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선 14만에 그쳤는데...넷플릭스 공개 직후 ‘1위’ 찍은 대반전 ‘한국 영화’

2026-04-19 16:44

극장 14만 관객에서 넷플릭스 1위로, '프로젝트 Y'의 극적인 반전의 비결
한소희·전종서 케미와 강한 개성, 왜 극장에선 외면받고 OTT에선 사랑받나

극장에서는 조용히 지나간 작품이 OTT에서는 완전히 다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 1월 개봉 당시 누적 관객 14만여 명에 머물렀던 영화 ‘프로젝트 Y’가 넷플릭스 공개 직후 국내 영화 1위에 오르며 뒤늦은 반등에 성공했다. 극장 성적만 놓고 보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작품이었지만, 플랫폼이 바뀌자 분위기도 달라졌다. 개봉 당시에는 화려한 캐스팅과 강한 콘셉트로 화제를 모았음에도 박스오피스 장기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OTT에서는 오히려 이런 개성과 스타성이 다시 강한 무기로 작동하는 모양새다. 한때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든 영화가 이제는 “놓쳤던 작품을 지금 봐야 할 이유가 생겼다”는 식의 관심을 끌어내고 있다.

넷플릭스서 터졌다....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넷플릭스서 터졌다....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정체는 바로 한소희, 전종서 주연의 ‘프로젝트 Y’다. 이 작품은 화려한 도시 한가운데에서 다른 내일을 꿈꾸며 살아가던 미선과 도경이 인생의 벼랑 끝에서 검은 돈과 금괴를 훔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드라마다. 연출은 ‘어른들은 몰라요’, ‘박화영’ 등으로 독립예술영화계에서 존재감을 보여준 이환 감독이 맡았다. 배우 김신록, 정영주, 이재균, 유아, 김성철 등 개성 강한 얼굴들도 대거 합류했다. 개봉 전부터 한소희와 전종서의 워맨스 조합만으로도 강한 주목을 받았고, 여성 투톱 버디 무비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기대가 붙었다. 하지만 기대와 실제 흥행은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개봉 땐 조용했는데...넷플릭스 올라오자마자 1위로 뒤집었다

'프로젝트Y' 한소희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프로젝트Y' 한소희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프로젝트 Y’는 지난 17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뒤 빠르게 반응을 끌어냈다. 그리고 19일 넷플릭스 코리아 기준 ‘오늘 대한민국의 TOP10 영화’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뒤를 이어 ‘하트맨’, ‘휴민트’, ‘스래시 상어의 습격’, ‘180’, ‘윗집 사람들’, ‘램’, ‘아나콘다’, ‘1984 최동원’, ‘워 머신: 전쟁 기계’ 등이 순위에 올랐다. 극장에서는 조용했던 영화가 OTT에선 가장 먼저 선택받는 작품이 된 셈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프로젝트 Y’의 누적 관객 수는 14만 808명이다. 스타 배우를 앞세운 상업 영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만족스럽다고 보긴 어려운 수치다. 개봉 첫날에는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르며 비교적 나쁘지 않은 출발을 보였지만, 이후 관객 증가세를 이어가지 못했고 빠르게 힘이 빠졌다. 그 결과 극장 성적표는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같은 작품이 넷플릭스에선 공개 직후 1위를 찍었다. 이 극명한 온도 차가 바로 지금 ‘프로젝트 Y’가 다시 화제가 되는 이유다.

한소희·전종서 조합은 여전히 강했다...OTT에서 더 잘 통했다

배우 한소희와 전종서(오른쪽)가 지난 1월 8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열린 영화 '프로젝트 Y'(감독 이환)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프로젝트 Y'는 화려한 도시 그 한가운데에서 다른 내일을 꿈꾸며 살아가던 미선(한소희 분)과 도경(전종서 분)이 인생의 벼랑 끝에서 검은 돈과 금괴를 훔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 뉴스1
배우 한소희와 전종서(오른쪽)가 지난 1월 8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열린 영화 '프로젝트 Y'(감독 이환)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프로젝트 Y'는 화려한 도시 그 한가운데에서 다른 내일을 꿈꾸며 살아가던 미선(한소희 분)과 도경(전종서 분)이 인생의 벼랑 끝에서 검은 돈과 금괴를 훔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 뉴스1

이 영화의 가장 큰 경쟁력은 단연 캐스팅이다. 주인공 미선과 도경을 연기한 한소희와 전종서의 조합은 캐스팅 소식이 알려졌을 때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또래 배우 두 명이 중심을 잡고, 우정을 넘나드는 묘한 감정선과 거친 에너지를 동시에 밀어붙이는 구조는 분명한 매력 포인트였다. 두 사람이 벼랑 끝 상황 속에서 토사장의 검은 돈에 손을 대고, 사건의 한복판으로 빨려 들어가며 겪는 갈등과 균열, 그리고 함께 버텨내는 감정의 결은 이 작품의 핵심 서사다.

이환 감독도 두 배우의 캐스팅을 두고 “시나리오 쓰면서부터 두 분을 생각했다는 점에서 대체불가의 캐스팅이었다. 두 배우가 아니면 이 영화의 완성은 물론 시작조차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소희는 “주인공 미선이 표면적으로는 강해 보일 수 있지만 다른 감정적인 면에서 여려 보일 수 있는 이중적 면모에 끌렸다”고 했고, 전종서는 “버디물에 큰 매력을 느꼈고 대본에 적혀있는 내용보다 숨어있는 매력들이 많아서 그런 것들을 찾아내며 표현할 수 있는 지점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런 배우들의 확신은 극장보다 오히려 OTT 환경에서 더 빠르게 소비된다. 관객은 큰 부담 없이 재생 버튼을 누르고, 스타 배우 조합의 힘을 먼저 확인하려 한다. ‘프로젝트 Y’가 넷플릭스에서 반등한 데에는 이런 플랫폼 소비 방식도 분명 작용했다.

왜 극장에선 안 됐나...개성이 강한 만큼 호불호도 뚜렷했다

극장선 흥행 저조했는데, 대반전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극장선 흥행 저조했는데, 대반전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극장에서 힘을 쓰지 못한 이유도 분명하다. ‘프로젝트 Y’는 전형적인 범죄 상업영화처럼 보이면서도 실제로는 스타일과 결이 상당히 강한 작품이다. 검은 돈과 금괴를 둘러싸고 미선, 도경, 가영, 황소, 석구, 하경, 토사장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얽히고설키며 욕망을 드러내는데, 이 과정이 대중적으로 친절하게 정리되기보다는 독특한 분위기와 감각으로 밀어붙여진다. 이환 감독은 “영화의 시작점은 인간의 욕망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이야기를 붙이다 보니 여러 다양한 캐릭터의 열전 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방향성은 분명 매력적이지만, 동시에 흥행 확장성을 제한하는 요소가 되기도 했다. 시사회 이후 여성 투톱 버디 무비라는 실험적 시도에는 호평이 이어졌고,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제10회 런던아시아영화제, 제45회 하와이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주요 영화제에 초청되며 기대치도 높아졌다. 그러나 정작 개봉 이후에는 호불호가 뚜렷하게 갈렸다.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은 6.08점에 머물렀고, “케미는 좋았지만 스토리가 다소 진부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반면 “주연 배우들 보는 재미는 있다”, “한소희, 전종서 케미가 좋다”, “김신록, 정영주, 김성철 연기가 강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결국 모두를 넓게 끌어안는 영화라기보다 취향 맞는 관객에게 강하게 꽂히는 작품이었던 셈이다.

뒤늦게 찾은 제자리...OTT 시대에 더 맞는 영화였을까

넷플릭스 역주행 흥행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넷플릭스 역주행 흥행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프로젝트 Y’의 반전은 결국 플랫폼과 영화의 궁합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이 작품은 극장에서 반드시 봐야 하는 대형 볼거리 중심 영화라기보다, 배우의 얼굴과 에너지, 감각적인 오프닝, 캐릭터가 충돌하며 만들어내는 긴장, 그리고 묘한 정서를 즐기는 방식에 더 가까운 작품이다. 색색의 조명 아래 지하차도를 걷는 미선과 도경 위로 화사가 부른 OST ‘FOOL FOR YOU’가 흐르는 오프닝은 영화의 색을 단번에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환 감독은 이 장면이 ‘밀레니엄 맘보’의 오마주라고 밝혔고, 한소희 역시 “인생을 바꿔보려 했던 두 명의 친구가 정답 없이 걸어가는 그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런 감각적 결은 오히려 집에서 가볍게 접근하는 OTT 환경에서 더 잘 살아날 수 있다.

유튜브,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결국 ‘프로젝트 Y’는 극장선 14만에 그쳤지만, 넷플릭스에선 공개 직후 1위를 찍었다. 이 반전은 단순한 순위 변화가 아니다. 극장에서 놓쳤던 영화가 OTT에서 다시 발견되는 시대, 그리고 흥행의 기준이 더 이상 박스오피스 하나로만 결정되지 않는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에 가깝다. 한소희와 전종서의 조합, 강한 스타일, 호불호 뚜렷한 개성은 극장에서는 장벽이 됐지만 OTT에서는 오히려 선택의 이유가 됐다. 뒤늦게나마 ‘프로젝트 Y’가 제 무대를 찾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