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만공사, 세계 1위 싱가포르항과 손잡았다…데이터 기반 ‘항만 경쟁’ 본격화

2026-04-10 08:28

- 입출항·하역 데이터 연계로 대기시간 줄인다…운영 효율화 실질 협력 착수
- 글로벌 물류 불확실성 속 ‘스마트항만 전환’ 속도…부산항 경쟁력 시험대

세계 2위 환적항인 부산항이 세계 1위 싱가포르항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데이터 기반 항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 사진제공=부산항만공사
세계 2위 환적항인 부산항이 세계 1위 싱가포르항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데이터 기반 항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 사진제공=부산항만공사

[전국=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세계 2위 환적항인 부산항이 세계 1위 싱가포르항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데이터 기반 항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단순 교류 수준을 넘어 실제 운영 효율을 끌어올리는 실질 협력 논의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향후 성과에 관심이 쏠린다.

부산항만공사(BPA)는 지난 8일 싱가포르에서 싱가포르 해사항만청(MPA)과 만나 항만 운영 최적화와 스마트항만 구축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만남은 양 항만이 각각 글로벌 1·2위 환적항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을 넘어 실질적인 경쟁력 강화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 협의의 핵심은 ‘데이터’다. 선박 입출항 정보, 하역 일정, 터미널 운영 상황 등 그동안 개별적으로 관리되던 항만 데이터를 통합·연계해 실시간으로 활용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주요 논의 대상이었다. 이는 단순한 시스템 개선이 아니라 항만 운영 방식 자체를 바꾸는 구조적 변화로 평가된다.

싱가포르항이 운영 중인 입출항 최적화 시스템(PCO, Port Call Optimization)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선박 도착 시점과 하역 일정, 접안 가능 시간 등을 사전에 정밀하게 조정해 불필요한 대기시간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부산항 역시 이 같은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면서, 선박 체류시간 단축과 항만 혼잡도 완화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글로벌 해운 시장에서는 항만 대기시간이 곧 비용으로 직결된다. 선박이 항만 외곽에서 대기하는 시간만 줄여도 연료비와 운항 비용 절감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요 항만들은 단순 하역 능력을 넘어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구조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이번 협력 논의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부산항이 뒤처지지 않기 위한 대응 성격도 강하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물동량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항만 운영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 기관은 향후 항만 간 데이터 교환 체계를 구축하고 단계적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데이터가 연결되면 선박 운항 일정과 물류 흐름을 보다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어, 항만 간 연계 효율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 항만 간 데이터 표준화, 시스템 연계 방식, 보안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기술적·제도적 장벽이 여전히 남아 있다. 단순한 협의 수준을 넘어 실제 운영에 적용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논의는 부산항이 ‘물동량 중심 항만’에서 ‘운영 효율 중심 항만’으로 전환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결국 항만 경쟁의 승부는 규모가 아니라 ‘속도와 정확성’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세계 선진 항만과의 협력을 통해 운영 효율을 높이고 디지털 기반 항만체계를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home 최학봉 기자 hb7070@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