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벼랑 끝에서 챔피언결정전을 결국 마지막 5차전까지 끌고 갔다.

현대캐피탈은 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대한항공을 세트스코어 3-0으로 꺾고 시리즈 전적을 2승 2패로 맞췄다.
원정에서 치른 1, 2차전을 모두 내주며 먼저 벼랑 끝에 몰렸던 현대캐피탈은 안방에서 반격에 성공했다. 3차전에 이어 4차전까지 잡아내며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고 우승 향방도 결국 최종 5차전으로 넘어가게 됐다. 두 팀의 마지막 승부는 10일 오후 7시 대한항공 홈구장인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다.
세트마다 접전…현대캐피탈, 4차전 3-0으로 승부 원점
현대캐피탈은 1세트를 25-23으로 먼저 가져간 뒤 2세트도 같은 점수로 따냈고 마지막 3세트에서는 31-29 접전 끝에 경기를 마무리했다. 두 팀의 우승 경쟁은 결국 10일 오후 7시 대한항공 홈구장인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최종 5차전으로 넘어가게 됐다.
4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은 고비마다 더 강했다. 1세트는 레오의 해결 능력이 빛났다. 경기 초반 다소 흔들리던 레오는 세트 막판 20-21에서 후위 공격을 성공시켰고 22-22에서는 백어택을 꽂아 넣으며 흐름을 끌어왔다. 23-23에서는 대한항공 임재영의 서브 범실로 리드를 잡았고 마지막 24-23에서는 정지석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막아내며 세트를 끝냈다.

2세트 역시 시소게임이었다. 현대캐피탈은 20-17까지 앞서갔지만 대한항공의 반격에 20-19까지 쫓겼다. 그러나 허수봉이 21-20에서 강스파이크를 꽂아 넣으며 흐름을 다시 끊었고 22-20에서는 신호진의 블로킹까지 더해졌다. 세트 막판 24-23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최민호의 중앙 속공으로 결국 2세트마저 챙겼다.
승부를 가른 3세트는 가장 치열했다. 현대캐피탈은 20-21에서 허수봉의 공격으로 균형을 맞췄고 21-22에서는 레오의 후위 공격으로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경기는 듀스 접전으로 흘렀고 양 팀이 한 점씩 주고받는 긴장감 속에 승부가 이어졌다.
현대캐피탈은 25-25에서 김진영의 블로킹으로 역전에 성공했고 마지막 30-29에서는 대한항공의 연속 공격을 모두 받아낸 뒤 레오가 하이볼을 꽂아 넣으며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허수봉은 블로킹을 포함해 20점을 올렸고 레오도 17점으로 힘을 보탰다. 대한항공은 정지석이 19점으로 분전했지만 결정적인 승부처마다 현대캐피탈의 집중력이 한발 앞섰다.

대한항공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4차전에서도 정지석이 서브 에이스와 블로킹을 각각 2개씩 기록하며 19점으로 분전했고 임동혁도 11점을 보태며 공격을 이끌었다.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합류한 마쏘는 10점에 묶였지만 세트마다 쉽게 무너지지 않으며 버텼다.
대한항공은 1세트와 2세트 모두 23점까지 따라붙었고 3세트에서는 듀스 접전 끝에 29점까지 올리며 현대캐피탈을 끝까지 압박했다. 다만 승부처에서 나온 서브 범실과 마무리 집중력 차이가 아쉬웠다. 먼저 2승을 선점하며 우승까지 단 1승만 남겨뒀던 대한항공은 결국 천안 원정에서 마침표를 찍지 못했고 안방 인천으로 돌아가 마지막 5차전 부담까지 함께 떠안게 됐다.
한 점에서 갈린 승부…2차전 판정 장면 여파
현대캐피탈이 챔피언결정전을 5차전까지 끌고 온 배경에는 지난 4일 열렸던 2차전 판정 논란이 있었다. 당시 현대캐피탈은 5세트 14-13으로 앞서며 단 1점만 더 따내면 경기를 끝내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때 레오의 스파이크 서브가 코트 라인에 걸친 듯 보였지만 아웃으로 선언되면서 흐름이 급격히 꺾였다.
현대캐피탈은 곧바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중계 화면상으로는 공이 사이드라인에 닿은 것처럼 보였지만 원심은 그대로 유지됐다. 결국 대한항공이 14-14 듀스를 만들었고 현대캐피탈은 16-18로 5세트를 내주면서 시리즈 2연패에 몰렸다. 경기 직후 필립 블랑 감독이 강하게 반발했고 구단도 한국배구연맹에 재판독을 요청하면서 논란은 곧장 시리즈 전체로 번졌다.
논란이 더 커진 건 같은 5세트에서 앞서 나온 또 다른 비디오 판독 장면 때문이었다. 현대캐피탈이 13-12로 앞선 상황에서 대한항공 마쏘의 블로킹 득점이 비디오 판독 끝에 인으로 번복됐다. 이후 레오의 서브는 아웃으로 유지되면서 현대캐피탈 쪽에서는 비슷한 라인 판정이 서로 다르게 적용된 것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KOVO의 입장은 재검토 뒤에도 바뀌지 않았다. 연맹은 지난 6일 “현대캐피탈의 재판독 및 결과 회신 요청에 따라 지난 5일 사후 판독 및 소청심사위원회를 개최해 해당 장면을 면밀하게 검토한 결과 정독으로 판정했다”고 밝혔다.
연맹 설명에 따르면 V리그는 국제배구연맹(FIVB)처럼 호크아이를 통해 공의 접지 면을 기준으로 판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중계 화면을 바탕으로 한 로컬룰을 적용한다. 이 로컬룰에서는 공이 바닥에 최대로 압박된 순간 사이드라인 안쪽 선이 보이면 아웃으로 본다. KOVO는 문제의 2차전 5세트 14-13 상황에 대해 중계방송 화면과 정지화면, 캡처화면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결과 볼이 최대로 압박된 상태에서 사이드라인 안쪽 선이 확인돼 원심이 맞다고 설명했다.
결국 2차전 판정 논란은 이번 챔피언결정전의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만든 채 최종 5차전으로 이어지게 됐다. 시리즈 2연패에 몰렸던 현대캐피탈은 이후 안방에서 3, 4차전을 모두 잡아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대한항공 역시 먼저 잡았던 우승 기회를 마지막 홈경기에서 다시 살려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두 팀은 이제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올 시즌 챔피언을 가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