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속에서 돌아오지 못한 두 소방관…오늘 영결식 엄수

2026-04-14 07:35

전남도지사장으로 엄수…대전현충원 안장 예정
1계급 특진·훈장 추서…국가 예우 속 마지막 길

전남 완도 냉동창고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 두 명의 영결식이 오늘 엄수된다.

지난 13일 전남 완도군 문화예술의전당에 마련된 故(고) 박승원 소방위·노태영 소방사를 위한 합동분향소에서 추모객이 헌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13일 전남 완도군 문화예술의전당에 마련된 故(고) 박승원 소방위·노태영 소방사를 위한 합동분향소에서 추모객이 헌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14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전남 완도 냉동창고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들의 영결식이 이날 오전 9시 완도군 농어민문화체육센터에서 전남도지사장으로 거행된다.

영결식은 고인들의 생애와 공적을 기리는 약력 보고를 시작으로 진행된다. 이어 1계급 특진과 함께 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되고, 동료와 유가족, 참석자들의 헌화와 분향이 이어진다. 전체 식은 약 40여 분간 엄수될 예정으로 영결식을 마친 뒤에는 같은 날 오후 대전현충원 소방관 묘역으로 이동해 안장식이 진행된다.

순직 소방관 마지막 길…현장은 눈물과 침묵

영결식을 하루 앞둔 빈소와 합동분향소에는 전날까지도 추모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전남 완도 장례식장과 문화예술의전당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동료 소방관과 지인, 지역 주민, 학생들까지 찾아와 고인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젊은 소방관들의 갑작스러운 희생에 현장은 하루 종일 무거운 침묵과 울음이 이어졌다.

지난 13일 전남 완도군 완도읍 한 장례식장 앞에 냉동창고 화재를 진화하다 순직한 소방대원을 위한 근조화환이 놓여있다. / 뉴스1
지난 13일 전남 완도군 완도읍 한 장례식장 앞에 냉동창고 화재를 진화하다 순직한 소방대원을 위한 근조화환이 놓여있다. / 뉴스1

고 박승원 소방경은 세 자녀를 둔 가장으로 오랜 현장 경험을 갖춘 베테랑 소방관이었다. 동료들은 그를 “항상 먼저 나서고 후배들을 챙기던 사람”으로 기억했다. 고 노태영 소방교는 구급과 화재 진압을 모두 맡아온 현장형 대원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 10월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까지 마련했던 사실이 전해지면서 안타까움이 더 커졌다.

정치권과 정부 차원의 애도도 이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조전을 통해 “고인의 헌신과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밝혔고, 김민석 국무총리는 빈소를 찾아 직접 훈장을 추서하며 유가족을 위로했다.

화재 원인 수사 본격화…안전수칙 위반 정황

사고 원인을 둘러싼 수사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경찰은 화재 발생 다음 날인 13일, 냉동창고 내부에서 작업을 하던 30대 중국 국적 남성을 실화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당국은 당시 창고 바닥의 에폭시 페인트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토치를 사용하다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화기 사용이 제한된 환경에서 가열 작업이 이뤄졌고, 내부에 쌓여 있던 유증기가 폭발하면서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소방관들이 재진입한 이후 천장 쪽에 축적된 가연성 기체가 한꺼번에 폭발했을 가능성도 조사 대상이다.

이와 함께 작업 당시 기본적인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던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페인트 제거 작업에서 권장되는 ‘2인 1조 작업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됐고, 현장 안전 관리 책임 여부도 수사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2일 오전 8시 25분쯤 전남 완도군 군외면 원동리의 한 냉동창고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 전남소방본부 제공
지난 12일 오전 8시 25분쯤 전남 완도군 군외면 원동리의 한 냉동창고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 전남소방본부 제공

경찰은 지난 13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현장 합동 감식을 진행했으며, 수사대책본부를 구성해 총 40여 명 규모로 조사에 착수했다. 확보된 시료와 관련자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발화 원인과 책임 소재를 규명할 방침이다. 추가로 관련자 입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번 사고는 지난 12일 전남 완도군 군외면 한 수산물 가공업체 냉동창고에서 발생했다. 화재 진압을 위해 내부에 진입했던 소방관 두 명이 내부에 고립되면서 끝내 구조되지 못하고 순직했다.

영결식이 엄수되는 이날, 현장을 지키다 돌아오지 못한 두 소방관의 희생을 기리는 애도와 함께 반복되는 산업현장 화재 사고에 대한 구조적 점검 필요성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유튜브, 연합뉴스TV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