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혼여행에서 외모와 관련된 갈등이 불거지며 이혼 요구까지 이어졌다는 사연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와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블라인드에는 ‘신혼여행 갔다 왔는데 와이프가 이혼하자고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는 공무원 남성으로, 결혼정보회사(결정사)를 통해 만난 아내와 비교적 짧은 기간인 6개월간 교제한 뒤 결혼식을 올리고 곧바로 신혼여행까지 다녀왔다고 밝혔다. 결혼을 서둘렀던 만큼 서로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한 상태였다는 점도 글 곳곳에서 드러난다.
문제는 신혼여행 첫날 밤에서 시작됐다. 작성자는 자신의 단점으로 탈모를 꼽으며 “결정사 가입 당시에도 가발로 가렸고, 아내를 만날 때도 가발이 벗겨질까 봐 신체 접촉이나 잠자리를 피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결혼식까지 무사히 마친 뒤 신혼여행 첫날 밤 가발을 벗은 모습을 처음 보여줬는데, 아내가 탈모 사실을 숨겼다며 크게 화를 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아내는 이후 잠자리도 거부하며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갈등은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후 더 커졌다. 작성자는 “귀국해 신혼집에 들어온 날, 아내가 이혼하자고 말했다”며 “아직 혼인신고는 하지 않은 상태라 서류상으로 정리할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탈모를 숨겼다는 이유로 이혼을 요구하는 경우 받아들여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조언을 구했다.
해당 사연이 공개되자 온라인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결혼 전 중요한 외모 요소를 숨긴 것은 신뢰 문제로 볼 수 있다”, “상대방 입장에서는 배신감을 느낄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탈모가 이혼 사유가 되는 것은 과하다”, “외모 하나로 관계를 정리하려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탈모 인구가 1000만명에 이를 정도로 많아지면서 탈모인들을 위한 대선 공약까지 등장할 정도로 모발 관리는 20·30세대들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탈모에 대한 고민이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탈모 인구가 늘어나는 가운데 남성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는 여성들의 거부감도 한몫한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결혼 적령기인 20~30대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남성은 여드름 여성을, 여성은 대머리 남성을 가장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다.
탈모가 본인의 잘못도 아닌데 혼인 취소나 이혼 사유가 될까. 대머리인 남성이 결혼 전에 가발을 쓰고 있어서 여자 친구가 전혀 알지 못하고 나중에 결혼 후 대머리인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법률 전문가들은 "남자나 여자나 결혼 전 연애할 때는 상대방에게 잘 보이기 위해 조금은 과장하는 때도 있다"면서 "대머리라는 사실을 속이고 결혼한 것은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로 보기는 어렵다"라고 말한다. 이어 "이혼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재판부에서 기각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탈모라는 이유만으로는 이혼 사유나 혼인 취소 사유가 되지는 않는다"라고 설명한다.
대머리를 제외하고 신체적 결함으로 이혼한 사례로는 심각한 질병을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