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이 모 기업의 재정 부담으로 인수 기업을 찾지 못할 경우 최악의 경우 해체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오는 6월 중순이 사실상의 마지노선이다.

페퍼저축은행은 2021년 광주시를 연고로 창단된 V리그 제7구단이다. 창단 이후 5년 만에 구단 존폐 갈림길에 선 것이다. 현재 구단과 광주시, 한국배구연맹(KOVO)이 다방면으로 인수 기업을 물색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협의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광주시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연합뉴스를 통해 "5월에 연고지 협약이 끝나지만, 5년 동안 함께해온 만큼 인수 기업이 나온다면 연고지를 유지하려 한다"고 최근 밝혔다. 배구연맹도 지난 8일 광주시와 공동으로 인수 기업 찾기에 힘을 모으기로 했으나, 과거 우리캐피탈 사례처럼 연맹 차원의 직접 관리 구단 운영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기업 이사회가 끝났지만, 구단 운영과 관련해 지금으로선 어떤 것도 정해진 게 없는 상황인 것으로 저냏졌다. 구단 측은 선수단 구성도 모든 게 맞물려 있어 명확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박정아·이한비, FA지만 이적도 쉽지 않다
최근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박정아와 이한비의 행방도 불투명하다. 두 선수는 원칙적으로 모든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지만, 연봉 구조가 걸림돌이다. 박정아의 이번 시즌 연봉은 4억7500만원(옵션 3억원 별도)으로, A등급 선수다. FA로 영입하는 구단은 연봉의 200%인 9억5000만원에 보호선수 외 선수 1명을 내주거나, 연봉의 300%인 14억2500만원의 이적료를 부담해야 한다. 33세로 전성기 대비 기량이 내리막인 박정아를 FA로 데려오기엔 부담이 크다.
다만 구단이 박정아와 먼저 연봉을 낮춰 계약한 뒤 트레이드하는 '사인앤드트레이드' 방식을 택하면 영입 구단의 부담은 줄어든다. 박정아 영입 제안을 해온 구단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굳단은 우선 선수 본인 의견을 들어본 후 결정할 계획이다.

외국인 선수 공백도 현실화
전력 측면에서도 손실이 뚜렷하다. 이번 시즌 외국인 주포로 활약했던 조이 웨더링턴(등록명 조이)은 미국 메이저리그배구(MLV) 올랜도 발키리스에 단기 계약으로 입단했고, 다음 시즌은 유럽 구단행이 내부적으로 합의된 상태다. 일본인 아시아 쿼터 시마무라 하루요는 잔류 의향이 있었으나 구단이 의지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재계약이 사실상 무산됐다.
구단은 다음 달 7일부터 10일까지 체코 프라하에서 열리는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과 드래프트에 장소연 감독 포함 최소 인력으로 참가 신청을 해둔 상태다. 오는 10월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있지만 선수단 구성조차 안갯속이다.
현재 리그를 마치고 휴식 중인 페퍼 선수단은 4월 말 재소집될 예정이다. 구단 존속 여부도 결론이 나지 않은 채 선수들은 거취 불안을 안고 새 시즌 준비에 들어가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