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창민 감독 폭행 사망 사건이 다시 여론의 중심에 선 것은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이 유튜브 채널에 직접 출연해 사과 의사를 밝히면서다. 그러나 이번 논란의 핵심은 단순히 “죄송하다”는 말이 나왔느냐가 아니다. 유족이 그동안 단 한 차례도 직접적인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호소해온 상황에서, 당사자 접촉보다 먼저 언론과 유튜브를 통한 공개 해명이 이어졌다는 점이 더 큰 반발을 낳고 있다. 사과의 형식이 오히려 유족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사건은 지난해 10월 20일 경기 구리시의 한 음식점에서 벌어졌다. 김 감독은 발달장애 성향이 있는 아들과 함께 식당을 찾았다가 다른 손님들과 시비가 붙었고, 이후 폭행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1월 7일 뇌사 판정을 받았다. 이후 장기기증을 통해 4명에게 새 생명을 남겼다. 경찰은 현재까지 20대 남성 2명을 상해치사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한 상태다.
하지만 사건이 커진 배경에는 폭행 자체만이 아니라 초동 수사에 대한 불신이 있다. 공개된 CCTV와 후속 보도에 따르면 김 감독은 쓰러진 뒤에도 폭행을 당했고, 사각지대와 골목 쪽으로 끌려가 추가 폭행을 당한 정황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수사 초기에는 현장에 등장한 인원 전체가 아닌 일부만 피의자로 특정됐고, 이후 보완수사 과정에서 추가 가담 여부가 다시 문제로 떠올랐다. 법무부 장관도 CCTV상 최소 6명이 등장하는데도 초기에 1명만 송치됐다가 뒤늦게 1명이 더 특정됐다고 언급했고, 경기북부경찰청은 현장 대응과 수사 절차 전반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 검찰 역시 사건을 송치받은 뒤 전담팀을 꾸려 보완수사에 나섰다.
여기에 사건 초기 경찰이 김 감독 측도 특수협박 혐의 조사 대상으로 검토하고 쌍방 폭행으로 본 정황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부실 수사 논란은 더 커졌다. 일부 보도에서는 피의자 중 한 명이 동종 전과로 인한 집행유예 기간 중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도 전해지며,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판단과 불구속 수사의 적절성을 둘러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유튜브 사과는 사건의 본질을 덮기보다 오히려 더 선명하게 드러냈다.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은 영상에서 유족에게 사과하고, 사건 이후 발표해 논란이 된 음원도 사건 전부터 준비한 곡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유족은 여전히 직접적인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다. 결국 지금 이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공개 플랫폼에서의 해명 경쟁이 아니라, 누가 어디까지 폭행에 가담했는지, 초동 수사가 왜 그 정도에 머물렀는지, 그리고 유족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진상 규명이 가능하냐는 점이다. 김창민 감독 사건은 이제 ‘사과를 했느냐’보다, 왜 수사와 책임 규명이 이토록 늦고 흔들렸느냐를 묻는 단계로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