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면 산과 들, 심지어 동네 길가에서도 흔히 눈에 띄는 나무가 있다. 그런데 정작 그 나무가 뭔지, 먹을 수 있는지 아는 사람은 드물다. 두릅이나 고사리는 알아도 '딱총나무'라는 이름은 생소하게 느끼는 이들이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나물은 마트에서 팔지도 않고, 누군가 알려주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그런데 한방에서는 이 나무를 수백 년째 '뼈를 잇는 나무'라 불러왔다. 지금 이 순간, 4월 중순이 바로 제철이다.

딱총나무와 접골목, 같은 식물 다른 이름
딱총나무라는 이름의 유래는 봄철 열매가 익으면서 딱총처럼 튀는 소리에서 왔다. 낙엽 활엽 관목 또는 소교목으로, 다 자라면 높이 2~5m에 달한다. 한국·중국·일본에 자생하며, 산지 계곡, 숲 가장자리, 등산로 옆 그늘진 자리에 주로 자란다.
한약재로 쓸 때는 '접골목(接骨木)'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한자 뜻 그대로 '뼈를 이어주는 나무'다. 줄기와 가지를 약재로 활용할 때 붙이는 이름이며, 골절·타박상·부종 치료에 전통적으로 활용해왔다. 즉, 딱총나무와 접골목은 같은 식물을 일상과 한약재 두 맥락에서 달리 부르는 것이다.
잎은 줄기 하나에 소엽 5~7장이 달린 깃꼴겹잎 구조라 다른 나무와 구별이 쉽다. 봄에 올라오는 새순은 굵고 통통하며 연한 자줏빛~연두색을 띠고, 속이 스폰지처럼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꽃은 5~6월 사이 흰색 작은 꽃이 뭉쳐 피고, 열매는 여름~가을에 붉은색에서 검붉은색으로 익는다.
생으로 먹으면 탈 나는 이유
딱총나무 새순은 먹을 수 있다. 다만 반드시 익혀야 한다. 생으로 먹으면 큰일 난다. 잎과 줄기에는 삼부니그린을 포함한 청산배당체, 즉 시안 계열 독소가 들어 있다. 이 성분을 생으로 섭취하면 구역질, 구토,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을 일으킨다. 열매도 마찬가지다. 검붉게 익어도 생식하면 독성이 남아 있어 주의해야 한다. 뿌리도 생으로 먹어선 안 된다.
독소를 제거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끓는 물에 2~3분 이상 충분히 데치면 청산배당체가 분해된다. 이 과정이 조리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다. 데친 후에는 바로 찬물에 헹궈 물기를 꼭 짜낸다. 이렇게 처리하면 두릅이나 음나무 순처럼 쌉쌀하고 향긋한 봄나물 맛이 난다.
쌉쌀한 맛이 너무 강하다면 데친 후 찬물에 30분~1시간 담가두면 어느 정도 완화된다. 데친 새순은 냉장 보관 시 2~3일, 냉동 보관 시 수개월 유지된다.

4월이 제철, 언제 어떻게 채취하나
새순 채취 시기는 4월 초~중순이다. 잎이 완전히 펴지기 전, 굵고 통통한 5~10cm 길이의 새순을 꺾어야 식감이 좋다. 너무 자란 순은 질기고 맛이 떨어진다.
딱총나무는 생각보다 흔하다. 산지 계곡 주변, 등산로 가장자리, 시골 길가 어디서나 볼 수 있다. 깃꼴겹잎 형태 덕분에 식별이 어렵지 않고, 봄철 굵은 새순이 올라올 때 눈에 잘 띈다.
구하는 방법은 세 가지다. 직접 채취가 가장 현실적이다. 재래시장이나 5일장에서는 봄철 산나물 할머니들이 내다 파는 경우가 있으니 나물 코너를 들러볼 만하다. 온라인에서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에서 '딱총나무 새순' 또는 '접골목 새순'으로 검색하면 봄 한정으로 판매하는 곳을 찾을 수 있다. 다만 시즌이 짧아 4월에 집중되기 때문에 타이밍을 놓치면 구하기 어렵다.

집에서 바로 만드는 접골목 새순 '된장무침'
재료는 접골목 새순 200g, 된장 1큰술, 참기름 1큰술, 다진 마늘 0.5작은술, 깨소금 1작은술, 설탕 또는 매실청 0.5작은술, 데칠 때 쓸 소금 1작은술이다.
조리 순서는 다음과 같다. 먼저 새순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고 딱딱한 밑동은 잘라낸다. 냄비에 물을 끓이고 소금을 넣은 뒤 새순을 넣어 2~3분 충분히 데친다. 데친 직후 찬물에 헹구고 손으로 꼭 짜서 물기를 제거한다. 먹기 좋게 4~5cm 길이로 썬다. 볼에 된장, 참기름, 다진 마늘, 깨소금, 매실청을 넣고 고루 섞은 뒤, 새순과 조물조물 무친다. 간이 부족하면 된장이나 소금으로 조절한다.
된장 대신 간장과 고춧가루를 써도 잘 어울린다. 더 간단하게 먹으려면 초고추장 방식도 있다. 고추장 1, 식초 1, 매실청 0.5 비율로 섞은 소스에 데친 새순을 찍어 먹으면 된다. 두릅 초고추장 버전과 거의 같은 방식으로, 봄철 막걸리 안주로도 잘 맞는다.

한방에서 바라본 '딱총나무' 효능
접골목이라는 이름이 괜히 붙은 것이 아니다. 한방에서는 딱총나무 줄기와 가지를 골절, 타박상, 근육통, 관절 부종 등에 써왔다. '뼈를 잇는다'는 의미에서 이름이 유래했을 만큼, 뼈와 관련된 증상에 전통적으로 활용해온 약재다.
다만 현재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에서 접골목은 식품 원료로 인정되지 않는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한약재로서의 활용과 일반 식용 구분이 중요하다. 봄철 새순을 나물로 먹는 것은 민간 전통에 기반한 식용이며, 약효를 기대하고 다량 섭취하는 것과는 구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