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사건을 담당한 조은석 내란·외환 특별검사팀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로 추가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16일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선고는 다음 달 28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에서 내려진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류경진)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의 위증 혐의 사건 결심공판을 열고 변론을 마무리한 뒤 5월 28일을 선고 기일로 확정했다.
특검팀은 최후 의견 진술에서 "피고인은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검사직을 수행한 사람으로, 위증죄가 얼마나 무거운 범죄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고 전제한 뒤 "그럼에도 공범인 한덕수가 이른바 '국무회의 외관 형성'을 통한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되자, 공범을 보호하고 자신의 책임을 줄이기 위해 기억에 반하는 허위 진술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상계엄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재판을 지켜보는 전 국민 앞에서 적극적으로 거짓 진술을 했던 바, 죄책이 더욱 무겁다"며 "반성은커녕 진실을 은폐하기 위한 거짓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고 밝히며 징역 2년 선고를 재판부에 요청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19일 한덕수 전 총리의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국무회의 소집 경위를 허위로 진술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그는 "계엄 선포에 국무회의가 있어야 하는 건 당연한 사실"이라거나 "국무회의에 필요한 요건은 갖춰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증언하며, 처음부터 국무회의를 열 계획이었던 것처럼 발언했다. 그러나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당초 국무회의 개최 의사가 없었으며, 한 전 총리의 건의를 받은 뒤에야 회의를 연 것으로 보고 이를 위증으로 판단했다.
변호인 측은 이에 반박하며 "윤 전 대통령은 처음부터 국무회의 심의의 필요성을 명확히 인식하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국무회의를 열도록 지시했으며,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법정에서 진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한 전 총리가 대통령 집무실로 들어와 오후 10시 29분쯤 국무위원 소집을 건의하기 이전부터 이미 대통령이 김정환 전 대통령실 수행실장에게 소집 지시를 내렸다"며 위증죄의 성립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변호인은 무죄 판결을 요청했다.
윤 전 대통령은 최후진술에서도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계엄 관련 필수 국무위원들을 먼저 불러 도착하면 그다음에 경제·민생 관련 사람들을 부르려다가 약간 늦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원 소집이 어려웠던 이유에 대해서는 "국무위원 전원을 소집하고 주례 국무회의처럼 안건을 미리 알려줬다면 외부로 정보가 새어나가 불안해하는 시민들과 선동하는 세력 때문에 통제 불능 상황이 벌어질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날 재판에서 가장 주목받은 대목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를 서두른 배경을 직접 설명하는 장면이었다. 그는 변호인 변론 도중 직접 발언을 요청해 "계엄 선포가 너무 늦어지면 국회 해제 요구안도 늦어지고 국민들 주무시기 전 이걸 알 수 없기에 계엄 선포를 빨리 하고 다시 올라올 테니 여기 대기하고 있으라고 해서 국무위원들이 대기했다. 대국민담화 선포하고 다시 올라와서 국무위원과 잠시 얘기하고 갔다"고 밝혔다. 국민을 배려해 신속하게 계엄을 선포했다는 논리를 내세운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당시 상황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국회가 계엄 해제 결의안을 의결한 것은 계엄 선포 후 2~3시간 만이었지만, 윤 전 대통령은 국회 의결로부터 약 3시간이 지난 새벽 4시경에야 계엄을 해제했다. 국민에게 빨리 알리기 위해 계엄을 서둘렀다는 설명과 해제가 한참 지체된 사실 사이에 논리적 모순이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대통령실 CCTV 영상에는 국무위원들이 채 자리를 채우기도 전에 계엄 선포를 위해 자리를 뜨려는 윤 전 대통령을 참모들이 만류하는 장면이 담겨 있어 그의 주장에 의문을 더하고 있다.
앞서 한 전 총리의 1심 재판부는 한 전 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하면서 당시 국무회의에 대해 "계엄의 절차적 정당성을 외형적으로나마 갖추도록 하기 위한 것에 불과했다"고 판단한 바 있다. 당시 이진관 부장판사는 선고 과정에서 "국무회의 심의라는 절차적 요건을 외형적으로나마 갖추도록 함으로써 윤석열 등이 내란 행위를 함에 있어 중요한 임무에 종사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혐의를 끝까지 부인하는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위증 혐의 1심 선고는 내란 사건 본안 재판과는 별개로 다음 달 28일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