오르면서 비슷한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광장시장을 둘러싼 이런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에는 한 유튜버가 시장에서 8000원짜리 순대를 주문했는데, 상인이 고기를 섞어 1만 원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진 바 있다. 당시 해당 노점은 상인회 자체 징계에 따라 영업정지 10일 처분을 받았다.
이 같은 바가지 논란이 이어지면서 시장 내부에서도 불만이 쌓였다. 광장시장 내 일반 점포들은 반복되는 가격 문제로 손님 발길이 줄고 시장 전체 이미지가 나빠지고 있다며, 노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까지 예고하기도 했다. 일부 노점에서 발생한 문제가 시장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움직임이었다.

광장시장은 구조적으로 일반 점포와 노점이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광장시장총상인회에는 요식업과 의류, 침구류, 전통공예 등을 판매하는 일반 점포 200여 곳이 속해 있고, 먹자골목을 중심으로 한 노점 상인회에는 약 250개 점포가 포함돼 있다. 노점 상인들은 테이블 한 개당 월 70만~80만 원 수준의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인데 이 과정에서 가격과 위생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신뢰 회복 대책에도 반복되는 논란
논란이 이어지자 정부와 지자체, 상인회도 대책 마련에 나선 바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서울시와 종로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광장시장 상인회 등과 함께 공동 협의체를 꾸려 가격 표시제 도입, 위생 개선, 상인 대상 서비스 교육 확대, 외국인 관광객 안내 인프라 개선 등을 추진했다. 종로구는 노점 운영자와 소유주를 일치시키는 ‘노점 실명제’ 도입과 특별점검도 병행했다.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이번 물값 논란이 다시 불거지면서, 현장에서 체감할 만한 변화가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 광장시장은 외국인 관광객까지 몰리는 서울 대표 전통시장인 만큼 가격이나 서비스 관련 문제가 발생할 경우 파장이 빠르게 확산되는 구조다. 일부 노점에서 벌어진 일이라도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시장 전체의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번 논란 역시 단순히 물 한 병 가격 문제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격 안내가 명확했는지, 손님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있었는지, 관광객이 많다는 이유로 다른 기준이 적용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까지 함께 제기되고 있다. 신뢰 회복을 위한 대책이 이어졌음에도 비슷한 장면이 반복되면서, 광장시장 전반에 대한 시선도 다시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