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의 탈모 케어 브랜드 라보에이치가 미국 아마존에서 전년 대비 81배에 달하는 8,149%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북미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공식적인 현지 진출 단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마존의 대형 할인 행사에서 주요 카테고리 1위를 포함한 상위권을 대거 점령한 이번 실적은 한국형 기능성 퍼스널 케어(개인 세정 및 관리 용품)가 북미 소비자들의 실질적인 선택을 받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세계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아마존이 개최한 '빅 스프링 세일(Big Spring Sale)'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전년 동기 대비 201%의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 지난 3월 25일부터 7일간 진행된 이번 행사는 프라임 데이와 블랙 프라이데이를 잇는 아마존의 상반기 최대 쇼핑 이벤트로 꼽힌다. 아모레퍼시픽은 이 기간 동안 기초 화장품 위주의 기존 K-뷰티 공식을 깨고 헤어케어, 바디케어, 메이크업, 라이프스타일 전 영역에서 고른 성과를 거두며 브랜드 포트폴리오의 확장성을 확인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헤어케어 브랜드의 약진이다. 매출이 8,149% 폭증한 라보에이치는 '헤어 리그로스 토닉' 부문에서 3위에 오르며 탈모 관리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다. 미쟝센 역시 전년 대비 237% 성장하며 '퍼펙트 세럼'을 필두로 헤어 스타일링 오일 부문 1위를 탈환했다. 전문 헤어케어 브랜드 아윤채는 본딩 크림 등 고기능성 라인업의 매출이 급증하며 208%의 신장률을 기록했고, 우디향 중심의 감성 브랜드 롱테이크는 헤어 프래그런스(모발 전용 향수) 부문 7위에 진입하며 347% 성장했다.
바디 및 페이셜 케어 부문에서는 일리윤의 지배력이 두드러졌다. 일리윤은 전년 대비 384%의 매출 성장을 보였으며, 주력 상품인 '세라마이드 아토 집중 크림'은 행사 기간에만 4만 개 이상 판매되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아마존 페이셜 모이스처라이저 부문 3위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민감성 피부를 겨냥한 한국식 보습 솔루션이 북미 시장의 니즈와 부합했음을 보여준다. 색조 부문의 에스쁘아는 '비벨벳 쿠션' 등 메이크업 제품의 호조에 힘입어 191% 성장했으며, 에뛰드 또한 립 스테인 부문 6위에 오르며 104%의 성장세를 유지했다.

뷰티 이외의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에서도 유의미한 수치가 도출됐다. 프리미엄 티 브랜드 오설록은 '삼다 꿀배 티'를 앞세워 프루트 티(과일차) 부문 1위를 차지하며 매출이 102% 증가했다. 이는 K-뷰티의 열기가 한국의 식음료 및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전이되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성과의 핵심 동력으로 데이터 기반의 정교한 타겟팅과 현지 전문가 및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을 꼽는다. 피부과 전문의를 통해 제품의 기능적 신뢰도를 확보하고, 소셜 미디어를 활용해 북미 지역의 세분화된 피부 고민에 직접 대응한 전략이 적중했다는 평가다.
대규모 할인 행사 전부터 신규 고객 유입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은 향후 지속 성장의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빅 스프링 세일에서 얻은 고객 구매 패턴과 검색 데이터를 분석하여 하반기 마케팅 전략에 즉각 반영할 방침이다. 특히 북미 소비자들의 헤어케어 고민이 단순 세정에서 두피 관리 및 손상 복구로 구체화되고 있는 흐름을 포착하고, 관련 제품군의 노출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번 실적을 발판 삼아 아모레퍼시픽은 오는 6월로 예정된 연중 최대 행사인 '아마존 프라임 데이'에서 역대 최대 실적 경신을 노린다. 기존 주력 브랜드인 설화수와 라네즈뿐만 아니라 라보에이치, 일리윤 등 성장세가 뚜렷한 신규 엔진들의 입지를 굳혀 북미 매출 비중을 공격적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K-뷰티가 기초 화장품이라는 특정 영역을 넘어 일상적인 퍼스널 케어 전반을 아우르는 메인스트림으로 자리 잡으면서 아모레퍼시픽의 북미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