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가스 폭발 사고로 16명이 다친 가운데, 사고 당시 상가 앞에 주차돼 있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더 큰 피해를 막았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폭발 충격을 차량이 일부 흡수하면서 인근 아파트와 주택가로 전달될 충격파를 줄였다는 게 소방 당국의 판단이다.

15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3시 59분께 청주시 흥덕구 봉명2동 한 상가 1층 가게 앞에 검은색 SUV 한 대가 주차돼 있었다고 이데일리는 보도했다.
당시 가게 내부에 있던 LP가스통이 폭발했고, 이 여파로 차량이 뒤집힐 정도의 강한 충격이 발생했다. 실제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에도 폭발 직후 차량이 전복되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당국은 이 차량이 일종의 완충 역할을 하면서 더 큰 참사를 막았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현장 여건이나 CCTV 등을 봤을 때 차량이 없었다면 충격파가 그대로 전달돼 아파트 등 인근 피해가 더 컸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 폭발 사고로 접수된 피해 신고는 전날 기준 300건에 육박했다. 아파트 126건, 주택 101건, 상가 33건, 차량 32건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식당 맞은편 아파트 단지에서는 전체 7개 동 가운데 5개 동, 370여 세대가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도 행정복지센터 등을 통한 추가 신고가 이어지고 있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현장 일대는 어린이집과 상가, 아파트, 주택이 밀집한 지역이어서 자칫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우려가 컸던 곳이다. 다행히 폭발 시각이 새벽이어서 상가가 대부분 비어 있었고 유동 인구도 많지 않아 피해가 더 커지지는 않았다.
다만 주민 피해는 적지 않았다. 폭발 충격으로 유리창 등이 깨지면서 집 안에서 잠을 자고 있던 주민 등 16명이 다쳤다. 이 중 8명은 유리 파편 등에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고, 나머지 8명은 병원 이송이 필요할 정도는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물적 피해뿐 아니라 정신적 충격도 컸다. 갑작스러운 새벽 폭발로 놀란 주민들 사이에서는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으며, 향후 보상 문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시는 피해 주민 보호를 위한 지원에 나선 상태다. 시는 인근 흥덕초와 운천초 등에 임시 거처를 마련했고, 사고 현장에는 보건소 정신건강 전문요원을 배치해 심리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생활안정지원금과 지방세 감면 방안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이번 사고는 지난 13일 오전 3시 59분께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의 한 3층 상가 1층 식당에서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새어 나온 LP가스가 식당 내부 콘센트 전기 스파크와 접촉하면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과 관계 기관은 사고 경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청주흥덕경찰서 등에 따르면 식당 업주 A씨(50대)는 지난 11일 업종 변경 이후 조리 기구 설치를 위해 가스 배관 호스를 교체했다. 이후 다음 날인 12일 가스 설비 시공업체에 “가스 냄새가 난다”고 민원을 제기했고, 시공업체 관계자들이 현장을 다시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흥덕구청은 시공업체가 업주의 민원을 접수한 뒤 적절한 조치를 했는지 확인하고 있다. 시공업체의 시공부터 출동까지 업무 일지를 포함한 관련 자료도 요청해 놓은 상태다. 경찰 역시 시공업체 관계자 3명을 상대로 시공 과정 전반을 조사하고 있으며, 특히 누출 의심 민원 접수 이후 어떤 대응이 이뤄졌는지 살펴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합동 감식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감식 결과를 토대로 입건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