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9회말 경기 중 벌어진 '이 사태'…김경문 감독 향한 비난 '또' 폭주 중

2026-04-17 10:31

홈 9연패 위기 순간, 벤치의 안일한 선택이 팬심을 잃게 한다

한화 이글스의 추락이 멈추지 않고 있다. 6연패, 홈 9연패. 숫자만으로도 충분히 무겁다. 그런데 지난 16일 삼성전에서 팬들의 시선을 붙잡은 건 패배 그 자체가 아니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자꾸만 되새기게 만드는 장면이 있어 크게 논란 중이다. 9회말 채은성의 타구에 비디오 판독 신청 없이 그냥 허무하게 경기가 끝났기 때문이다.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 / 뉴스1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 / 뉴스1

실책 3개로 자멸한 경기

이날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서 한화는 1-6으로 졌다. 이날 패배로 KIA 타이거즈에 이어 삼성에게도 주중 3연전 싹쓸이를 당한 한화는 시즌 전적 6승 10패, 공동 7위로 떨어졌다.

경기 내용은 더 혹독했다. 6실점 가운데 투수 자책점은 단 1점. 나머지 5점은 모두 실책에서 비롯됐다. 선발 왕옌청의 3실점이 전부 비자책점으로 기록될 만큼, 이날 패배는 수비 붕괴로 자초한 결과였다.

2회초 2루수 하주석이 전병우의 타구를 포구하지 못하는 실책을 범했다. 전병우는 2루까지 진출했고, 이재현의 우전안타에 홈을 밟으며 선취점을 내줬다. 3회초에는 유격수 박정현의 송구 실책이 추가됐다. 1사 1루 상황에서 실책이 나온 뒤 전병우와 이재현이 연속 안타를 치며 2점이 더 들어갔다.

김경문 감독. 자료사진. / 뉴스1
김경문 감독. 자료사진. / 뉴스1

6회말 문현빈의 3루타와 강백호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만회하며 반격의 실마리를 찾는 듯했으나, 7회초에 결정타가 나왔다. 1사 만루 상황, 이닝을 끝낼 수 있는 평범한 우익수 뜬공을 요나단 페라자가 잡지 못했다. 2점이 추가로 빠져나갔다. 8회초에는 정우주가 김지찬과 최형우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한 점을 더 내줬다. 기회를 줄 때마다 점수로 연결됐고, 실수가 나올 때마다 득점을 허용했다.

9회말 채은성의 타구와 사라진 기회

5점을 뒤진 9회말 한화의 마지막 공격이 시작됐다. 대타 최인호가 1루수 땅볼로 먼저 물러났다. 1사 후 채은성이 타석에 들어섰다.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서 삼성 최지광이 던진 119km/h짜리 커브를 받아쳐 높이 뜬 타구를 중견수 방향으로 날렸다. 삼성 중견수 김지찬이 달려가 공을 잡아냈고, 구심은 아웃을 선언했다.

그런데 TV 중계 화면은 다른 장면을 보여줬다. 공이 그라운드에 한 차례 바운드된 뒤 김지찬의 글러브로 들어간 것이 육안으로도 확인됐다. 중계진도 "비디오 판독은 가지 않네요"라며 의외라는 반응을 드러냈다. 채은성 역시 더그아웃 쪽을 바라보며 비디오 판독 요청 의사를 전달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채은성이 친 공이 그라운드에 한 차례 바운드된 뒤 김지찬의 글러브로 들어가는 모습. / 유튜브 'TVING SPORTS'
채은성이 친 공이 그라운드에 한 차례 바운드된 뒤 김지찬의 글러브로 들어가는 모습. / 유튜브 'TVING SPORTS'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신청하지 않았다. 이도윤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경기는 그렇게 종료됐다.

SPOTV 이대형 해설위원은 중계 도중 "채은성 선수는 비디오 판독을 한 번 가보자고 했는데 안 갔다. 마지막 공격이니까 비슷하면 비디오 판독이 남아있을 경우 써야 한다"고 밝히며 벤치의 선택에 의아함을 드러냈다.

왜 판독을 신청하지 않았나

현실적으로 따지면 9회 1사에서 5점 차를 뒤집는 건 확률적으로 높지 않다. 김 감독 입장에서 비디오 판독을 포기한 것도 그 맥락일 수 있다. 그러나 팬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건 역전 가능성의 수치가 아니다.

판독이 성공했다면 채은성은 1루에 살아 나갔다. 1사 1루에서 이도윤은 적어도 타석을 이어갈 수 있었고, 팬들은 두 번 이상 더 기대를 걸 기회가 생겼다. 안타 한 개를 시작으로 점수 차가 좁혀질 수도 있었다. 결과보다 먼저 기회 자체를 지워버렸다는 게 팬들의 불만의 핵심이다.

더불어 채은성 개인 기록 측면에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중계 화면으로 명백히 바운드 타구로 확인된 만큼, 판독이 이뤄졌다면 안타로 기록이 정정됐을 가능성이 높다. 비디오 판독을 신청하지 않으면서 선수 개인의 안타 기록 기회도 함께 사라진 셈이다.

삼성과의 3연전 내내 이어진 불명예

이번 삼성과의 주중 3연전은 패배 이상의 기록들을 남겼다. 14일 경기에서 한화는 프로야구 역대 한 경기 최다 사사구 허용 기록인 18개를 내줬다. 15일 경기에서는 프로야구 역대 7번째로 1회 선발 타자 전원 출루를 허용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16일에는 실책 3개로 자멸하고, 9회말 비디오 판독 포기까지 더해지며 3경기 내내 뒷말을 낳았다.

지난 16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한화가 패배, 6연패 하며 선수들이 인사하고 있다.  / 뉴스1
지난 16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한화가 패배, 6연패 하며 선수들이 인사하고 있다. / 뉴스1

특히 15일 경기는 6회말까지 5-0으로 앞서다가 5-6 역전패를 당했다. 충분히 잡을 수 있던 경기를 내준 직후에 16일 경기에서도 판독 기회를 스스로 걷어찬 모습은, 팬들에게 벤치에 대한 신뢰를 재차 흔드는 장면으로 받아들여졌다.

홈 9연패, 팬들이 등을 돌리기 전에

한화는 현재 홈 경기에서만 9연패 중이다.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를 찾은 팬들은 연속으로 패배를 지켜보고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팀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한 흐름이다.

6연패가 이어지면서 선수들의 기본기와 집중력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그러나 팬들의 실망이 더 깊어진 건 경기 결과보다 벤치의 선택 때문이다. 실책이 쌓이는 건 막을 수 없을 때도 있다. 하지만 남아있는 비디오 판독 기회를 쓰지 않는 건, 선택의 문제다.

한화가 6연패 수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선수들의 기량 회복뿐 아니라 벤치의 판단과 결단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7일부터는 NC 다이노스와의 3연전이 시작된다. 한화로서는 홈 연패 사슬을 끊고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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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