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전력으로 논란에 휩싸인 번역가 황석희가 오는 7월 개봉 예정인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의 번역을 맡지 않게 됐다. 또한 8월 개막 예정인 뮤지컬 '겨울왕국'에서도 하차했다.

황석희는 '데드풀' 시리즈로 유명해졌지만, '스파이더맨: 홈커밍'(2017),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2019) 등을 비롯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작품 다수를 번역하기도 해 사실상 '스파이더맨 번역가'로 자리매김한 인물이다.
올해 초 자신의 SNS에서 소니픽처스 코리아 달력 속 스파이더맨 이미지를 게시하며 신작 번역 참여를 암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성범죄 전력이 공론화되면서 결국 번역 작업에서 빠졌다.
뮤지컬 '겨울왕국' 역시 마찬가지로 하차했다. '겨울왕국'은 황석희가 작년 초 MBC '전지적 참견 시점' 출연 당시 준비 중인 차기작으로 언급한 작품이다.
논란이 불거진 뒤 제작사 에스앤코는 "황석희 번역가가 하차하고 기존 번역을 다른 분들이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어 대본은 한국 연출이, 가사 작업은 음악 감독이 각각 맡을 예정이다.

황석희를 둘러싼 논란의 발단은 지난달 30일 디스패치의 단독 보도다. 이 매체에 따르면 황석희는 2005년 강원도 춘천에서 길을 가던 여성들을 잇달아 추행·폭행하는 범행을 저질렀다.
당시 피해자는 총 4명이었으며, 황석희는 강제추행치상 및 야간·공동상해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014년에는 자신이 강사로 있던 문화센터 수강생에게 술을 먹인 뒤 준유사강간 및 불법촬영을 시도했다. 이에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 8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및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다.
보도 직후 황석희는 자신의 SNS에 "현재 관련 사항에 대해 변호사와 검토를 진행 중"이라며 "보도 내용 중 사실과 다른 부분, 확인되지 않은 내용, 또는 법적 판단 범위를 벗어난 표현이 포함될 경우 정정 및 대응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올렸다. 이후 기존 게시물은 모두 비공개 처리됐다.
파장은 방송·출판계로도 번졌다. 그가 출연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의 다시보기 및 유튜브 클립이 삭제됐다. 온라인 서점에서는 황석희의 에세이 '번역: 황석희'와 '오역하는 말들'의 판매가 중단됐다. 출판사 측은 "사회적으로 물의가 있는 사안이라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황석희 사건과 관련해 적용된 혐의 중 하나인 준유사강간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의 규율을 받는다. 이 법은 1994년 제정 이후 여러 차례 개정을 거쳐 성범죄 가중처벌 조항을 강화해 왔다. 카메라 등을 이용한 불법촬영 역시 동법 제14조에 따라 처벌 대상이며, 성범죄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경우 수강명령 및 보호관찰 등의 처분이 병과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