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평] 박상용 징계, 자식 패는 사람에게 몽둥이 쥐어준 꼴

2026-04-14 16:32

평검사 개인에게 집중된 정치권 압박, 검찰 조직 내 '집단 린치' 논란
대북송금 수사의 정당성 문제로 번진 박상용 검사 직무정지 파동

위키트리 유튜브 '만평'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를 둘러싼 압박이 직무정지와 국회 고발 의결로 이어지면서, 검찰 내부의 반발이 공개적으로 분출하고 있다. 여권은 박 검사가 이른바 ‘연어·술파티 회유 의혹’과 국회 증언 과정에서 문제를 드러냈다고 보고 징계와 고발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수사 실무를 맡았던 평검사 개인에게 정치권의 공세가 집중되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는 분위기다.

논란의 출발점은 법무부의 직무정지 조치였다. 법무부는 4월 6일 박 검사가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고 수사 공정성에 의심을 살 만한 언행을 했다는 비위 의혹으로 감찰 대상이 됐으며, 검찰총장 직무대행의 요청에 따라 직무집행 정지를 명했다고 밝혔다. 법무부 설명에 따르면 이는 징계 청구가 예상되고, 해당 검사가 계속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현저히 부적절하다고 판단될 때 가능한 조치다. 박 검사는 이에 대해 사유를 제대로 통보받지 못한 채 사실상 쫓겨났다고 반발했다.

여권의 공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박 검사를 국회 위증 혐의로 고발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민주당은 박 검사가 지난해 국정감사 등에서 ‘연어 술파티’ 의혹을 전면 부인한 부분이 허위 진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고, 일부 의원들은 추가 징계나 탄핵소추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여당이 이미 ‘조작기소’로 결론을 정해놓고 박 검사를 압박하고 있다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도 여야는 박 검사 문제를 두고 정면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 내부의 불만도 수면 위로 드러났다. 검찰 내부망에는 박 검사를 겨냥한 정치권 압박과 지휘부의 소극적 대응을 비판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특히 정유미 검사는 ‘내 새끼 패는 옆집 남자에게 몽둥이 쥐여주는 아비’라는 제목의 글에서, 방어력이 없는 평검사 개인에게 사실상 집단 린치가 가해지고 있는데도 조직이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른 검사들 역시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평검사만 조리돌림당하고 있다”는 취지의 반응을 내놓으며, 지휘부가 실무진을 앞세운 채 방관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이는 단순한 동료 감싸기를 넘어, 정치적 논란이 걸린 사건에서 검찰 조직이 어떤 방식으로 구성원을 보호하고 책임을 나눌 것인가에 대한 내부 불신으로 읽힌다.

결국 이번 사안은 박상용 검사 개인의 비위 여부만으로 설명되기 어려운 국면으로 번지고 있다. 여권은 대북송금 사건 수사 자체의 정당성을 정면으로 문제 삼으며 책임을 묻고 있고, 검찰 내부는 그 과정이 평검사 개인에 대한 집중포화로 흐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직무정지, 국회 고발, 탄핵 거론, 내부망 반발까지 이어진 이번 충돌은 한 명의 검사에 대한 논란을 넘어, 현 정부 출범 이후 검찰권을 둘러싼 정치·제도 갈등이 얼마나 거칠게 전개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 되고 있다.


home 김규연 기자 kky94@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