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만 무려 13명…역대급 연기 대결 펼쳐져 처음부터 명장면 쏟아진 '드라마'

2026-04-20 09:45

JTBC 드라마 '모자무싸', 첫 방송부터 화제

현실적인 이야기를 완벽하게 표현한 배우들의 연기가 결국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모자무싸' 중 한 장면 / 유튜브 'JTBC Drama'
'모자무싸' 중 한 장면 / 유튜브 'JTBC Drama'
JTBC 새로운 토일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가 첫 방송부터 현실적인 대사와 이야기로 화제를 끌고 있다. 지난 18일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 2회는 시청률 2.2%(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첫 방송이 기록한 시청률과 비슷한 수치다.

이날 방송은 영화 '빌리 엘리어트'의 주인공처럼 힘차게 비상하고 싶었으나, 현실은 자신의 시나리오를 밟고 미끄러져 대차게 고꾸라진 황동만(구교환)의 모습이 드러났다. 황동만은 대단한 혜안인 척 무례하게 훈수를 두는 최필름 대표 최동현(최원영)에게 분노를 제대로 표하지도 못했고, 가짜 깁스로 동정을 받아내려 애썼다.

유튜브, JTBC Drama
하지만 황동만은 점점 처절한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나이 마흔에 ‘8인회’에게 집단 절교, 즉 ‘왕따’도 당했다. 고박필름 대표 고혜진(강말금)이 황동만에게 ‘아지트 출입 금지’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 남 잘되는 거에 미쳐 죽고, 남 안 되는 거엔 행복해 죽으며 제어장치가 고장 난 채 내달리는 황동만의 난장을 오랫동안 벼르던 박경세(오정세)가 결국 폭발했고, 집단 전체가 오염되기 전에 ‘썩은 귤’을 도려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황동만은 세상에서 유일하게 자신을 받아주던 곳에서조차 밀려나게 됐다.

황동만의 고난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딸 결혼식 축가 해줄 연예인을 섭외하라며 자신을 ‘호구’ 취급하는 고모부에게도 황동만은 입도 벙긋하지 못했다. 형 황진만(박해준)의 말마따나, 구박하면 쩔쩔매면서 어떻게든 하려고 하는 걸 알아서 부리는 억지였지만, 황동만은 영화판에서 20년이나 버텼는데, 아는 연예인 하나 없어 섭외할 능력이 없는 비루한 처지를 제 입으로 말할 수 없었다. 이에 황진만 또한 황동만의 울분에 그저 말없이 먹먹해했다.

'모자무싸' 중 한 장면 / 유튜브 'JTBC Drama'
'모자무싸' 중 한 장면 / 유튜브 'JTBC Drama'
더 내려갈 곳도 없는 바닥에서 불안에 휩싸인 황동만을 건져 올린 건 변은아(고윤정)였다. 사실 그녀의 감정 워치도 황동만 못지않은 '빨간불'이었다. 워낙 시나리오 보는 눈이 좋아 날카로운 '도끼질'에도 감독들이 줄 서는 것이 못마땅한 최동현이 대놓고 무시하고 구박할 때면, 극도의 스트레스가 육체적 증상으로 발현돼 코피를 쏟았다. 하지만 그저 무기력한 감정을 처음 느낀 9살 때와 달리 현재의 변은아는 달랐다. 자신을 깎아내리는 이들의 나약함을 정면으로 목도하면서, 정말 "싸워 볼 만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 것이다.

이 단단한 각성은 황동만을 향한 연대로 이어졌다. 8인회 멤버 이기리(배명진) 감독과 최효진(박예니) 기획 PD가 황동만을 골칫덩이 무능력자로 취급할 때, 변은아는 "인간이 인간적이지 않은 게 최고의 무능 아니냐"며 황동만을 방어했다. 시나리오 주인공에게 관객이 좋아하는 파워가 없다는 뼈 때리는 그녀의 리뷰에 "파워는 어디서 사냐"고 절실히 되묻는 황동만에겐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가슴이 막 뛸 거다"라는 진짜로 힘이 되는 통찰을 건넸다.

각성한 황동만은 자신을 모멸한 최동현을 다시 찾아갔다. 그리고 자신을 전염병 환자 보듯 치우려는 그에게 "빛나는 것들끼리 빛나는 세상 만들어봐라. 하나도 안 빛난다"고 쏘아붙이며 오만한 기득권의 세계에 통쾌한 균열을 냈다. 오히려 어마어마하게 무가치해지고 쓸모 없어져서, 당신들이 백기를 들 정도로 더더욱 화나게 하겠다는 그의 선언은 쾌감을 안겼고, 이를 지켜보는 변은아의 입가에도 처음으로 빛나는 미소가 번졌다.

유튜브, JTBC Drama
'허기'진 황동만에게 변은아는 할머니(연운경)의 정성이 담긴 반찬을 선물했다. 그런 그녀의 손목 위로 감정 워치의 초록불이 선명하게 반짝였고, 이를 확인한 황동만 역시 초록빛으로 물든 자신의 감정 워치를 보여주며 화답했다. 반찬통을 소중히 들고 환희에 찬 황동만은 지난번의 처참한 실패를 딛고 다시 새처럼 날아오르며 희망적인 미래를 암시했다.

'모자무싸' 황동만 그 자체가 된 구교환

'모자무싸' 포스터 / Jtbc
'모자무싸' 포스터 / Jtbc
'모자무싸'는 방송 전부터 구교환, 고윤정, 박해준, 오정세 등 연기력이 출중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다. 총 13명의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다양하게 펼쳐지지만, 그 중심에는 극을 이끌어가는 '황동만' 역의 구교환이 있다.

'모자무싸' 1, 2회에서는 잘나가는 지인들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만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동만은 문예 창작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면서도 '날씨를 만들어 드립니다'라는 시나리오를 집필하며 꿈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항상 상대의 심기를 건드리는 성격 탓에 주변에서는 그를 못마땅해하는 시선이 많았고, 20년째 제자리걸음 중인 한심한 인간이라는 평가까지 더해져 늘 이방인 취급을 당했다.

주변에서도 황동만을 향한 화살은 계속됐다. 최대표(최원영)는 동만에게 그가 버텨온 시간을 부정하고 "20년 했잖아. 근데 왜 안 되는 거 같아?"라고 몰아붙이며, 보다 현실적이고 건설적인 삶을 살 것을 충고했다. 그럼에도 동만은 자신을 깎아내리는 말에 오히려 좌절이 아닌 "내 인생이 왜 네 맘에 들어야 되는데요?"라고 응수하며 본인의 삶을 향한 확고한 태도를 드러냈다.

유튜브, JTBC Drama
이 대사는 벌써 '모자무싸'의 명대사로 떠올라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에 공유되며 "마치 오늘 내 모습 같다"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네가 원하는 게 뭐야? 데뷔야? 성공이야? 뭐야?" 묻는 형 진만(박해준)에게 "불안하지 않은 거. 그냥 불안하지만 않으면 돼, 난"이라고 답해 그의 불안한 내면을 단적으로 보여주며 안타까움을 유발한 장면 또한 마찬가지였다.

불안에 휩싸인 황동만의 모습도 그려졌다. 특히 경세(오정세)의 시사회 뒤풀이 이후 홀로 버스에 올라 공허함과 울음을 감추기 위해 애써 미소 지으면서도 "잘나서 나를 증명할 수 없을 때는, 망가져 나를 증명한다"라고 절규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또한 최 대표의 충고를 들은 뒤 '감정 워치'에 뜬 '허기'를 채우기 위해 집으로 돌아와 무작정 폭식하는 장면은 별다른 대사 없이도 동만의 결핍을 고스란히 전했다.

그러면서도 2회 방송 말미 최 대표 사무실로 찾아간 동만은 자신을 무시하던 이들에게 마치 선전포고를 하듯 "난 내 무가치함의 끝에서 빛나는 진실을 건져 올릴 거야. 나의 빛나는 스토리를 기대해라"라고 결코 무너지지 않는 모습을 그려내며 보는 이들의 응원을 이끌어냈다.

여기에 서로의 가치를 빛내줄 은아와의 초록불 관계까지 예고되며, 앞으로 구교환이 그려낼 '황동만'의 서사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했다.

대본 처음 본 구교환..."일기장이 유출된 기분"

'모자무싸' 포스터 / Jtbc
'모자무싸' 포스터 / Jtbc
아직 극초반부지만, 구교환의 현실적인 연기는 시청자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는 드라마 방송 전 진행된 인터뷰에서도 처음 대본을 읽고 "자신의 일기장이 유출된 기분이었다"라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다 읽었을 땐 우리 모두의 일기장을 몰래 훔쳐본 것 같았다”라며 무의식중에 제가 일상에서 즐겨 쓰는 단어가 인물의 입을 통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것을 보고 무척 신기하고 놀랐다”고 답했다.

결국 구교환은 황동만 그 자체가 됐고, 불안에 휩싸인 현대인들의 모습을 완벽하게 그려냈다. 여기에 변은아 역을 맡은 고윤정과의 케미스트리까지 더해져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과연 구교환이 그려내는 황동만이라는 인물이 자신의 무가치함을 극복한 후 좀 더 성장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구교환이 출연하는 JTBC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는 매주 토요일은 밤 10시 40분, 일요일은 밤 10시 30분에 방송된다.

home 배민지 기자 mjb0719@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