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드립닷컴, 정상요금 받고 절반 환불…이제는 규제 논의가 필요하다

2026-04-09 20:41

- 가격은 비슷했지만 환불은 절반…소비자 손실 구조 반복
- 약관 뒤에 숨은 책임 공백…플랫폼·항공사 모두 자유롭지 않다
- 공정성 논란 확산…제도적 기준 마련 요구 커질 수밖에

위키트리 부산경남취재본부장 / 사진=위키트리DB
위키트리 부산경남취재본부장 / 사진=위키트리DB

[전국=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앞서 보도한 것처럼 트립닷컴을 통해 구매한 이스타항공 항공권이 발권 3일 만에 취소됐음에도 환불액이 결제 금액의 절반 수준에 그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출발일까지 시간이 충분히 남아 있었음에도 20만 원이 넘는 금액이 공제됐다. 표면적으로는 항공사 운임 규정과 플랫폼 수수료가 결합된 결과다.

그러나 이 설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소비자가 마주한 현실은 단순하다. “정상 요금으로 구매했지만, 환불은 절반이었다.”

더 중요한 점은 해당 항공권이 초특가 상품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동일 노선 기준 진에어와 가격 차이가 거의 없는 수준이었다. 소비자는 일반적인 가격의 항공권을 구매했다고 인식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었다.

그럼에도 환불 결과는 극단적으로 달랐다. 이 차이를 만들어낸 것은 가격이 아니라 구조다.

항공사는 운임 규정을 따른다. 플랫폼은 약관을 따른다. 각각의 설명은 성립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구조가 결합되는 순간 소비자는 전체를 이해하기 어렵다. 그리고 이해하지 못한 구조의 결과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손실로 귀결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 구조에서는 책임이 분산된다. 항공사는 규정을 말하고 플랫폼은 약관을 말한다. 하지만 소비자에게는 그 구분이 의미가 없다. 결과는 하나이기 때문이다.

“절반 환불.”

이처럼 책임은 나뉘고 손실은 집중되는 구조가 반복된다면, 이는 개별 분쟁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적 문제로 봐야 한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 환경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뚜렷하다. 예약은 단순하지만 환불은 복잡하다. 편의는 직관적이지만 책임은 비직관적이다.

이 구조에서 가장 취약한 것은 소비자다. 특히 고령층과 디지털 취약 계층은 그 부담을 더 크게 떠안게 된다.

전화 상담은 쉽지 않고, 문제 해결은 온라인을 전제로 한다. 결국 서비스 접근 자체가 또 다른 장벽이 된다.

이쯤 되면 더 이상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구조는 시장에만 맡겨둘 문제인가.

약관과 규정만으로 설명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이 같은 구조를 그대로 둘 것인지, 아니면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재점검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가격이 아닌 구조가 손익을 좌우하고, 그 구조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면 이는 정보 비대칭의 문제를 넘어 공정성의 문제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번 논란은 단순한 환불 사례로 끝날 사안이 아니다.

유사한 구조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환불 기준의 명확한 고지, 플랫폼 수수료의 투명성, 소비자가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정보 제공 방식 등 제도적 기준 마련 논의가 불가피한 시점이다.

필요하다면 관련 기준과 운영 방식에 대해 공적 기관의 점검과 감독 체계까지 포함한 논의가 이뤄질 필요도 있다.

플랫폼은 효율로 성장했지만, 신뢰는 이해를 통해 만들어진다. 그 이해가 결여된 구조라면 그 편의는 결국 또 다른 비용으로 돌아온다.

이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설명의 문제를 넘어 규제의 문제로 접근해야 할 시점이다.

home 최학봉 기자 hb7070@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