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스릴러 영화 한 편이 넷플릭스에 공개된 지 사흘 만에 한국 차트 2위에 안착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바로 '스래시: 상어의 습격'에 대한 소식이다.
지난 10일(이하 한국 시각) 공개 직후부터 차트를 빠르게 치고 올라온 이 작품은 13일 오후 기준 국내 넷플릭스 영화 부문 2위를 유지 중이다. 글로벌 무대에서는 더욱 강력한 성적을 기록해, 공개 48시간 안에 미국·영국·캐나다·호주·독일·프랑스·일본·인도·멕시코·남아프리카공화국 등 90개국 이상에서 1위를 차지했다. 비평가와 관객의 평가가 엇갈리는 상황에서도 스트리밍 수치만큼은 고공 행진 중이다.
'허리케인+홍수+상어'…삼중 재난 설계
'스래시: 상어의 습격' 핵심 설정은 단순하면서도 강렬하다. 카테고리 5급 허리케인이 미국 해안 마을을 직격하면서 해수면이 급격히 상승하고, 밀려드는 바닷물과 함께 황소상어 떼가 도심 한복판으로 유입된다. 전력이 끊긴 침수 도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 상어, 그리고 서로 다른 장소에 고립된 생존자들이 교차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임신한 여성 리사(피비 디네버)는 폭풍이 몰아치는 순간 차 안에 갇히고, 광장공포증을 앓고 있어 대피 타이밍을 놓친 다코타(휘트니 피크)는 건물 안에 고립된다. 다코타의 삼촌이자 해양 연구원 데일(지먼 운수)은 조카에게 닿기 위해 침수된 도심을 가로지른다. 세 명의 생존 동선이 교차하며 극 전체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구조다. 러닝타임은 86분. 짧지만 밀도 있는 전개 방식을 선택했다.
'데드 스노우' 감독 귀환…아담 맥케이의 제작 지원
연출은 노르웨이 출신 토미 비르콜라 감독이 맡았다. 비르콜라는 좀비 나치 영화 '데드 스노우'(2009) 시리즈로 장르 팬 사이에서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이번 작품에서도 그는 자신이 각본을 쓰고 직접 메가폰을 잡았다.
제작에는 '바이스'(2018)와 '돈 룩 업'(2021)을 만든 아담 맥케이가 하이퍼오브젝트 인더스트리즈를 통해 참여했다. 두 사람의 조합은 단순한 B급 상어 영화와는 다른 결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실제로 영화에는 기후변화로 인한 허리케인 강도 증가, 해수면 상승에 따른 해양 생태계 이동 등 생태 재난의 맥락이 일부 반영돼 있다.

제작 과정도 곡절이 적지 않았다. 2024년 5월 소니 픽처스가 이 프로젝트를 공식 발표했고, 그해 7월 호주 멜버른에서 본격 촬영에 돌입했다. 당초 극장 개봉을 목표로 했으나, 이후 소니는 배급권을 넷플릭스에 넘겼고 스트리밍 독점 공개로 방향을 틀었다. 프로젝트 제목도 처음에는 '비니스 더 스톰', 이후 '쉬버'로 바뀌었다가 최종적으로 '스래시'로 확정됐다.
'브리저튼' 피비 디네버, 이번엔 상어와 맞붙다
주연 피비 디네버는 넷플릭스 시리즈 '브리저튼'의 다프네 역으로 전 세계 팬층을 확보한 배우다. 이번 작품에서는 허리케인이 덮쳐오는 순간 차 안에 갇히는 임신부 리사를 연기하며 전혀 다른 장르적 도전에 나섰다.

공동 주연 휘트니 피크는 드라마 '가십걸'과 '체이서스 오브 사브리나'로 알려진 배우로, 광장공포증을 가진 다코타 역을 맡았다. 고층 건물에 고립된 채 밀려드는 물과 상어에 맞서는 인물이다. 지먼 운수는 '글래디에이터'(2000), '블러드 다이아몬드'(2006)로 익숙한 베테랑으로, 이번 작품에서는 해양 연구원이라는 직업 설정을 통해 상어의 습성과 이동 경로를 분석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리 높지 않은 비평가 점수, 그럼에도 스트리밍 1위…그 이유는
'스래시: 상어의 습격'은 비평과 흥행이 극명하게 엇갈린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영화 리뷰 집계 사이트 로튼토마토 기준 비평가 점수는 공개 직후 30%대 수준에 머물렀고, 관객 점수(팝콘미터)도 20% 후반선에서 형성됐다.
비평가들의 주된 지적은 캐릭터 서사의 얕음이다. 긴장감 있는 재난 연출에도 불구하고 인물들의 감정선이 충분히 쌓이지 않은 채 위기 상황만 반복된다는 평이 다수를 차지했다. 상어 영화의 공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반면 스트리밍 실적은 정반대였다. 공개 이틀도 지나지 않아 90개국 이상 넷플릭스 1위를 기록한 것은 이 장르에 대한 시청자들의 수요가 여전히 높다는 사실을 수치로 증명한다. 비평가 점수가 낮아도 넷플릭스 전 세계 1위에 오른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버드 박스'(2018), '아웃사이드 더 와이어'(2021) 등이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
상어 재난물 자체가 일종의 장르 보증수표 역할을 하는 측면도 있다. '샤크네이도' 시리즈처럼 완성도와 무관하게 소비되는 B급 재난물 팬층이 두터운 데다, '조스'(1975) 이후 반세기 넘게 유지되는 상어 영화에 대한 대중의 기본 호기심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
황소상어, 실제로 강에서 사는 종이다
영화 속 설정에서 허리케인 홍수와 함께 도심으로 유입되는 상어는 황소상어를 기반으로 한다. 황소상어는 실제로 담수 적응 능력이 뛰어난 종으로, 강 하류와 내륙 수계에서 발견된 기록이 있다. 1916년 미국 뉴저지 마탄체강 상어 공격 사건도 황소상어가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으며, 이후 '조스'의 모티브가 됐다는 설이 있다.
허리케인으로 인한 해수면 급등이 황소상어를 도심으로 유입시킨다는 이 영화의 전제는 100% 픽션이지만, 황소상어의 담수 이동 능력이라는 생물학적 사실에 기반한 설정이다. 이 점이 영화를 단순한 판타지 공포와 분리하는 요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