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쯤 방문하면 천성산의 가장 눈부신 신록을 만날 수 있는 국내 여행지가 있다.

경남 양산에 자리한 홍룡사다. 홍룡사는 신라 문무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원효대사가 천성산에서 당나라 승려 1000명에게 '화엄경'을 설법할 때 승려들이 폭포에서 몸을 씻고 설법을 들었다 해 처음에는 '낙수사(落水寺)'라고 불렸다.
이후 폭포의 물줄기가 바위에 부딪혀 생기는 물보라 사이로 무지개가 피어오를 때, 그 모습이 마치 ''황룡이 무지개를 타고 승천하는 것 같다'고 하여 홍룡사라는 이름이 붙었다. 홍룡사는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1970년대에 중건돼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홍룡사는 양산 8경 중 하나인 홍룡폭포를 품고 있다. 홍룡폭포는 상층(23m), 중층(10m), 하층(8m)으로 이루어진 3단 폭포이다. 폭포 바로 옆에 위치한 관음전과 그 뒤로 떨어지는 물줄기가 홍룡사만의 독보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폭포의 낙차가 크고 물보라가 미세하게 퍼지면서 맑은 날 해가 비치면 실제로 선명한 무지개가 자주 나타난다.
홍룡사는 일반적인 평지 사찰이나 산사보다 훨씬 역동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대웅전이 중심인 대부분의 사찰과 달리 홍룡사의 실질적인 주인공은 관음전이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 폭포 바로 옆 벼랑에 붙어 있는 관음전은 압도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 시각적 풍경뿐만 아니라 창밖으로 떨어지는 폭포 소리가 번뇌를 씻어주는 수행의 일부가 되는 사찰이다.

4~5월에는 겨울을 지나 폭포의 수량이 풍부해져 더욱 힘찬 소리를 내고, 주변의 연등과 새잎이 어우러져 화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찰로 들어가는 진입로에는 벚나무와 다양한 봄꽃이 피어 산책하기 적절하다.
경내는 대웅전을 중심으로 종각, 요사채 등이 배치된 아담한 규모이다. 경내를 둘러본 뒤 폭포 방향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라 고즈넉한 여유를 만끽하기 좋다. 또 천성산 일대 등산 코스와도 연결돼 있어 본격적인 산행도 가능하다.
홍룡사를 품고 있는 천성산은 영남 알프스의 남쪽 끝자락에 위치해 '어머니의 산'이라고도 불린다. 정상 부근에는 원효대사가 승려들에게 화엄경을 가르쳤다는 화엄늪이 있다. 봄에는 습지 식물과 야생화가, 가을에는 억새가 장관을 이룬다.


홍룡사는 별도 예약 없이 연중 언제든 방문할 수 있다. 다만 봄철 산길은 일교차가 크고 폭포 주변 노면이 젖어 있는 경우가 많아 유의해야 한다.
자차로 방문할 경우, 내비게이션에 '홍룡사' 또는 '홍룡사 주차장'을 검색한 뒤 출발하면 된다. 사찰 바로 아래에 전용 주차장(경남 양산시 상북면 대석리 2-1)이 마련돼 있으며 주차 요금은 무료이다. 주말이나 공휴일, 행락철에는 주차 공간이 협소할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양산 12번, 12-1번을 타면 된다. 부산 명륜역과 양산, 언양을 오가는 노선으로 약 10~15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대성마을' 정류장에서 하차한 뒤 사찰 입구까지 약 2.5~3km 거리(도보 약 40분 ~ 1시간) 정도 소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