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자체 개발한 오말리주맙 바이오시밀러(오리지널 의약품의 복제약) 옴리클로가 이탈리아와 영국을 포함한 유럽 주요 국가 입찰에서 연이어 낙찰되며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 직판(직접 판매) 체제를 통한 현장 밀착형 영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면서 출시 초반부터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해 그룹의 새로운 핵심 매출원으로 자리를 잡는 모양새다.

유럽 주요 5개국 중 하나인 이탈리아에서 옴리클로의 입찰 성과는 독보적이다. 현재까지 진행된 총 14개 주정부 단위의 오말리주맙 입찰 중 10개 지역에서 셀트리온이 공급권을 따냈다. 움브리아와 토스카나 등 주요 지역에서는 이미 실제 제품 공급이 시작되어 환자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과거 현지 파트너사를 통해 영업을 진행하던 방식에서 탈피해 셀트리온이 유럽 전역에 구축한 직판망이 주정부별 맞춤형 전략 수립을 가능하게 한 것이 낙찰 성공의 핵심 요인으로 분석된다.
영국에서는 국가보건서비스(NHS)가 진행한 대규모 입찰에서 전 구역 수주라는 기록을 세웠다. 오말리주맙 시장 규모가 가장 큰 잉글랜드를 포함해 4개 행정구역 전체에서 옴리클로가 선정됐다. 공식 입찰 결과가 반영되기 전인 올해 1월에 이미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했던 만큼, 이번 수주를 기점으로 점유율 상승폭은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이는 동일 성분 내에서 가장 먼저 시장에 진입한 퍼스트무버(시장 선점자) 지위가 의료 현장의 신뢰로 이어진 결과다.
독일과 북유럽에서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지난해 9월 독일 출시 한 달 만에 두 자릿수 점유율을 달성한 옴리클로는 현재 모든 공보험사와의 등재 계약을 완료했다. 국가 입찰 시스템이 정착된 덴마크에서는 점유율 98%를 기록하며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으며, 핀란드에서도 73%의 점유율로 오리지널 약물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현지 입찰 기관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출시 일정을 4개월 앞당긴 전략적 유연성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러한 성과는 옴리클로의 오리지널 약물인 졸레어가 전 세계적으로 약 40억 달러(한화 약 5조 5000억 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하는 초대형 블록버스터(연 매출 1조 원 이상의 의약품)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셀트리온은 거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기존 75mg, 150mg 제형에 더해 환자의 투약 편의성을 대폭 개선한 300mg 고용량 제형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고용량 제형은 투여 횟수를 줄여 환자가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주기 때문에 처방 변경(스위칭)의 강력한 동기가 된다.
스페인과 네덜란드에서도 공공의료기관 입찰 1순위 공급 업체로 선정되며 각각 80%와 70%가 넘는 점유율을 확보했다. 유럽의약품청(EMA) 본사가 소재한 네덜란드에서 이처럼 높은 점유율을 기록한 것은 바이오시밀러를 통한 국가 재정 절감 효과를 현지 보건 당국이 높게 평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오리지널 개발사인 노바티스와 제넨텍의 시장 방어 전략이 거세지만 셀트리온은 직접 판매를 통한 가격 경쟁력과 안정적인 공급 능력을 앞세워 대응하고 있다.
셀트리온 유럽본부는 현재의 성과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판매 지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원인을 알 수 없이 6주 이상 지속되는 두드러기)와 알레르기성 천식 환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의 치료 옵션을 제공함으로써 공공 의료의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기업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투트랙 전략을 유지할 계획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옴리클로는 셀트리온의 유럽 내 포트폴리오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