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봐야한다...넷플릭스서 사라지는 '평점 9.21' 1626만 한국 영화

2026-04-12 12:47

1626만 관객의 사랑, '극한직업' 넷플릭스 서비스 종료 임박
7년 후에도 9.21점, '극한직업'이 최고의 코미디가 된 이유

넷플릭스에서 또 하나의 대형 흥행작이 사라진다.

넷플릭스서 곧 사라지는 1626만 한국 영화 / CJ ENM
넷플릭스서 곧 사라지는 1626만 한국 영화 / CJ ENM

한때 역대 전체 박스오피스 2위까지 올랐고, 지금도 “웃고 싶을 때 다시 찾게 된다”는 반응이 이어지는 1626만 한국 영화가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여전히 높은 평점과 재관람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종료 소식은 더 아쉽게 다가온다. 아직 보지 못한 이용자라면 물론이고, 이미 한차례 본 관객에게도 다시 꺼내볼 마지막 기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정체는 이병헌 감독의 영화 ‘극한직업’이다. 넷플릭스 코리아에 따르면 ‘극한직업’은 오는 25일을 끝으로 넷플릭스 스트리밍 서비스가 종료된다. 네이버 기준 평점 9.21을 기록 중인 이 작품은 누적 관객 수 1626만 4944명을 동원한 초대형 흥행작이다. 극장 개봉 당시 압도적인 흥행 성적을 남긴 데 이어, OTT에서도 꾸준히 소비돼 온 대표적인 한국 상업영화라는 점에서 플랫폼 종료 소식 자체가 적잖은 관심을 모은다.

코미디 영화 중 역대 2번째 천만 영화 / CJ ENM
코미디 영화 중 역대 2번째 천만 영화 / CJ ENM

‘극한직업’은 해체 위기의 마약반 형사 5인방이 범죄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위장 창업한 치킨집이 뜻밖에도 전국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코믹 수사극이다. ‘낮에는 치킨 장사, 밤에는 잠복근무’라는 설정부터 강한 흡인력을 갖고 있다. 수사극의 긴장감 위에 생활형 코미디를 절묘하게 얹어낸 이 작품은, 누구나 쉽게 웃을 수 있는 대중적인 리듬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흥행 기록 역시 압도적이었다. ‘극한직업’은 개봉 15일째였던 2019년 2월 6일, 동시기 개봉작 가운데 가장 먼저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2018년 8월 천만을 넘긴 ‘신과함께-인과연’에 이어 역대 23번째 천만 영화로 기록됐고, 한국 영화로는 역대 18번째, 코미디 영화로는 2013년 ‘7번방의 선물’ 이후 두 번째 천만 영화에 이름을 올렸다. 주연 배우 류승룡 역시 ‘광해, 왕이 된 남자’, ‘7번방의 선물’, ‘명량’에 이어 네 번째 천만 영화 출연 기록을 세웠다. 코미디 장르가 대규모 흥행으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극한직업’의 성과는 지금 봐도 상당히 이례적이다.

오는 25일 끝으로 넷플릭스 상영 종료 / CJ ENM
오는 25일 끝으로 넷플릭스 상영 종료 / CJ ENM

이 작품의 힘은 배우들의 호흡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류승룡을 중심으로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이 만들어낸 앙상블은 지금 다시 봐도 탄탄하다. 류승룡은 마약반 반장 고반장 역을 맡아 진지함과 허당미를 오가는 연기로 극의 중심을 잡았고, 이하늬는 장형사 역으로 반전 매력을 보여줬다. 여기에 ‘범죄도시’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진선규가 절대미각 마형사로 변신해 예상 밖의 웃음을 안겼고, 이동휘와 공명 역시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누가 한 명만 튀는 영화가 아니라, 팀 전체의 합이 웃음을 완성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완성도가 높다.

연출과 각본의 결도 뚜렷하다. ‘완벽한 타인’ 배세영 작가가 집필하고, ‘스물’, ‘바람바람바람’ 등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 감독은 당시 제작발표회에서 “연출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웃음’이었다. 만드는 사람, 보는 사람이 모두 웃음으로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웃음이 의미가 될 수 있었으면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극한직업’은 그 의도를 가장 직관적으로 구현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과한 신파나 억지 감동에 기대기보다, 대사와 상황, 캐릭터의 충돌에서 나오는 코미디 자체로 승부했다는 점이 대중에게 크게 통했다.

액션+코미디 흥행 견인 요소 / CJ ENM
액션+코미디 흥행 견인 요소 / CJ ENM

흥행 배경에도 이런 흐름이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당시 ‘국가부도의 날’, ‘마약왕’ 등 무게감 있는 한국 영화가 연이어 나온 상황에서 관객들이 보다 가볍고 시원하게 웃을 수 있는 작품을 찾았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측 역시 “너무 웃긴 영화라고 입소문이 난 점이 천만 돌파의 비결”이라며 감독의 연출 의도와 배우들의 앙상블을 주요 흥행 요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극한직업’은 신파나 과도한 욕설에 기대지 않고도 폭발적인 웃음을 끌어냈다는 점에서 ‘제대로 된 코미디’라는 평가를 받았다.

시간이 꽤 흘렀지만 반응은 여전히 뜨겁다. ‘극한직업’은 개봉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네이버 기준 평점 9.21을 유지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진짜 뻥 안 치고 너무 웃겼다”, “너무 웃겨서 감동스러울 지경”, “웃고 싶을 때마다 보는데 매번 웃기는 최애 영화”, “다섯 번은 넘게 본 듯 배우들 너무 찰지게 웃겨요”, “시나리오 진짜 기막히게 썼네”, “지금까지 이런 영화는 없었다” 등 반응을 남기고 있다. 한 번 보고 끝나는 영화가 아니라 반복해서 찾게 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경쟁력이 뚜렷하다.

유튜브, CJ ENM Movie

최근에는 흥행 순위에도 변화가 생겼다. ‘극한직업’은 오랫동안 역대 전체 박스오피스 2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지난 11일 관객 수 1628만 명을 넘어서며 이를 추월했다. 이에 따라 ‘극한직업’은 한 계단 내려왔지만, 1600만 명 이상 관객을 동원한 국내 개봉 영화가 손에 꼽힌다는 점에서 상징성은 여전하다. 순위가 바뀌었다고 해도 한국 상업영화 흥행사에서 차지하는 비중까지 줄어든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지금까지 이런 영화는 없었다' / CJ ENM
"지금까지 이런 영화는 없었다" / CJ ENM

결국 이번 넷플릭스 종료는 단순한 서비스 목록 변경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한국 코미디 영화의 흐름을 바꿨고, 1626만 관객을 동원하며 대중성과 화제성을 동시에 입증한 작품이 플랫폼에서 빠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아직 못 봤다면 더 늦기 전에 챙겨볼 이유가 충분하고, 이미 봤더라도 다시 한번 웃고 싶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릴 만한 영화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 지금 넷플릭스에서 사라지기 전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한국 영화 가운데 하나가 바로 ‘극한직업’이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