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정원오 공약, 공허한 말잔치…레토릭만 있고 디테일은 없어”

2026-04-15 12:07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문화관광 공약 비판

오세훈 서울시장 자료 사진 /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 자료 사진 /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문화관광 공약을 '공허한 말 잔치'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미사여구만 있을 뿐 실질적인 내용이 없다고 비판했다.

오세훈 시장은 15일 페이스북에 '공허한 말 잔치에서 '잃어버린 10년'의 그림자가 떠오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오 시장은 "정원오 후보의 문화 관광 구상을 보면 한마디로 '쥐를 어떻게 잡는지 묻는데 쥐를 잡는 방법을 찾겠다고 하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보여주기식 관광 말고 서울다움으로 가겠다' 말만 들으면 참 멋지다"라며 "그런데 구체적으로 물으면 그저 아름다운 서울, 관광객이 찾아오는 서울을 만들겠다는 식이다. 레토릭만 있고 디테일은 없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사람 중심', '마을 공동체'라는 공허한 레토릭에 빠져 도시재생이라는 이름으로 낙후된 주거지에 벽화만 그리다 끝난 세월이 얼마인가,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철학에 매몰돼 재개발·재건축을 죄악시하고 정비구역 389곳을 멈춰 세운 결과가 무엇이었나"라며 "공급 부족으로 인한 집값 폭등과 낡아버린 도심 인프라라는 고통으로 시민들에게 돌아왔다"라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의 글로벌 경쟁력을 갉아먹던 그 '레토릭 행정'의 그림자가 정 후보에게서 다시 보인다"라고 비판했다. 해당 발언은 박원순 전 시장의 시정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오 시장은 정 후보가 당선되면 서울시가 이른바 '박원순 시즌2'가 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자료 사진 / 뉴스1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자료 사진 / 뉴스1

오세훈 시장은 자신의 관광 정책을 정원오 후보가 '보여주기식'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는 "세계에서 누적 1억 명 넘게 방문한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도 보여주기인가"라며 "파리의 에펠탑, 런던의 런던아이도 같은 시각으로 보시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서울 도성길을 정비해 최고의 코스를 만든 것도, 한강 르네상스를 10년 내내 밀어붙인 것도, 서울 둘레길을 만든 것도 모두 서울시가 치열하게 이뤄낸 성과들"이라며 "시가 공들인 것을 모두 저절로 된 것이라 폄하하는 것은 부끄러운 짓"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15일 오세훈 서울시장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 전문이다.

< 공허한 말잔치에서 ‘잃어버린 10년’의 그림자가 떠오릅니다 >

정원오 후보의 문화 관광 구상을 보면, 한마디로 ‘쥐를 어떻게 잡는지 묻는데, 쥐를 잡는 방법을 찾겠다고 하는 격’입니다.

‘보여주기식 관광 말고 서울다움으로 가겠다.’

말만 들으면 참 멋집니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물으면 그저 아름다운 서울, 관광객이 찾아오는 서울을 만들겠다는 식입니다. 레토릭만 있고 디테일은 없습니다.

이러한 무의미한 수사학을 되풀이하는 것은 천만 시민의 삶을 책임지겠다는 후보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예의가 아닙니다.

시민들은 지난 10년, 고상한 단어들에 갇혀 서울이 어떻게 제자리걸음을 했는지 똑똑히 기억하고 계십니다. ‘사람 중심’, ‘마을 공동체’라는 공허한 레토릭에 빠져 도시재생이라는 이름으로 낙후된 주거지에 벽화만 그리다 끝난 세월이 얼마입니까.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철학에 매몰되어 재개발·재건축을 죄악시하고 정비구역 389곳을 멈춰 세운 결과가 무엇이었습니까? 공급 부족으로 인한 집값 폭등과 낡아버린 도심 인프라라는 고통으로 시민들에게 돌아왔습니다.

서울의 글로벌 경쟁력을 갉아먹던 그 ‘레토릭 행정’의 그림자가 정 후보에게서 다시 보입니다.

정 후보는 오세훈 시정의 관광정책을 ‘보여주기식’이라 했습니다. 그렇다면 묻겠습니다. 전 세계에서 누적 1억명 넘게 방문한 DDP도 보여주기입니까. 파리의 에펠탑, 런던의 런던아이도 같은 시각으로 보십니까.

성수동 이야기도 하셨습니다. 외국인 카드 매출의 4분의 1이 성수에서 나온다고 자랑스럽게 말씀하셨는데, 성수 변화의 결정적 기반은 서울시의 준공업지역 규제 완화와 특정개발진흥지구 지정이었습니다. 남이 정성껏 심고 가꾼 수확물을 본인의 공인 양 내세우는 것은 부끄러운 짓입니다.

산·강·궁·길, 말씀 잘하셨습니다. 서울 도성길을 정비해 최고의 코스를 만든 것도, 한강 르네상스를 10년 내내 밀어붙인 것도, 서울 둘레길을 만든 것도 모두 서울시가 치열하게 이뤄낸 성과들입니다. 시가 공들인 것을 모두 저절로 된 것이라 폄하하는 것은 부끄러운 짓입니다.

시민들은 더 이상 알맹이 없는 말잔치에 속지 않습니다. ‘보여주기식’, ‘서울다움’ 같은 레토릭 전쟁 대신, 실질적으로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고, 실현 가능하며, 서울의 격을 높일 수 있는 임팩트 있는 제안을 가지고 정정당당하게 선거에 임하시길 바랍니다.

시민에 대한 진정한 예의는 오직 실력과 진정성 있는 공약으로만 증명될 수 있습니다.

(레토릭)

레토릭은 말이나 글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설득력을 높이기 위한 표현 기법을 의미한다.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된 개념으로 청중의 감정과 이성을 동시에 자극해 메시지를 보다 인상적으로 전달하는 데 목적이 있다. 비유, 반복, 대조 등의 다양한 수사법이 포함되며 정치 연설이나 광고, 문학 작품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된다. 레토릭은 단순한 꾸밈이 아니라 의미를 강조하고 전달력을 높이는 의사소통 수단으로 평가된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