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재봉쇄] "매우 중대한 국면 맞아... 전쟁 재개될 수도"

2026-04-19 08:54

‘해협 일시 개방’ 이란이 발표한 지 하루 만에...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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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18일(현지시각) 저녁 호르무즈 해협을 재봉쇄하고 통항을 시도한 선박들에 발포하면서 중동 위기가 다시 고조됐다. 이로써 전날 이란 외무장관이 전격 발표한 해협 일시 개방은 채 하루도 지속되지 못했다.

AP통신에 따르면 IRGC 해군은 이날 자체 선전매체인 세파 뉴스에 올린 성명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가 이전 상태로 복귀했으며, 미국이 이란 선박과 항구에 대한 봉쇄를 해제하기 전에는 다시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IRGC는 성명에서 페르시아만과 오만해의 정박지에서 해협을 향해 이동하는 선박은 적에 대한 협력으로 간주해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는 이날 IRGC와 연계된 고속공격정이 오만 인근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1척을 공격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UKMTO는 유조선 선장을 인용해 고속공격정 2척이 오만 북동쪽 20해리(약 37㎞) 지점에서 무선 교신을 통한 경고 없이 발포했으며, 선박과 승무원은 모두 안전하다고 전했다. UKMTO는 또 오만 북동부 25해리(약 46㎞) 해상에서 컨테이너선 1척이 불상의 발사체에 공격당했다는 신고도 접수했다. 피격으로 컨테이너 일부가 파손됐으나 화재나 환경 영향은 없었고, 즉각적인 사상자 보고도 없었다.

선박 추적업체 탱커트래커스닷컴은 피격 선박들이 인도 선적이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인도로 향하려다 혁명수비대에 의해 서쪽으로 돌아가야 했고, 이 과정에서 발포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 업체에 따르면 피격 선박 가운데 한 척은 200만 배럴의 원유를 실은 초대형 원유운반선이었다. 이 업체가 공개한 무전 녹취엔 "세파(혁명수비대) 해군, 유조선 산마르 헤럴드호다. 당신들에게 통과 허가를 받았다"는 말을 다급히 반복하는 내용이 담겼다.

재봉쇄 이전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한 유조선은 최소 12척이었다고 로이터통신이 해운 데이터를 인용해 보도했다. AFP통신은 그리니치 표준시 기준 오전 10시30분까지 최소 8척의 유조선·가스선이 해협을 통과했지만 그에 못지않은 수의 선박이 걸프만을 빠져나오려다 돌아선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이들 선박은 대부분 서방 외 국가 선적의 비교적 노후한 배들로, 제재 대상 선박 4척도 포함됐다. 이 항로는 이란이 제시했던 이른바 '조정된 통로'다. IRGC 대변인은 이란이 협상으로 사전에 합의된 제한적인 수의 유조선과 상선에 통로를 열어줬다고 밝혔다.

인도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자국 주재 이란대사를 초치해 인도 선적 선박에 대한 발포에 깊은 유감을 표했다고 밝혔다. 인도는 이란 당국에 인도행 선박에 대한 기존의 통행 편의 제공을 재개할 것을 촉구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 이후에도 인도행 선박은 종종 해협을 통과한 적이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무장 공격은 예상 밖이다.

이란 측의 재봉쇄는 전날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 발표에 맞춰 "휴전 남은 기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상선의 항해를 전면 허용한다"고 선언한 지 불과 하루 만에 나온 조치다. 이란 군부를 통합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는 미국이 이란 선박과 항구에 대한 봉쇄를 해제하지 않음으로써 지난 8일부터 시작된 2주간의 휴전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해협 재봉쇄를 선언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이날 TV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의 완전한 통제 아래 있다면서 미국이 봉쇄를 지속하는 한 통항이 제한될 것이라고 밝혔다. 갈리바프 의장은 미국이 해협에서 기뢰 제거 작전을 수행하는 것 자체가 휴전 위반이라고 비판하면서 이란이 이슬라마바드 협상에서 미국 대표단에 기뢰 제거 선박이 조금이라도 전진하면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SNSC)는 이날 사무총장 명의 성명에서 최근 중재자로 테헤란을 방문한 파키스탄 군 사령관이 미국의 새로운 제안을 전달했으며, 이란이 이를 검토 중이나 아직 답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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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란의 재봉쇄 및 이란과의 종전 협상을 논의하기 위해 백악관 상황실 회의를 소집했다고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하루 이틀 내 합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낙관론을 피력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재봉쇄 선언과 선박 공격이 잇따르자 이 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보인다. 회의에는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스티브 윗코프 특사, 존 랫클리프 CIA 국장, 댄 케인 합참의장 등이 참석했다.

악시오스는 현재 상황이 매우 중대한 국면에 접어들었으며, 휴전이 3일 안에 만료될 예정이지만 미국과 이란 협상가들 간의 다음 대면 회의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 미국 고위 당국자는 조만간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 전쟁이 수일 내 재개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에 앞서 백악관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이란의 재봉쇄에 대해 "그들은 우리를 협박할 수 없다"며 "좀 교묘하게 굴고 있다"고 비판하면서도, 이란과의 종전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오늘 중으로 몇몇 정보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해 협상에서 중대한 진전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 서명식을 진행하는 동안 및 행사가 끝난 직후 고위급 인사들이 백악관에 잇따라 도착했다고 전했다. CNN은 이러한 분주한 움직임이 임박한 휴전 시한을 앞두고 진행 중인 협상 노력과 전투 재개 가능성을 트럼프 행정부가 저울질하는 가운데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번 협상의 핵심 중재자로 꼽히는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군 총사령관 등 파키스탄 대표단은 지난 15일 테헤란을 방문해 아라그치 외무장관 및 이란 군부와 회담을 갖고 미국의 제안과 2차 협상 계획을 전달했다. 파키스탄 외무장관 이샤크 다르는 이날 양국의 견해 차이를 좁히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으며, 파키스탄은 다음 주 초 이슬라마바드에서 2차 협상을 주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워싱턴DC 인근 자신의 골프장으로 향했다.

세계 원유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새로운 공격은 지구적 에너지 위기를 심화시키고 양측을 다시 전면 충돌로 몰아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해군 함정, 유도 미사일 구축함 등이 이란 항구에 대한 봉쇄를 계속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