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보령시가 드라마와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해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촬영지들을 앞세워 봄철 상춘객 유치에 나섰다. 청보리밭의 청량함부터 간이역의 소박함, 성곽 위에서 바라보는 항구의 절경까지, 카메라 셔터만 누르면 영화의 한 장면이 완성되는 보령의 대표 촬영지 3곳이 제격이다.
■ "청춘의 푸른 물결"… 천북면 청보리밭

가장 먼저 발길을 붙잡는 곳은 천북면에 위치한 청보리밭이다. 드라마 '그해 우리는'에서 주인공들이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던 애틋한 공간이자, 최근 '이재, 곧 죽습니다'에서도 깊은 울림을 줬던 장소다. 4월 중순인 지금부터 5월 초까지가 절정으로, 어른 허리 높이까지 자란 청보리가 서해의 봄바람에 일렁이며 거대한 푸른 바다를 이룬다. 언덕 위 폐목장을 감각적으로 개조한 카페에 앉아 있으면, 마치 드라마 속 한 장면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 "응답하라 1980"… 청소면 청소역

레트로한 감성에 젖고 싶다면 청소역으로 향하면 된다. 1929년 문을 연 장항선 최고령 간이역으로, 천만 관객의 영화 '택시운전사' 촬영지로 유명하다. 소박한 박공지붕이 돋보이는 이 역사는 근대 건축양식을 고스란히 간직해 등록문화재 제305호로 지정되어 있다. 역 주변 골목은 영화 속 1980년대 거리가 박제된 듯 그대로 남아 있어, 교복이나 복고풍 의상을 준비해 인생 사진을 남기는 MZ세대들의 성지가 됐다.
■ "동백이의 낭만과 역사의 만남"… 오천항과 충청수영성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오천항이 답이다. 항구 뒤편 언덕에 우뚝 솟은 충청수영성은 조선시대 서해 방어의 핵심 사령부였던 곳이다. 성 안의 정자인 영보정(永保亭)에 오르면 오천항의 옹기종기 모여 있는 배들과 서해의 낙조가 한 폭의 산수화처럼 펼쳐진다. 밤이 되면 성벽을 따라 켜지는 조명이 고즈넉한 야경을 선사하며, 인근 식당가에서는 보령의 명물인 싱싱한 키조개 요리로 미식의 즐거움까지 만끽할 수 있다.
보령시 관계자는 “보령은 산과 바다, 그리고 근현대 역사가 공존해 창작자들에게 영감을 주는 기회의 땅”이라며 “벚꽃이 흩날리는 4월, 스크린 속 감동을 현실에서 직접 체험하며 특별한 봄날의 추억을 만드시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