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인데 평점 9.42점...곧 넷플릭스서 내려가는 298만 ‘한국 영화’

2026-04-18 08:30

넷플릭스서 25일 사라지는 17년 묵은 명작, 지금 못 보면 후회한다
김혜자의 광기가 소름 끼치는 이유, 봉준호가 그린 모성의 어두운 면

이 영화, 진짜 곧 못 본다. 개봉한 지 17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역대급”, “엔딩이 미쳤다”, “김혜자 인생 연기”라는 반응이 따라붙는 한국 영화 한 편이 넷플릭스에서 내려간다.

영화 '마더' 주요 장면 / CJ ENM
영화 '마더' 주요 장면 / CJ ENM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데도 높은 평점이 유지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더 독한 여운으로 다시 소환되는 작품이다. 한 번 본 사람은 쉽게 잊지 못하고, 아직 못 본 사람은 “왜 이제야 봤지”라는 말이 나오기 쉬운 영화. 그 정체는 바로 봉준호 감독의 ‘마더’다.

최근 넷플릭스 코리아에 따르면 ‘마더’는 오는 25일 스트리밍 서비스를 종료한다. 지금도 실관람객 평점 9.42점을 기록하고 있는 이 작품은 2009년 5월 28일 개봉한 뒤 누적관객수 298만 명을 기록한 미스터리 범죄 스릴러다. 17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평점이 높게 유지된다는 건, 단순한 화제작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다시 꺼내보게 되는 ‘진짜 영화’라는 뜻에 가깝다. 더구나 넷플릭스 종료까지 예고되면서, 늦기 전에 다시 보려는 움직임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

개봉 당시 최단 기간 200만 돌파 / CJ ENM
개봉 당시 최단 기간 200만 돌파 / CJ ENM

‘마더’는 읍내 약재상에서 일하며 아들과 단둘이 사는 엄마가, 살인 용의자로 몰린 아들의 혐의를 벗기기 위해 직접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줄거리만 보면 모성애를 앞세운 휴먼드라마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무서운 이유는 바로 그 지점부터다.

봉준호 감독은 자식을 지키려는 어머니의 사랑을 단순히 따뜻하게만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그 사랑이 얼마나 집요해질 수 있는지, 얼마나 섬뜩해질 수 있는지, 그리고 어디까지 무너질 수 있는지를 차갑고도 뜨겁게 밀어붙인다. 그래서 ‘마더’는 감동적인 영화이면서 동시에 소름 끼치는 영화로 남는다.

시간이 흘러도 명작으로 회자되는 영화 / CJ ENM
시간이 흘러도 명작으로 회자되는 영화 / CJ ENM

무엇보다 이 작품을 잊을 수 없게 만드는 건 김혜자다. ‘국민엄마’라는 익숙한 이미지를 가진 배우가 이 영화에서는 완전히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아들을 향한 절박함, 점점 더 벼랑 끝으로 몰리는 불안,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더 깊어지는 광기까지 모두 김혜자의 표정과 눈빛 안에서 살아난다. 그래서 많은 관객이 이 작품을 두고 “김혜자를 위한 영화가 아니라 김혜자가 자기 영화로 만들어버린 영화”라고 말한다.

여기에 원빈 역시 도준 역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잘생긴 스타 배우 이미지를 넘어, 어수룩하고 불안하고 순수한 청년의 얼굴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며 배우 원빈의 가능성을 다시 증명했다.

원빈 캐스팅으로 화제 모은 298만 한국 영화 / CJ ENM
원빈 캐스팅으로 화제 모은 298만 한국 영화 / CJ ENM

흥행 성적도 선명했다. ‘마더’는 당시 개봉 10일 만에 관객 200만 명을 돌파해 같은 해 개봉한 한국영화 가운데 최단기간 기록을 썼다. 최종적으로는 298만 명을 끌어모으며 상업적으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진짜 무서움은 시간이 흐른 뒤 더 또렷해졌다. 처음 볼 때는 스릴러로 숨 막히고, 다시 볼 때는 엄마라는 존재의 복잡한 감정과 봉준호 감독의 디테일이 더 선명하게 들어온다. 그래서 ‘마더’는 시간이 지나도 계속 회자되는 작품이 됐다.

국내외 평가도 강했다. ‘마더’는 2009년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공식 초청됐고, 2010년 제8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부문 한국 출품작으로 선정됐다. 미국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1차 후보, 미국 스피릿어워드 외국영화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봉준호 감독이 ‘살인의 추억’ 이후 다시 선보인 스릴러라는 점에서도 당시 큰 주목을 받았다.

절절하지만 섬뜩한, 모성애 연기 김혜자 / CJ ENM
절절하지만 섬뜩한, 모성애 연기 김혜자 / CJ ENM

관객 반응 역시 지금 봐도 뜨겁다. “역대급 오프닝과 엔딩”, “김혜자의 광기가 소름 돋는다”, “모성의 무게를 이렇게 무섭게 보여준 영화는 드물다”, “보고 나면 한동안 멍하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결국 ‘마더’는 그냥 오래된 명작이 아니다. 19금인데도 평점이 높고, 세월이 지나도 다시 찾게 되고, 곧 넷플릭스에서 사라진다는 점까지 겹치면서 지금 더 강하게 소환되는 작품이다.

아직 못 봤다면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에 가깝다. 이미 봤더라도, 왜 이 영화가 지금까지 레전드로 남아 있는지 다시 확인할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