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사무총장이 이번 주 초 비공개로 만난다. 6·3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를 50여 일 앞두고 열리는 자리인 만큼 합당 무산 이후 미뤄뒀던 '연대와 통합' 문제가 공식 의제로 오르지만 정치권의 관심은 다른 데 있다. 조국 혁신당 대표가 어느 지역에서 재보선에 출마하느냐를 둘러싸고 두 당 사이에 제한적 선거연대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까닭이다. 
조 대표는 당원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오는 15일에서 20일 사이 재보선 출마 지역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유력 지역으로는 경기 하남갑과 평택을이 거론된다. 하남갑은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로 확정된 추미애 의원의 지역구이고, 평택을은 민주당 귀책 사유로 재선거가 치러지는 곳이다. 조 대표는 지난 10일 대전에서 열린 필승 결의대회에서 "국민 눈높이에서 쉬워 보이는 지역에는 가지 않겠다"며 두 지역을 직접 언급했다. 평택을에 대해서는 "19·20·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연이어 당선된 험지 중의 험지"라고 했고, 하남갑도 "추미애 의원이 지난 총선에서 1200표 차로 이긴 험지"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민주당이 재보선 전 지역 공천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조 대표가 민주당 후보와 맞붙는 상황이 불가피해졌다는 점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지난 10일 전남 담양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재보선 민주당 후보는 전 지역에서 다 출마한다"며 "한 곳도 빼지 않고 공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혁신당이 민주당 귀책 사유 지역에는 후보를 내지 말라고 요구해온 것을 사실상 일축한 것이다. 정 대표는 또 시간적 제약을 이유로 재보선은 전략공천으로 진행한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조 대표는 독자 노선을 강조한다. 그는 "3자 구도든 4자 구도든 감수하고 경쟁해서 당선되겠다"며 "민주당은 민주당의 길을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혁신당도 혁신당의 길을 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길을 가다 보면 서로 만날 일이 있고, 대화할 일이 있으면 만나고 대화할 것"이라며 연대 가능성 자체를 닫진 않고 있다.
민주 진보 진영에선 민주당·혁신당·국민의힘 3자 대결 구도가 형성돼 표가 분산될 경우 국민의힘 후보에게 유리한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민주당은 연대에 소극적인 것으로 보인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고공행진하는 만큼 다자구도에서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자신한다.
한국갤럽이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을 조사해 발표한 4월 2주 여론조사 결과(전화조사원 인터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혁신당 지지율은 진보당과 같은 1%에 그쳤다. 민주당은 48%, 국민의힘은 20%, 개혁신당은 3%다.
주고받기 거래가 가능한 지역이 마땅찮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혁신당에서 황운하 의원이 세종시장 선거에, 황명필 울산시당위원장이 울산시장 선거에 각각 출마를 선언했지만, 민주당 내에서는 이들이 선거 판세를 가를 캐스팅보트가 되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진보당이 평택을 무공천을 조건으로 울산시장 후보 단일화를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이 역시 일축하는 분위기다.
올 초 합당 제안 파동 당시 불거진 이른바 밀약설도 민주당 지도부의 적극적 대응을 어렵게 하는 요소다. 지도부가 주도적으로 조 대표를 배려할 경우 정 대표가 조 대표에게 자리 양보를 밀약했다는 얘기가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 재점화할 수 있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도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없진 않다. 민주당이 대승적으로 결정해 부분적으로 양보해야 한다는 얘기가 일부 나온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이해민 혁신당 사무총장과의 회동에 대해 "선거연대, 후보와 관련한 고민을 아직 하고 있지 않다"며 "우리의 공천 스케줄대로 가는 것이고 만나서 (상대가) 어떤 생각인지 듣는 건 듣는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연합뉴스에 "지금은 다자구도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지도부가 하는 것 같다"며 "서로 벼랑 끝까지 가야 협상이 될 것 같은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