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만으론 한계 있나… 국교위, 학생들 문해력 위해 '이것' 논의 검토

2026-04-09 17:50

한자 병기가 실제로 이뤄진다면 1969년 이후 처음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학생들의 문해력 신장을 위해 교과서에 한자 병기를 포함한 한자 교육 강화를 검토한다.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김경회 국교위 문해력 특별위원장은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제67차 회의에서 "주로 독서, 글쓰기, 어휘력 관련 논의에 초점이 맞춰질 것 같지만, 한자 교육 문제가 논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문해력 특위가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 병기를 논의하고 있다는 최근 보도와 관련해선 "(한자 교육 문제를) 충분히 개방적으로 논의하되, 확정되기 전에 학생과 학부모에게 혼란을 주는 일은 없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위에는 한자 교육을 지지하는 분뿐만 아니라 한글학회 회장도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교위는 문해력 특위 위원 명단을 이날 공개하지 않았다. 또 한자 병기에 대해서는 국교위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왔다.

박영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 겸 국교위 비상임위원은 "박근혜 정부 때 교과서 한자 병기 사태로 대단히 크게 소용돌이가 있었고, 현장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며 "한자 병기를 결론짓는 방식으로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건 비상임위원은 "한자 병기에 반대한다"면서도 "논의 과정에서 분명히 관련 이야기가 나올 것 같지만, 갑자기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는 일이 생길 확률은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해력 특위는 학생들의 문해력 신장을 위한 정책적 지원과 개선 방향 등을 제언하는 한시적 기구로, 문해력 관련 전문성이 높은 현장 교원과 학계 전문가 등 16명의 위원이 6개월간 활동한다. 특위 활동이 끝나면 논의·자문 내용을 담은 '문해력 특별위원회 활동 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대구 북구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학부모들이 하교 시간을 앞두고 교문 앞에서 자녀를 기다리고 있다.  / 뉴스1
대구 북구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학부모들이 하교 시간을 앞두고 교문 앞에서 자녀를 기다리고 있다. / 뉴스1

이번 한자 병기가 실제로 이뤄진다면 1969년 교과과정 개정으로 초등 교과서에서 한자가 사라진 뒤 처음이다. 앞서 교육부는 2016년 초등학교 5~6학년 교과서에 중학교용 한자 300자 이내를 병기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초등학교 한자 교육 활성화와 학생 어휘력 향상을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찬반 갈등 끝에 결국 무산됐다. 당시 초등학생 단계에서 한자 교육까지 추가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한자 교육 논쟁은 문해력 논란이 있을 때마다 반복해서 일어난다. 다만 문해력 저하의 원인이 단일 요인이 아닌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국교위가 교과서 한자 병기 등을 재추진할 경우, 찬반 논란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한자 교육이 부활하면 사교육이 늘어 학생과 학부모 부담이 커지고 교육 양극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국교위는 이번 회의에서 사교육으로 인한 지역·소득계층 간 교육 격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사교육 특위도 구성하기로 의결했다.

사교육 유발 요인과 현황을 분석하고 사교육을 완화하기 위한 대책을 제안한다. 국교위는 이달 중 특위 구성을 목표로 연구자, 현장 전문가 등 21명 이내의 위원을 위촉할 계획이다. 임기는 위촉일로부터 6개월이며, 필요시 연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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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이서희 기자 sh0302@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