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겪은 외국인이 밝힌 인종차별… 프랑스 vs 한국, ‘이렇게’ 달랐다

2026-04-13 17:03

프랑스와 한국은 모두 다문화 사회로 변화하고 있지만, 외국인들이 체감하는 ‘인종차별의 방식’은 크게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프랑스 출신 외국인의 경험을 계기로, 두 나라에서 나타나는 차별의 구조와 인식 차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단순한 비교를 넘어, 차별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는 살기 어렵고, 한국은 궁금해한다”

최근 유튜브 채널 Creative Den에 출연한 프랑스 출신 여성 비비안은 자국과 한국에서의 경험을 비교하며 인종차별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프랑스에서 대기업에 근무했지만, 장기적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 심리적인 피로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특히 일상 속에서 겪는 차별이 반복되면서,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삶의 질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 거리에서 카페와 상점들이 늘어선 골목을 따라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활기찬 일상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다. / 셔터스톡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 거리에서 카페와 상점들이 늘어선 골목을 따라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활기찬 일상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다. / 셔터스톡

반면 한국에서는 차별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싫어서가 아니라 잘 몰라서 생기는 반응이 많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같은 ‘차별’인데 왜 다르게 느껴질까

전문가들은 이 차이를 ‘차별의 방식’에서 찾는다.

서구 사회에서는 역사적 배경과 맞물린 인종 갈등이 존재해, 특정 집단에 대한 거부감이 보다 직접적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개인이 어떤 사람인지와 상관없이, 출신이나 외형만으로 판단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반면 한국은 비교적 단일민족 중심 사회에서 빠르게 다문화로 전환된 사례로, 외국인에 대한 경험 자체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다. 이로 인해 차별이 ‘배제’보다는 ‘낯섦’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싫어서가 아니라 몰라서”…한국식 차별의 특징

한국에서 외국인들이 자주 경험하는 것은 노골적인 거부보다 ‘과도한 관심’이나 ‘무의식적인 거리감’이다.

예를 들어, 외모나 국적에 대한 질문, 문화에 대한 호기심, 혹은 특정 이미지로 일반화하는 태도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있지만, 의도 자체는 적대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다.

푸른 하늘 아래 프랑스 국기와 대한민국 국기가 함께 펄럭이며 양국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 셔터스톡
푸른 하늘 아래 프랑스 국기와 대한민국 국기가 함께 펄럭이며 양국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 셔터스톡

이러한 특징 때문에 일부 외국인들은 한국 사회를 “완전히 편하지는 않지만, 적응 가능한 환경”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왜 쳐다볼까…‘호기심’이 오해되는 순간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자주 언급하는 경험 중 하나는 ‘시선’이다. 특히 외국인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이나 동네에서는 지나가다 시선을 받는 일이 적지 않다. 처음에는 불편하거나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장기 거주자들은 이를 ‘호기심’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아직 다양한 문화에 대한 노출이 적은 환경에서는 낯선 외모가 자연스럽게 관심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당사자 입장에서는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대부분은 부정적인 의도라기보다 익숙하지 않음에서 비롯된 반응이라는 해석이 많다.

글로벌 공통 문제로 떠오른 ‘일상 속 차별’

이 같은 논의는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여러 국가에서 ‘일상 속 미묘한 차별’, 이른바 마이크로어그레션(microaggression)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노골적인 혐오 표현이 줄어든 대신, 일상적인 언행 속에서 나타나는 차별이 더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한국 역시 외국인 거주자 증가와 함께 이러한 문제를 점점 더 직접적으로 마주하고 있다.

출퇴근 시간 지하철 승강장에서 많은 시민들이 이동하며 혼잡한 도시의 일상을 보여주고 있다. / 뉴스1
출퇴근 시간 지하철 승강장에서 많은 시민들이 이동하며 혼잡한 도시의 일상을 보여주고 있다. / 뉴스1

같은 경험, 다른 해석

흥미로운 점은 같은 상황을 두고도 외국인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르다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한국 사회의 호기심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반면, 또 다른 이들은 이를 차별로 인식하기도 한다. 이는 개인의 배경, 이전 경험, 문화적 기준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차별이 있느냐 없느냐’보다,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나타나고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에 대한 이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 비교로는 설명되지 않는 문제

프랑스와 한국의 사례는 인종차별이 단순히 강도나 빈도의 문제가 아니라, ‘형태와 맥락’의 차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같은 차별이라도 어떤 사회에서는 노골적인 배제로, 다른 사회에서는 무지에서 비롯된 거리감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점점 더 다양해지는 사회에서 중요한 출발점이 되고 있다.


home 헬리아 기자 helianik@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