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부터 전기요금 체계가 달라지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낮 시간대 요금은 낮추고, 전력 수요가 몰리는 저녁 시간대 요금은 올리는 방식의 개편이 본격 시행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전력 소비를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시간대로 분산시키고, 재생에너지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기요금 개편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시간대별 요금 체계를 보다 세분화해 낮과 저녁의 가격 신호를 분명하게 주는 데 있다.
개편안에 따르면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기존 최고 단계였던 요금이 중간 단계로 내려간다. 반면 전력 수요가 집중되는 저녁 6시부터 9시까지는 요금이 한 단계 올라간다. 전력 사용이 상대적으로 몰리지 않는 낮 시간에는 부담을 덜어주고, 사용량이 급증하는 저녁에는 절약 유인을 강화하는 구조다.
이번 개편으로 가장 먼저 수혜가 예상되는 곳은 낮 시간대 전력 사용 비중이 큰 산업 현장이다. 특히 설비를 장시간 돌리면서도 일부 공정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제조업체들은 전기료 부담을 일정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전체적으로 전력 사용량이 많은 대형 공장 등 산업용 부문의 요금 부담이 1킬로와트시당 평균 1.7원가량 낮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 역시 이번 조치의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거론된다. 24시간 공정을 멈출 수 없어 요금 인상에 민감한 업종이지만, 낮 시간대 요금 인하 효과가 일부 반영되면서 평균 1.4원 정도의 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용 부담이 큰 업종일수록 단가가 소폭만 내려가도 전체 전력비 절감 효과는 적지 않을 수 있다.
다만 모든 이용자가 일률적으로 혜택을 보는 것은 아니다. 저녁 6시부터 9시까지 전기 사용 비중이 높은 사업장이나 시설은 오히려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전력 사용 패턴을 조정하기 어려운 업종이나, 퇴근 이후 전력 수요가 집중되는 일부 상업시설은 이번 개편에 따라 요금 부담 구조를 다시 따져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누가 유리한지는 ‘얼마나 전기를 쓰느냐’보다 ‘언제 전기를 쓰느냐’가 더 중요해진 셈이다.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전기차 충전 혜택이 가장 눈에 띈다. 정부는 전기차 이용자를 위한 이른바 ‘주말 반값’ 혜택도 함께 도입하기로 했다. 4월 18일 주말부터 봄·가을철 주말 낮 시간대에 전기차를 충전하면 전력량 요금의 50%를 할인받을 수 있다.
이 조치로 직접적인 혜택을 볼 가능성이 큰 사람들은 주말에 장을 보거나 외출하는 사이 충전하는 전기차 차주들이다. 평일 낮에는 출근 등으로 충전 시간을 내기 어려웠던 직장인들도 주말 낮 시간대만 잘 활용하면 충전비를 아낄 수 있다. 아파트나 회사 충전기보다 공공 충전기를 자주 이용하는 운전자, 장거리 이동 전 주말에 미리 충전하는 이용자에게도 체감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의할 점도 있다. 이번 할인은 기후부나 한국전력 충전기를 직접 이용할 때만 적용된다. 다른 사업자의 카드로 교차 결제하는 이른바 ‘로밍’ 이용자는 할인 대상에서 제외된다. 같은 전기차 충전이라도 어떤 충전기를 쓰고 어떤 방식으로 결제하느냐에 따라 실제 혜택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할인만 믿고 충전했다가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 수 있는 만큼, 이용 전 충전기 운영 주체와 결제 방식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이번 개편을 시작으로 적용 범위를 더 넓혀갈 계획이다. 오는 6월부터는 일반용과 교육용까지 개편 범위를 확대하고, 하반기에는 송전 비용 등을 반영한 지역별 차등요금제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