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로 교사 찌른 고등학생, 중학생 때부터 교사와 악연 있었다

2026-04-13 17:02

교장실서 범행…지도 방식에 강한 불만

교실 자료 사진. / 픽사베이
교실 자료 사진. / 픽사베이

충남 계룡의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교사 피습 사건의 가해 학생과 피해 교사가 중학교 시절부터 이어진 악연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고교 3학년 A 군은 과거 자신의 생활지도를 담당했던 교사 B 씨에게 불만을 품고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파악됐다.

A 군은 이날 오전 8시44분께 교장실에서 30대 남성 교사 B 씨를 향해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A 군은 교장을 통해 B 씨와의 면담을 요청한 뒤, 교장이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에 사용된 흉기는 A 군이 집에서 미리 챙겨 교복 바지 주머니에 숨겨온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직후 학교 밖으로 도주한 A 군은 스스로 112에 신고해 자수했다. 경찰은 그를 긴급체포했다.

B 씨는 A 군 중학생 시절 학생부장을 맡아 A 군을 지도했던 적이 있었으며, 올해 해당 고등학교로 전근을 온 것으로 파악됐다.


B 씨는 현재 해당 고교에서 A 군의 담임교사는 아니었다. A 군은 중학생 시절부터 이어진 B 씨의 지도 방식에 강한 불만을 품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교사 B 씨는 등을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 현장에서 교사를 상대로 한 폭행·상해 사건은 갈수록 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교사의 폭행·상해 피해 건수는 2020년 113건에서 2024년 518건으로 4년 사이 5배 가까이 늘었다. 2024년 한 해 동안 교사가 학생 및 학부모로부터 폭행당한 사건이 하루 평균 1.4건 발생한 셈이다.

실제 사례를 보면 서울 양천구의 한 고3 교실에서는 수업 중 학생이 휴대전화 게임을 제지하는 여성 교사의 얼굴을 휴대전화를 쥔 손으로 가격하는 일이 있었다. 부산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5학년생이 여교사 얼굴을 폭행하고 머리채를 잡는 일이 벌어졌다.

경기 의왕시 한 초등학교에서는 3학년 학생이 문제풀이 수업 도중 “내가 틀리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교사에게 발길질하고 주먹을 휘둘렀다. 이 사건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외신이 "충격적"이라고 보도할 만큼 국제적 주목을 받기도 했다.

교사 폭행 사건이 계속 늘어나는 것은 학생 인권만 강조했던 사회 풍토와 더불어, 교사가 자칫 ‘아동 학대’로 송사에 휘말릴까 두려워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정신적 고통으로 2015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총 185명의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2015년 11명에서 2024년 28명으로 급증했다.

교권을 침해받을 경우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원지위법)에 따라 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가 운영된다.

하지만 지난해 7월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이 3559명의 교원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교권 침해를 경험한 교사 중 교보위 개최를 요구한 경우는 3.8%에 불과했다. 대부분 보복이 두렵거나, 복잡한 절차에 부담을 느끼는 탓인 것으로 풀이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