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메는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깊은 산골을 뜻한다. 두메부추는 사람 발길이 닿지 않는 산지에서 자라나기 때문에 흔히 음식 재료로 사용하기보다 약으로 먹는 약용식물로 쓰여 왔다. 다년초로 울릉도 등지에 분포한다. 높이는 20~30cm 정도. 2021년에는 국립수목원이 유전자 분석을 통한 분류학적 연구를 거쳐 두메부추를 러시아·몽골·중국에 분포하는 종과 명확히 구분되는 울릉도 특산종 '알리움 두메부추움(Allium dumebuchum)'으로 새로 명명했다.
다만 두메부추를 산에서 발견했다고 해서 함부로 손대서는 안 된다. 두메부추는 멸종위기종으이다. 야생에서 채취하다가는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자생지를 찾기도 힘들지만 채취 자체가 금지돼 있다. 다행히 번식력이 왕성한 덕분에 재배는 어렵지 않은 편이다. 두메부추 씨앗과 모종이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다. 배수가 잘되고 햇빛이 잘 드는 양지에 심으면 기후나 환경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잘 자란다. 적당한 크기일 때 잘라내고 두면 다시 새순이 돋아난다.
겉모습부터 일반 부추와 다르다. 잎이 훨씬 두껍고 부드러우며, 알로에처럼 즙이 배어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자생지가 해안 절벽 등 환경이 열악한 곳이다 보니 잎이 다육질로 발달했으며 알로에와 같은 겔 성분의 진액이 풍부하다. 영양 면에서도 월등하다. 일반 부추보다 비타민 A가 2배 함유돼 있다. 칼륨은 무려 30배에 달해 몸속 나트륨 배출과 부종 제거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마의 끈적한 성분인 뮤신이나 홍삼의 사포닌 같은 성분도 포함하고 있어 건강식품으로서의 가치가 매우 높다.
불교에서 수도승에게 금하는 다섯 가지 음식재료를 '오신채(五辛菜)'라 한다. 마늘·파·달래·무릇·부추가 이에 해당하한다. 양기를 돋우고 정력에 좋아 금욕 수행자에게 금기시돼왔다. 두메부추 역시 이 계열의 식물이다. 맵고 달며 성질이 따뜻하고 독이 없다. 예부터 몸이 찬 사람, 기력이 떨어진 노년층, 소화가 약한 사람에게 특히 권장돼 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맛은 일반 부추보다 훨씬 진하고 강렬하다. 매운맛이 뚜렷하고 향이 강하다. 독특한 냄새는 황화아릴류라는 물질에서 비롯된다. 그런데 식감은 의외로 부드럽다. 잎이 두껍고 굵어 질길 것 같지만 막상 씹어보면 연하고 즙이 많아 먹기 좋다. 잎을 씹을 때 배어 나오는 미끈거리는 즙은 위 점막을 코팅해 보호하는 뮤신 성분이다. 강한 향미와 함께 위장을 든든히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효능은 단순한 건강 채소 수준을 넘어선다. 두메부추의 알리신 성분은 평소 흡수가 잘되지 않는 비타민 B1의 흡수를 도와 뇌신경과 말초신경을 활성화한킨다. 아릴쌀파이드 성분은 몸속 독소를 배출하는 동시에 항산화 작용을 수행해 손상된 세포를 건강하게 되돌려준다. 진하게 달여 먹으면 이뇨 작용이 활성화돼 부종을 내리고, 당뇨병과 혈압 상승 증상, 기관지염과 신경쇠약 개선에도 효과적이다. 비늘줄기는 진통·거담 효과가 있어 천식·소화불량·협심증의 약재로 쓰이기도 한다. 협심증으로 가슴이 심하게 아플 때는 전초를 갈아서 생즙을 마시면 심장 혈관을 넓혀 통증이 빠르게 가라앉는다고 예부터 전해진다.
먹는 방법은 다양하다. 봄부터 가을까지 수시로 나물과 약초로 활용할 수 있다. 생으로 먹어도 좋고 초장이나 된장에 찍어 먹어도 좋다. 살짝 데쳐 초장에 찍거나 생무침·김치·부침개·잡채·볶음으로 조리할 수 있다. 파 대용으로 이용해도 된다. 쇠고기 산적, 추어탕·다슬기탕에 넣으면 풍미가 한층 깊어진다. 위장 보호 목적으로 섭취할 때는 꿀과 요구르트를 섞어 만든 두메부추 주스도 좋은 방법이다. 봄에 채취한 두메부추는 삶은 물만 마셔도 기력 회복에 도움이 될 만큼 생명력이 충만하다.
섭취 시 주의사항도 있다. 성질이 따뜻한 식물인 만큼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을 먹거나 몸에 열이 많은 체질인 경우 설사를 동반할 수 있다. 소량씩 나눠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