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브로커’ 명태균 불법 여론조사 의혹 사건 재판에 김건희 여사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김 여사가 예정대로 법정에 나오면, 지난해 7월 윤 전 대통령이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에 구속된 이후 약 9개월 만에 처음으로 법정에서 대면하게 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14일 윤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속행 공판을 열고 김 여사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지난달 17일 열린 첫 공판에서 “김 여사가 증인으로 출석하더라도 진술을 거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증언을 거부하더라도 질문할 기회는 보장해야 한다”며 김 여사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다만 같은 사건으로 2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김 여사가 자신의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증언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증인신문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김 여사 변호인단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로 증언을 거부할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김 여사는 전날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사건 재판에도 증인으로 출석했으나, 자신이 연루된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한 질문에는 대부분 답변을 거부한 바 있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같은 날 각각 다른 사건으로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 적은 있었지만, 같은 법정에서 마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7일과 지난달 17일, 서로 다른 사건의 피고인 신분으로 각기 다른 법정에 출석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와 김 여사가 머무는 서울남부구치소 측은 법원 내 이동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사전에 협의해 두 사람이 법원에서 마주치지 않도록 조치했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여사와 공모해 2021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명 씨로부터 총 2억 7000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 58차례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명 씨에게는 불법 여론조사를 제공한 혐의가 적용됐다.
이 사건을 수사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은 대가로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공천을 받을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여사 역시 같은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1심에서는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명 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로부터 여론조사와 관련한 구체적 지시를 받았다고 보기 어렵고, 이들 부부에게만 독점적으로 여론조사를 제공한 것으로도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편 김 여사는 1심에서 통일교 금품수수 관련 알선수재 혐의 일부만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받았다. 김 여사 사건의 항소심은 서울고법에서 진행 중이며, 선고는 오는 28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