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6.3지방선거, 의혹은 엄정 수사로, 선거는 정책으로 경쟁해야”

2026-04-09 21:09

“국민의힘 경주시장 경선,의혹에 대한 신속하고 엄정한 공적 판단 필요”

이율동 선임기자/위키트리 대구경북본부
이율동 선임기자/위키트리 대구경북본부

국민의힘 경주시장 경선전이 심상치 않다.

정책과 비전이 오가야 할 선거판이 불법 선거운동 의혹, 관권 선거 논란, 보은성 지지 선언 문제로 흔들리고 있다.

유권자가 보고 듣는 것은 도시의 미래 청사진이 아니라, 위법 논란과 공방의 확대 재생산이다.

이 상황이 길어질수록 선거의 본질은 흐려지고 시민의 피로감만 커진다.

무엇보다 공정 선거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선거 결과의 정당성마저 흔들릴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말의 전쟁이 아니라, 의혹에 대한 신속하고 엄정한 공적 판단이다.

이번 논란은 결코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제기된 내용만 보더라도 후보 본인 음성이 담긴 ARS 발송 문제, 공무원 정치 중립 훼손 가능성, 예산 지원 단체의 지지 선언 문제, 특정 언론과의 유착 의혹까지 선거 공정성을 정면으로 건드리는 사안들이다.

박병훈 예비후보 측은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불법 ARS 음성 파일을 확보했다고 밝히며, 이를 중대한 위법 가능성이 있는 사안으로 규정했다.

또 관변단체 동원과 공무원 개입 의혹까지 함께 제기하며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이어 8일에는 현직 시장을 제외한 예비후보 4명이 공동 성명을 내고 이번 상황을 ‘경주 선거 문화의 위기’로 규정했다.

이들은 후보 사퇴와 공무원 중립 의무 이행, 선관위의 즉각 답변, 수사기관의 신속 수사, 예산 지원 단체의 보은성 지지 선언 철회를 요구했다.

특히 공무원의 선거 개입은 관권 선거의 전형이며, 시민의 혈세가 지지세 결집의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다만, 주낙영 경주시장 예비후보는 9일 선거사무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본 후보의 선거운동은 선관위의 공식 자문과 승인 하에 이루어진 적법한 행위”라며, 이를 뒷받침하는 5가지 핵심 증빙 자료를 언론에 전격 공개했다.

그러면서 “현명한 시민들께서 공개된 증거를 통해 진실을 냉철하게 판단해 주시리라 믿는다”며, "앞으로도 근거 없는 비방에 흔들리지 않고 오직 정책과 비전으로 시민들의 선택을 받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정말 다행스런 입장 표명이다.

현직 시장 관련 의혹이 문제 제기만으로 곧바로 법 위반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최종 판단은 선관위와 수사기관, 그리고 사법 절차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

현직 시장이 제시한 증빙자료에 대한 관련 당국의 철저한 검증이 필요한 것이다.

사실관계를 신속히 확인하고, 위법 여부를 조속히 가려내야 한다.

공정성 시비가 장기화할수록 선거판은 더 혼탁해지고, 유권자는 더 큰 혼란 속에 놓인다.

당국이 늑장 대응을 하거나 모호한 태도를 보이면, 그 자체가 또 다른 불신의 원인이 된다.

선거 관리의 핵심은 중립성뿐 아니라 적시성에도 있다.

이번 사안에서 놓쳐서는 안될 본질은 현직의 무게이다.

현직 시장은 다른 후보보다 훨씬 큰 행정 권한과 조직 접근성을 가진다. 그래서 현직에 요구되는 선거 윤리는 일반 후보보다 훨씬 무겁고 엄격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행정과 선거의 경계가 흐려졌다는 의심을 사지 않도록 스스로 더 조심해야 하는 자리이다.

만약 그 위치에서 공정성 시비가 반복된다면,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민주주의 원칙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야권이든 여권이든, 도전자든 기득권이든 모두가 기억해야 할 점도 있다. 선거는 끝내 정책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경주의 경제를 어떻게 되살릴지, 침체한 구도심을 어떻게 살릴지, 청년이 머무는 도시를 어떻게 만들지, 문화도시 경주의 잠재력을 어떻게 키울지에 대한 실질적 경쟁이 다시 선거의 중심으로 돌아와야 한다.

공동 성명에 참여한 예비후보들 역시 선거법 준수, 흑색선전 배격,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하는 깨끗한 선거 문화를 약속했다. 이 다짐은 말로만 그쳐서는 안 된다.

경주는 품격 있는 도시여야 하고, 그 품격은 선거에서도 드러나야 한다.

불법 의혹은 철저히 수사하고, 문제가 확인되면 예외 없이 책임을 물어야 한다. 동시에 정치권은 선거를 진흙탕으로 끌고 갈 것이 아니라 정책 경쟁의 장으로 복원해야 한다.

의혹은 엄정 수사로 풀고, 선거는 정책 경쟁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것이 지금 경주 선거를 바라보는 시민 다수의 상식적 요구일 것이다.

home 이율동 기자 fight@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