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부산항만공사가 유럽 해운 물류 중심지인 로테르담에서 항만 디지털 전환 전략을 제시하며 글로벌 협력 확대에 나섰다. 단순 기술 소개를 넘어 실제 운영 효율과 공급망 안정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실행형 디지털 항만 모델’을 강조한 점이 핵심이다.
부산항만공사는 지난 15일 로테르담에서 열린 ‘Smart Maritime Network Rotterdam’ 행사에 참석해 항만 디지털 협력 강화 방향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세계 주요 항만과 물류·해운 관계자들이 모여 디지털 기반 항만 운영 고도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글로벌 표준과 협력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무대로 평가된다.
부산항만공사는 ‘항만 입출항 최적화 및 디지털 항만 생태계’ 세션에 패널로 참여해 실제 운영 사례 중심의 전략을 제시했다. 논의는 정시입항, 항만 커뮤니티 시스템, 데이터 교환 표준, 항만 간 협력 등 디지털 항만 전환의 핵심 과제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공사는 자체 구축한 항만 커뮤니티 시스템 ‘체인포털(Chain Portal)’과 Port Call Optimization(PCO) 연계 전략을 핵심 모델로 제시했다. 선사·터미널·운송사 등 항만 이해관계자 간 운영 데이터를 통합·공유하고 이를 입출항 최적화 시스템과 연결함으로써, 선박 입항 전부터 출항까지 전 과정에서 실시간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구조는 단순 정보 공유를 넘어 해상–선박–항만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는 디지털 운영 체계를 의미한다. 공사는 이를 통해 선박 대기시간 단축, 선석 운영 효율 향상, 연료비 절감, 온실가스 배출 저감 등 구체적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정시입항 기반이 구축될 경우 항만 혼잡 완화와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 확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부산항의 이번 발표는 ‘시범사업’ 단계에서 ‘확장 운영’ 단계로 넘어가는 글로벌 흐름과 맞닿아 있다. 실제 세션 주제 역시 ‘파일럿을 넘어 운영 확장으로’였던 만큼, 기술 실증을 넘어 항만 전체 운영에 적용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또한 공사는 국제항만협회(IAPH) 데이터 협력위원회와 ITPCO 등 국제 협의체에 참여하며 디지털 항만 표준 논의에도 관여하고 있다. 이는 단순 기술 도입을 넘어 글로벌 규칙 형성 과정에도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송상근 사장은 “세계 주요 항만들이 운영 효율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부산항 역시 실제 운영 성과로 이어지는 디지털 혁신 사례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공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항만 디지털 전환 경쟁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부산항이 데이터 기반 운영 체계를 얼마나 빠르게 현장에 안착시키고 글로벌 표준과 연결할 수 있을지가 향후 경쟁력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