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어렵다더니...명품 브랜드 '에·루·샤' 매출, 한국에서 '최고액' 찍었다

2026-04-14 22:15

글로벌 명품 시장 침체 속 한국만 유일한 성장, 왜?
LVMH가 실적발표 첫 페이지에 서울 매장을 배치한 이유

세계 최대 명품 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실적 발표 자료에서 한국 매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LVMH는 지난 13일(현지시각) 발표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 자료 메인 페이지에 신세계백화점 본점 내 ‘LV 더 플레이스 서울, 신세계 더 리저브’ 건물 사진을 배치했다. 글로벌 실적 발표 자료의 첫 화면에 특정 국가 매장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이례적인 사례로, 한국 시장에 대한 높은 기대감과 전략적 비중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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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세실 카바니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 매장을 통해 중요한 시장인 한국에서 루이비통의 성장세가 회복됐다”고 밝히며 한국 시장의 역할을 강조했다. 실제로 글로벌 명품 시장이 전반적으로 둔화되는 상황에서도 한국은 예외적인 성장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VMH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한 191억 유로(약 33조 원)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91억9500만 유로에는 소폭 못 미치는 수치다. 회사 측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관광객 수요가 급감하면서 일부 쇼핑몰 매출이 최대 70%까지 감소하는 등 글로벌 소비 환경이 크게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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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악재 속에서도 한국 시장은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카바니스 CFO는 “유럽은 정체 상태이고 일본을 포함한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5% 안팎의 감소세를 보였지만, 한국은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글로벌 명품 소비 지형이 변화하는 가운데 한국이 핵심 소비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국내 명품 시장은 최근 몇 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른바 ‘에루샤’로 불리는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의 한국 법인은 지난해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루이비통코리아의 매출은 1조8543억 원, 영업이익은 5256억 원으로 각각 6.1%, 35.1% 증가했다. 에르메스코리아 역시 매출 1조1250억 원으로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했으며, 샤넬코리아는 2조13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처음으로 2조 원대에 진입했다.

샤넬 가방을 든 가수 지드래곤 / 뉴스1
샤넬 가방을 든 가수 지드래곤 / 뉴스1

이처럼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명품 소비가 꾸준히 증가하는 배경에는 국내 고소득층의 구매력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가치 상승이 소비 여력을 키웠고, 이에 따라 초고가 명품 수요도 함께 증가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해외여행 제한 시기에 형성된 ‘국내 소비 집중’ 현상이 이후에도 일정 부분 유지되면서 명품 소비 기반이 더욱 견고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한 한국 소비자들의 높은 트렌드 수용성과 빠른 소비 반응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브랜드 입장에서는 한국 시장에서의 반응이 아시아 전반으로 확산되는 경우가 많아, 일종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신제품 출시나 한정판 전략에서 한국을 우선 고려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팝업스토어나 체험형 매장 역시 서울을 중심으로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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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명품 시장이 둔화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서도 한국이 핵심 성장 축으로 부상하면서, 향후 명품 기업들의 투자와 마케팅 전략 역시 한국을 중심으로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젊은 소비층의 명품 선호도 증가와 온라인·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소비 패턴 변화까지 맞물리며 한국 시장의 중요성은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