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식사를 하다 보면 크게 의식하지 않는 장면이 있다. 바로 음식을 먹으며 자연스럽게 나는 소리다. 국물 음식을 마실 때나, 음식을 씹을 때 나는 소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익숙한 일상이다.
하지만 이 평범한 행동이 다른 문화권에서는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특히 이란에서는 같은 행동이 곧바로 ‘무례’로 이어질 수 있다.

같은 식사, 다른 기준…“왜 저렇게 먹지?”
한국에서는 식사 중 약간의 소리가 나는 것을 크게 문제 삼지 않는 경우가 많다.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 자연스럽게 나는 소리나, 씹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리는 일상적인 범위로 받아들여진다.
물론 지나치게 큰 소리는 피하는 것이 좋다는 인식은 있지만, 반드시 조용하게 먹어야 한다는 강한 규범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하지만 이란에서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음식을 씹으며 소리를 내는 행동, 이른바 ‘ملچملوچ کردن’은 (말라츠 물루츠) 명확하게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으로 여겨진다. 함께 식사하는 사람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피해야 하는 기본적인 식사 매너로 인식된다. 특히 공식적인 자리나 어른과 함께하는 식사에서는 이러한 기준이 더욱 엄격하게 적용된다.
왜 이렇게 다를까…식사에 담긴 의미의 차이
이러한 차이는 단순한 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식사에 대한 문화적 인식에서 비롯된다. 이란에서는 식사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시간이 아니라 관계와 예의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리로 여겨진다. 이 과정에서 타인을 배려하는 태도가 핵심이 되며, 그 기준 중 하나가 바로 ‘소리를 내지 않는 것’이다. 조용히 먹는 행동은 상대방을 존중한다는 의미로 연결된다.
반면 한국은 비교적 실용적인 식사 문화가 발달해왔다. 빠른 식사, 뜨거운 음식 중심의 식습관, 그리고 편안한 분위기를 중시하는 문화가 결합되면서 일정 수준의 자연스러운 소리는 허용되는 방향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이러한 ‘먹는 소리’에 대한 인식 차이가 한국 내부에서도 하나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특히 먹방 콘텐츠가 대중화되면서 과장된 씹는 소리나 후루룩 소리를 강조하는 영상이 늘어났고, 이에 대한 반감도 함께 커졌다. 일부 시청자들은 “소리가 불편하다” “예의 없어 보인다”는 반응을 보이며 식사 예절과의 충돌을 지적하기도 한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쩝쩝거리는 소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존재하며,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진다는 점이 특징이다.

직접 겪으면 더 크게 느껴지는 차이
이 차이는 실제 경험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한국에서 생활하는 외국인들은 처음에는 크게 의식하지 않다가도, 식사 자리에서 반복적으로 들리는 소리를 통해 문화 차이를 체감하게 된다고 말한다.
반대로 한국인이 이란을 방문할 경우, 평소처럼 행동했다가 예상치 못한 반응을 마주할 수 있다. 본인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행동이 상대에게는 예의 없는 행동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같은 행동이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된다는 점이 문화 차이의 핵심이다.

작은 습관 하나가 만드는 이미지
식사 예절은 사소해 보이지만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특히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는 말보다 행동이 먼저 보이기 때문에, 이런 작은 차이가 인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문화 차이를 이해하는 가장 기본은 자신의 기준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점을 아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당연하게 해왔던 행동이 어느 순간,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