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동반 상승하며 리터당 2000원 선 돌파를 앞둔 가운데 국제 유가는 하락세를 나타내며 국내외 에너지 시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일 대비 0.49원 오른 1993.18원을 기록했다. 리터당 2000원이라는 심리적 저항선까지 단 7원만을 남겨둔 수치다. 경유 역시 전날보다 0.43원 상승한 1986.68원으로 집계되며 휘발유와의 가격 격차를 10원 이내로 좁혔다. 고가 제품인 고급 휘발유는 1.00원 오른 2363.47원을 기록해 유가 상승세가 전 제품군에 걸쳐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역별 가격 차이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서울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2024.94원으로 이미 2000원 선을 넘어섰으며 전일 대비 0.46원 추가 상승했다. 제주 지역은 2014원으로 서울과 함께 전국 최고가 지역으로 분류됐다. 경기(1991원), 충북(1992원) 등 수도권과 인접 지역도 전국 평균 수준을 유지하며 2000원 진입을 목전에 뒀다. 반면 대구(1975원), 전북(1976원), 대전(1978원) 등 일부 남부 및 내륙 지역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며 지역 간 최대 40원 이상의 평균가 격차를 보였다.
전국 유가 분포의 극단적인 차이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휘발유 기준 전국 최저가는 1824원이지만 최고가는 2498원에 달해 동일 제품임에도 주유소 선택에 따라 리터당 674원의 비용 차이가 발생한다. 경유 또한 최저가 1644원과 최고가 2480원 사이에 836원이라는 막대한 간극이 존재한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유가 부담이 거주 지역과 이용 주유소에 따라 천차만별로 나타나는 이유다.
국내 가격의 오름세와 달리 국제 시장에서는 하락 신호가 포착됐다. 지난 4월 10일 기준 국제 유가는 일제히 약세를 면치 못했다. 중동 정세의 핵심 지표인 두바이유는 배럴당 1.95달러(1.89%) 급락한 100.75달러를 기록하며 100달러 선 유지를 위협받고 있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0.72달러 하락한 95.20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30달러 떨어진 96.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 유가가 통상 2주에서 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소매 가격에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국내 고유가 행진은 과거 국제 유가 상승분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유가 상승은 물가 전반에 걸친 압박 요인으로 작용한다. 물류비용 증가와 제조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에너지 가격 변동은 가계 소비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턱밑까지 추격하면서 화물 운송업계와 디젤차 이용자들의 유류비 부담은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 폭 조정 여부와 국제 유가 하락분의 국내 반영 속도가 향후 물가 안정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의 최근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이달 말부터 국내 유가도 하향 안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나 산유국의 생산 정책 변화 등 가변적인 요소가 산재해 있어 낙관하기는 이르다. 소비자들은 오피넷 등 실시간 가격 정보 서비스를 활용해 주유소별 가격 편차를 확인하고 최저가 주유소를 찾는 등 자구책 마련에 집중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