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협상 일시 종료... “심각한 수준의 의견 충돌, 상황이 좋지 않다”

2026-04-12 09:42

밤샘 협상도 합의 못한 미-이란, 핵심 쟁점은?

11일(현지 시각) 미국과 이란의 첫 종전 협상이 열릴 파키스탄 세레나 호텔 인근에서 현지 경찰이 경계 근무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11일(현지 시각) 미국과 이란의 첫 종전 협상이 열릴 파키스탄 세레나 호텔 인근에서 현지 경찰이 경계 근무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세레나 호텔에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가운데 열린 미국과 이란 간의 밤샘 마라톤 종전 협상이 12일(이하 한국 시각) 새벽 일시적으로 종료됐다.

역사적인 협상장 주변은 현지 경찰이 철통같은 경계 근무를 서며 사태에 대비했다. 양측 대표단은 테이블에 마주 앉아 평화 정착을 위한 다각적인 논의를 이어갔으나 결국 합의에는 도달하지 못한 채 잠시 숨을 고르게 됐다.

협상 직후 미국 측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란 정부는 미국과 입장 차이가 분명한 상황 속에서도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협상을 계속 이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14시간의 혈투와 남겨진 핵심 쟁점들]

이란 정부는 이번 협상 진행 상황을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신속히 알렸다.

이란 정부는 공식 계정에서 "파키스탄의 중재하에 진행된 미국과 이란 간 회담이 14시간 만에 종료됐다"며 협상의 일시적인 종료를 타전했다.

이어 "양측 실무팀이 현재 전문적인 문서를 교환 중"이라고 덧붙이며 고위급 회담이 멈춘 이후에도 실무진 차원의 세부 조율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일부 이견이 남아있지만, 협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외교적 대화를 통한 분쟁 해결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을 거두지 않았다.

무려 14시간이나 이어진 협상 과정에서 양측은 핵심 이해관계가 얽힌 중대 현안을 두고 팽팽히 맞섰다.

원유 물류의 심장부인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와 이스라엘이 공격을 멈추지 않는 레바논 지역의 휴전 문제 등 굵직한 쟁점을 두고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이란 국영 매체는 현지 취재진을 인용해 양측 대표단이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이날 본 협상을 속개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반면 다른 현지 매체들은 협상 종료 소식을 보도하면서도 양측 간 심각한 수준의 의견 차이가 돌출됐다고 전해 남은 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어둡게 예상케 했다.

[3라운드에 걸친 치열한 공방과 양국 대표단]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양측 대표단은 중간에 휴식 시간을 가지며 치열한 싸움을 거듭했고, 총 3라운드에 걸친 협상을 진행했다. 양측은 앞서 지난 8일 2주간의 한시적인 휴전에 전격 합의하며 굳게 닫혔던 평화의 문을 열었다.

이후 전날부터 이슬라마바드에서 파키스탄이 동석한 가운데 3자 대면 협상을 가동한 것이다. 이번 중대 협상을 위해 미국은 JD밴스 부통령을 필두로 하는 고위급 협상단을 파견했다. 이란 역시 국회 입법을 총괄하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의장이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나타나 자국의 입장을 단호히 대변했다.

[대화 이면에서 고조되는 일촉즉발의 군사적 긴장]

외교적 타협을 도출하기 위한 대화가 협상장에서 진행되는 와중에도 바다 위 무력 충돌의 뇌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양측이 테이블에 앉은 시간에도 중동 현장의 군사적 긴장 수위는 한층 위험하게 고조되는 모순적인 양상을 보였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발표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기뢰 제거 여건 조성을 시작했다"면서 미 해군 소속 유도미사일 구축함 2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보란 듯이 통과했다는 사실을 전격 공개했다. 대화가 한창임에도 전략적 요충지에 대한 무력 투사와 군사적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미국의 강한 압박 의도가 엿보인다.

이에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역시 가만히 침묵하지 않았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군함은 강력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날 선 경고 메시지를 즉각 날리며 미국의 무력 시위에 대한 반발과 항전 의지를 굽히지 않고 드러냈다.

이처럼 협상장 안팎으로 외교적 줄다리기와 군사적 힘겨루기가 동시에 아슬아슬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날 곧바로 속개될 다음 회담에서 양측 대표단이 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해 종전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지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의 이목이 이슬라마바드로 집중되고 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