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의 그림자, 더 이상 방치 안 해"… 전남, 초고령층 벼랑 끝 구출 작전 '시동'

2026-04-13 12:29

전국 최고 노령화 지대 전남, 맞춤형 밀착 치유 특화 프로젝트 ‘내안애(愛)’ 전격 가동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초고령사회로 진입한 대한민국, 그중에서도 가장 나이 든 지역인 전라남도가 벼랑 끝에 내몰린 노년층의 삶을 부여잡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급증하는 어르신들의 극단적 선택을 막아내기 위해 지자체와 지역 사회 전체가 똘똘 뭉쳐 사상 최고 수준의 생명 보호 그물망을 펼친다.

전라남도와 전남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센터장 송제헌)는 노인 자살 문제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전남형 노인 자살예방 프로그램 ‘내안愛(애)’를 본격 추진한다.  / 전남도
전라남도와 전남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센터장 송제헌)는 노인 자살 문제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전남형 노인 자살예방 프로그램 ‘내안愛(애)’를 본격 추진한다. / 전남도

◆ 가파르게 오르는 비극의 그래프, 골든타임 놓칠 수 없다

현재 전남 지역의 시곗바늘은 늙어가고 있다. 2026년 2월을 기점으로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무려 28.7%를 돌파하며 전국 17개 시·도 중 1위라는 무거운 타이틀을 쥐었다. 문제는 노화와 함께 찾아오는 마음의 병이다. 통계에 따르면 10만 명당 노인 극단적 선택 비율은 2022년 38.0명에서 2024년 44.5명으로 치솟으며 붉은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이에 전남도와 전남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는 더 이상 이 비극을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노년층의 정서적 특성을 정밀 타격하는 특단의 조치를 꺼내 들었다.

◆ 얼어붙은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는 힐링 백신, '내안애(愛)'

이번 구출 작전의 핵심 무기는 바로 어르신 특화 심리 방역 프로그램인 ‘내안애(愛)’다. 65세 이상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위로를 넘어선다. 잠 못 이루는 밤을 달래주는 수면 관리부터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스스로 털어내는 법, 그리고 혼자 감당하기 벅찬 위기 순간에 즉각 구조 신호를 보내는 실전 지침까지 세밀하게 교육한다. 도는 이 과정을 통해 마음의 병이 깊어진 은둔형 고위험군을 조기에 찾아내고 맞춤형 밀착 관리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 마을 이장부터 응급실까지… 지역사회가 하나 된 거미줄 방어막

지자체의 노력만으로는 뚫린 구멍을 모두 막을 수 없다. 이에 전남 22개 시군이 연합해 촘촘한 지역 밀착형 방어선을 구축했다. 동네 사정에 가장 밝은 이장과 통장들을 '생명지킴이'로 임명하고, 동네 약국을 '생명사랑약국'으로 지정해 일상 속 이상 징후를 가장 먼저 포착한다. 또한, 한 번의 뼈아픈 시도를 겪은 이들이 다시 무너지지 않도록 응급실과 연계한 사후관리 시스템 ‘생명 이-음’을 가동하며, 경찰 및 소방 당국과 핫라인을 뚫어 24시간 출동 대기하는 위기개입팀까지 신설했다.

◆ 봄의 불청객 '스프링 피크' 막아라… 24시간 열린 구원의 전화

특히 만물이 소생하는 봄철(3~5월)은 역설적으로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며 극단적 선택이 급증하는 이른바 '스프링 피크' 기간이다. 전남도는 이 고위험 시기를 무사히 넘기기 위해 대대적인 생명 존중 캠페인을 벌이며 도민들의 인식 개선에 나선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간절할 때 언제든 응답하는 상담 콜센터(109)와 정신건강 핫라인(1577-0199)의 존재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광선 전남도 보건복지국장은 “전국에서 가장 노인 인구가 많은 전남에서 어르신들의 마음 건강을 지키는 것은 행정의 최우선 의무이자 시대적 소명”이라고 강조하며, “단 한 명의 도민도 외로움 속에 스러지지 않도록 지역 사회와 연대해 완벽한 방패막을 세우겠다”고 굳은 결의를 보였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