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M커피 매장... 세상에나, 커피기계를 이렇게 관리하네요”

2026-04-17 16:49

“커피 기름때 뭐냐... 원래 다 이래?”

대한민국은 커피에 진심이다. 국가데이터처 서비스업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국 커피전문점 수는 10만 6452개다. 연간 매출액은 17조 8190억 원, 종사자는 28만 9400명에 달한다. 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편의점 4사 전체 매장 수가 약 5만 5,000개인 것을 감안하면, 카페는 편의점보다 거의 두 배 많다. 공정거래위원회 자료 기준 커피 브랜드 수는 886개로, 치킨 브랜드(669개)보다 200개 이상 많다. 물 다음으로 많이 마시는 게 커피라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닌 나라다.

카페 / 픽사베이 자료사진
카페 / 픽사베이 자료사진

왜 한국인은 이렇게 커피에 집착하는 걸까. 중국의 차(茶) 문화, 일본의 다도 문화와 달리 한국에는 커피와 경쟁할 만한 전통 음료 문화가 따로 자리 잡지 못했다. 여기에 아파트 중심으로 주거 형태가 바뀌면서 사람들이 편하게 모여 이야기할 공간을 찾아 카페로 향하는 흐름도 생겨났다. 카페가 단순히 커피를 파는 곳을 넘어 현대인의 사랑방 역할을 하게 된 셈이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커피(생두·원두) 수입액은 11억 1000만 달러(약 1조 5000억 원)로 2년 연속 10억 달러를 넘었고, 10년 전보다 2.7배 늘어난 수치다. 커피 소비가 단순한 유행이 아닌 일상의 필수 항목으로 자리 잡았음을 방증한다.

소자본 창업이 비교적 쉽다는 점도 카페 수 급증에 한몫한다. 프랜차이즈 카페는 1억~1억 5000만원, 소규모 개인 카페는 수천만 원이면 시작할 수 있어 너도나도 뛰어드는 구조가 형성됐다. 조금만 교육받아도 기계로 대부분의 작업을 처리할 수 있어 진입 장벽이 낮다는 인식이 퍼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디야커피·메가커피·컴포즈커피 같은 중저가 브랜드는 가맹점이 3000개를 넘겼거나 빠르게 그 수를 향해 가고 있다. 1999년 스타벅스 1호점이 문을 연 이후 25년 만에 1900개 이상으로 불어난 것과 비교해도 저가 커피 브랜드의 팽창 속도는 가히 폭발적이다.

카페가 10만 개를 훌쩍 넘어선 나라답게 별별 일도 다 생긴다. 지난 16일 스레드에 사진 한 장이 올라오면서 뜨거운 위생 논란이 불거졌다. 이용자가 자신의 동네 M커피 매장의 그라인더 호퍼(원두를 담는 투명 용기)를 촬영한 사진이었다. 사진 속 호퍼 내벽에는 갈색과 검은색 기름때가 층층이 쌓여 있다. 단순한 얼룩이 아니다. 오래된 식당 후드처럼 기름이 굳어 켜켜이 층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다. 스레드 이용자가 남긴 말은 이랬다. "우리 동네 M커피 그라인더 처음 봤는데 기름때 뭐냐. 원래 다 저래?”

한 스레드 이용자가 올린 고발 사진. M커피 매장의 그라인더 호퍼(원두를 담는 투명 용기)를 촬영한 것이다. / 스레드
한 스레드 이용자가 올린 고발 사진. M커피 매장의 그라인더 호퍼(원두를 담는 투명 용기)를 촬영한 것이다. / 스레드

게시물은 순식간에 퍼졌다. 댓글은 수백 개를 넘겼고 반응은 대체로 경악 일색이었다. 컴포즈커피 점주라고 밝힌 스레드 이용자는 "매일 마감 시간에 분리해 세척했다면 6년째 사용 중인 호퍼도 이 정도는 유지된다"며 자기 매장의 호퍼를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관리 여부에 따라 결과가 전혀 달라진다는 점을 강조한 셈. 비교 사진을 보고 나서야 '관리된 호퍼'와 '방치된 호퍼'의 차이를 실감했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깨끗하게 관리된 그라인더 호퍼를 촬영한 사진. / 스레드
깨끗하게 관리된 그라인더 호퍼를 촬영한 사진. / 스레드

전직 M커피 직원이라고 밝힌 이용자는 "내가 일하던 곳에서는 마감 때 호퍼를 반드시 빼서 닦고 뒤집어 말렸다가 다음 날 아침 다시 조립했다. 이게 원본 매뉴얼일 것"이라며 "이 정도로 관리가 안 됐다면 직영점이 아니라 가맹점인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그라인더는 기본적으로 퇴근 전에 호퍼에 남은 원두를 통에 다 옮기고 세척해야 한다. 본사에 신고해야 할 수준"이라고 분개했다.

"본사 매뉴얼이 있을 텐데 이 정도면 점주는 물론 슈퍼바이저도 문제가 아닌가"라는 지적도 나왔다. M커피 슈퍼바이저 경험이 있다는 이용자는 "슈퍼바이저는 아무 힘이 없다. 내가 실수해도 내 탓, 점주가 실수해도 내 탓, 점포가 잘되면 본사와 점주의 능력"이라고 씁쓸함을 드러냈다. 한 네티즌이 "M커피 슈퍼바이저는 힘이 없나보다"라고 하자 "M커피뿐 아니라 대부분의 가맹 담당 슈퍼바이저는 힘이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1인 개인 카페 운영자라고 밝힌 이용자는 "아무것도 모르고 갑자기 시작했고 지금도 모르는 게 투성이인 1인 카페 운영자지만 오픈 이후 하루도 호퍼를 안 닦은 적이 없다. 개스킷도 매일 빼서 닦고 토출구도 매일 빼서 닦는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니고 혼자 찾아보고 배워서 그라인더 3개와 제빙기를 일주일에 한 번씩 분해 청소한다. 잘 알 텐데 아는 사람이 더 심하다"고 꼬집었다. "호퍼 통이 저 모양인데 제빙기 청소는 1년에 한 번이라도 하기는 하는지 모르겠다"는 우려도 나왔다.

비슷한 경험을 털어놓는 이용자도 있었다. 한 이용자는 동네 C카페 매장에서 호퍼에 기름때와 먼지가 뽀얗게 내려앉은 것을 발견하고 알바생에게 청소를 요청했지만 달라진 게 없었다고 했다. 그는 사장에게 "본사에 위생 문제로 민원을 넣어도 되겠냐"고 했더니 그제야 싹 닦여 있었다고 했다. 그는 "본사에 말한다고 하니 그제야 청소하는 꼬락서니가 어이없어서 그 뒤로 안 간다"고 했다. 태초부터 쌓아온 기름이 아니겠냐는 댓글, 저기서 절대 먹지 말라는 경고성 반응도 줄을 이었다.

일각에선 시장이 커졌지만 위생 관리는 상당 부분 가맹점주 개인의 의지와 역량에 맡겨져 있는 카페 프랜차이즈의 현실을 드러낸다는 말도 나왔다.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일수록 인건비 절감을 위해 단기 아르바이트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고, 마감 청소 루틴이 제대로 전수되지 않는 구조적 문제도 지적된다. 보이는 곳만 반짝반짝하게 관리해도 정작 소비자가 매일 마시는 커피에 직접 닿는 부품은 방치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곳곳에서 벌어지는 셈이다.

그렇다면 커피 그라인더와 관련 기기는 정확히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우선 호퍼는 매일 마감 후 혹은 최소 원두를 교체할 때마다 그라인더 본체에서 분리하는 것이 기본이다. 안에 남은 원두는 밀봉 가능한 용기에 옮겨 냉암소에 보관한다. 호퍼는 부드러운 수세미와 중성세제로 내벽을 꼼꼼히 닦아낸다. 찌든 기름때가 있다면 스팀으로 먼저 녹인 뒤 닦아내면 효과적이다. 세척 후에는 완전히 건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수분이 남아 있으면 원두에 잡내가 배거나 곰팡이가 번식할 수 있다. 여유가 된다면 호퍼를 여분으로 하나 더 구비해 매일 교체하며 세척하는 방법도 권장된다.

그라인더 본체 내부의 버(날) 주변에 쌓이는 분쇄 잔여물은 전용 브러시로 주기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커피 찌꺼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게 산화·부패해 불쾌한 냄새를 풍기고 커피 본연의 향미를 떨어뜨리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버 세척 시 물 사용은 대부분의 제조사가 권장하지 않는다. 금속 버에 녹이 생길 수 있고 잔여 수분이 내부 부품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커피 가루가 배출되는 토출구와 도저(분쇄 커피가 모이는 통)도 브러시나 마른 천으로 주기적으로 닦아줘야 잡내를 막을 수 있다.

제빙기 역시 위생 사각지대로 꼽힌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에는 커피만큼이나 많은 양의 얼음이 들어가지만, 제빙기 내부는 소비자 눈에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내부를 닦고, 제조사가 권장하는 주기에 맞춰 전문 세척제로 분해 청소를 해야 한다. 음료와 직접 닿는 시럽 노즐, 우유 스팀 봉 등도 매일 세척해야 하는 기본 위생 항목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