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오목 좀 둔다고 (바둑) 명인전 훈수하는 분들, 훈수까지는 좋은데 판에 엎어지시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집안싸움 집착하다 지구 침공 화성인 편들 태세인데, 일단 지구부터 구하고 봐야 하지 않겠나”라며 이렇게 썼다.
이 대통령은 어떤 사안에 대해 쓴 글인지 명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맥락상 최근 자신의 이스라엘 관련 SNS(소셜미디어) 게시물을 비판한 국민의힘 등 야권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엑스에 이스라엘방위군(IDF) 소속 군인들이 팔레스타인 아동을 지붕 위에서 떨어뜨렸다는 주장을 담은 해외 동영상을 공유하며 "이게 사실인지, 사실이라면 어떤 조치가 있었는지 알아봐야겠다. 우리가 문제 삼는 위안부 강제 동원과 유대인 학살이나 전시 살해는 다를 바가 없다"고 적었다. 해당 영상은 가자지구 현장 상황을 전달하며 국제적 관심을 촉구하는 팔레스타인 출신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엑스에 올린 것이었다.
그러나 이 영상은 2024년 9월 촬영된 것으로, IDF 측은 영상 속 인물이 아동이 아니라 시신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한국 대통령의 발언, 특히 이스라엘 홀로코스트 추모일을 앞두고 유대인 학살을 경시하는 발언은 용납할 수 없으며 강력한 규탄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과거 사건을 확인도 하지 않고 현재 일처럼 왜곡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다음 날인 11일 “끊임없는 반인권적·반국제법적 행동으로 고통받고 힘들어하는 전 세계인의 지적을 한 번쯤은 되돌아볼 만도 한데 실망”이라고 맞받아쳤다.
국민의힘은 같은 날 공식 논평에서 이 대통령의 이스라엘 관련 게시물을 “SNS 외교 참사”라고 규정하며 사과와 수습을 촉구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 “이재명 대통령이 두 번씩이나 대놓고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고 있다”며 “가짜뉴스 망언으로 팩트폭격을 당하고도 사과는커녕, 우기기로 일관하는 모습이 참담하다. 가짜뉴스 사이버 렉카인가”라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이 대통령의 트윗을 언급하며 “유튜브 이상한 거 보다가 망가진 사람을 제가 좀 안다”며 “중차대한 외교·안보 사안은 본인이 뽑으시고 세금으로 월급 받는 참모들과 정상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다뤄 주시라”고 비꼬았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다시 12일 엑스를 통해 “사욕을 위해 국익을 훼손하는 자들을 매국노라 부른다”며 “역지사지는 개인만이 아니라 국가관계에도 적용된다”고 자신을 비판하는 야권과 일부 언론을 향해 날을 세웠다.
이와 관련해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13일 MBC의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 이 대통령의 SNS와 관련 ‘실리 외교를 강조하는 대통령이 갑자기 명분 외교를 하느냐는 야당의 비판도 있다’는 질문에 “국익이나 실용주의라는 관점은 단말마적으로 살펴볼 것이 아니라 긴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도 있다”고 답했다.
이어 "대통령과 일하면서 늘 느꼈던 것은, 바둑으로 치자면 저는 오목을 두는 수준이라면 대통령은 늘 고수의 국수전을 펼치신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를 옹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