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후 첫 사례…한국 유조선, 홍해 통해 원유 운송

2026-04-17 14:32

사우디 원유 싣고 홍해 우회
중동 사태 속 첫 수송 사례

중동 전쟁 여파로 막혔던 원유 수송길이 우회 항로를 통해 다시 열렸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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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는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에서 원유를 적재한 우리 선박이 홍해를 통해 안전하게 항해를 마쳤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항해는 미국과 이란 간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이후 처음으로 우리 유조선이 홍해를 이용해 원유를 국내로 운송한 사례다. 그동안 한국은 중동산 원유를 대부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여왔지만 봉쇄 이후 해당 경로가 막히면서 공급망 차질 우려가 커졌다. 정부와 업계는 대체 항로 확보를 위해 홍해 루트를 검토해왔고 실제 운항이 이뤄지면서 대응이 현실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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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는 안전한 항로로 보기 어려운 해역이다. 이란이 지원하는 예멘 후티 반군이 활동하는 지역으로 선박 피격 위험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로 2023년 10월 이후 해당 해역에서는 수십 건의 선박 공격이 발생하며 국제적으로도 운항 자제가 권고된 상황이다. 이런 조건 속에서의 항해는 고위험 운항에 가까웠다.

정부는 이번 운항 과정에서 선박과 선원 안전 확보에 집중했다. 홍해 항해 동안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했고 항해 안전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했다. 선사와의 상시 소통 채널도 운영해 돌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향후 운항 안전을 고려해 선박명과 입항 시기 등 세부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국무회의서 논의된 ‘홍해 우회로’…실제 운항으로 이어져

앞서 정부는 이달 6일 제14차 국무회의 겸 제4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호르무즈 해협 우회 항로로 홍해를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회의에서는 중동 정세 악화 속에서 원유 수급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대응책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회의에서 후티 반군을 동원한 추가 봉쇄 가능성을 언급하며 현실적인 위협 수준을 점검했고 외교부는 전력상 실행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판단을 내놨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종합상황실과 청해부대를 중심으로 선박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안전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방안을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우회 수입 경로가 제한적인 상황을 언급하며 관계 부처 간 협력을 통해 최대한 안전한 수송이 이뤄지도록 할 것을 당부했다.

해수부는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와 협력해 홍해를 우회 항로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해왔고 이번 항해를 통해 첫 성과를 냈다.

대통령 “값진 성과”…원유 수급 대응 의미 부각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SNS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처음으로 홍해를 통해 원유를 안정적으로 운송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관련 부처가 협력해 이뤄낸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현장에서 대응에 나선 인력과 선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정부는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모든 대응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철저한 대비와 대응을 통해 에너지 수급 안정과 국익 보호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 SNS 캡처
이재명 대통령 SNS 캡처

해양수산부는 이번 홍해 통과가 원유 수급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정부 대응이 실제 결과로 이어진 사례라고 설명했다. 황종우 해수부 장관은 앞으로도 선박과 선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관계 기관 및 업계와 협력해 중동 지역 원유 수송이 차질 없이 이어지도록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상황은 군사 충돌과 협상이 동시에 이어지는 팽팽한 국면이다. 미국은 최근 이란 관련 선박을 겨냥한 해상 차단을 강화하면서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고, 이란은 해협 통제 가능성을 내세우며 맞서는 모습이다.

다만 양측 모두 상황을 더 키우기보다는 협상 여지를 남겨둔 채 힘겨루기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실제로 일부 선박은 통과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발이 묶인 상태고, 정상적인 운항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원유 수송 불확실성도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유튜브, 연합뉴스TV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