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가 13일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밝힌 선언과 관련해 입장을 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국제 해상교통망 안정과 항행의 자유는 모든 국가의 이익에 부합하는 대상"이라고 밝히며 바다를 통한 안전한 이동이 전 세계에 꼭 필요하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어 호르무즈 봉쇄로 인한 에너지 차질 및 한국 선박 통행 문제에 대해 "정부는 중동 정세와 관련국 동향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고 우리 국민 보호와 에너지 수급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다각적으로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당장 종전 휴전이 된다고 하더라도 경제적 여파가 있을 거라고 예측하고 준비 중"이라며 "글로벌 해상물류망이 조속히 정상화할 수 있도록 바라는 마음은 같다"고 덧붙였다.
청와대가 대책 마련에 나선 이유는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해서다.
지난 11~12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Islamabad)에서 열린 미국과 이란의 평화 협상이 결국 실패했다.
이에 미군은 트럼프 대통령 명령에 따라 미 동부 시간 13일 오전 10시, 한국 시각 13일 오후 11시를 기해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이란 항구를 오가는 선박 운항을 완전히 차단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 세계 석유가 이동하는 골목인 만큼 심각한 에너지 충격이 예상된다.
이란은 미국의 압박에 맞서 홍해 관문인 바브엘만데브(Bab al-Mandab) 해협마저 닫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과의 전선을 홍해로 넓히려는 시도라 갈등이 폭발할 위험이 크다.
12일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이란 국영방송 아이알아이비(IRIB)는 엑스(X)에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 바브엘만데브 곧 시작?!"이란 글을 올려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타스님(Tasnim) 통신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한다면 바브엘만데브 해협도 잃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해당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은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고 신빙성도 없다"며 "오히려 역내 에너지 수송과 세계 무역에서 더 큰 비용 부담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알리 아크바르 벨라야티(Ali Akbar Velayati) 최고지도자 외교 고문도 지난 6일 엑스(X)를 통해 "저항전선의 통합지휘부는 바브엘만데브를 호르무즈와 같은 시각으로 보고 있다"며 "백악관이 어리석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단 한 번의 조치로 글로벌 에너지와 무역 흐름이 교란될 수 있다는 점을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모나 야쿠비안(Mona Yacoubian)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국장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강행하면 이란의 확전 전략은 걸프 국가들의 원유 수출도 차단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며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추가 공격이나 후티 반군을 동원한 바브엘만데브 봉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 석유 수송량 약 12%가 지나는 홍해에서는 2023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가자 전쟁 이후 친이란 후티 반군이 위협을 이어왔다.
신화 통신에 따르면 후티 외교부는 13일 "협상 테이블에서 보여준 이란 협상단의 단호함은 새로운 승리를 의미한다"며 군사 작전을 확대하겠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