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의 손흥민이 마침내 골 침묵을 깨고 올해 첫 필드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8일(한국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루스 아술(멕시코)과의 2026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 8강 1차전 홈 경기에서 선제 결승 골을 터뜨리며 팀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지난 2월 레알 에스파냐전 페널티킥 득점 이후 공식전 12경기 만에 나온 필드골이다.
이날 LAFC는 경기 초반 멕시코의 강호 크루스 아술의 압박에 밀리며 고전했다.
하지만 전반 30분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의 집념이 빛을 발했다. 마티외 슈아니에르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낮은 크로스를 향해 손흥민은 몸을 던졌다. 문전 쇄도 과정에서 상대 수비진의 거친 견제가 있었으나 손흥민은 이를 이겨내고 왼발 슬라이딩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득점 직후 손흥민이 선보인 세리머니는 현지 언론과 팬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손흥민은 오른손을 오므렸다 펴는 동작으로 마치 누군가 수다를 떠는 듯한 입모양을 묘사했다.
이어 허공을 향해 강렬한 어퍼컷을 날렸다. 이는 최근 자신을 괴롭히던 에이징 커브 논란과 기량 저하 우려를 제기한 이들을 향한 무언의 시위였다.
중계카메라에는 그가 "blah, blah, blah(어쩌고 저쩌고)"라고 읊조리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사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유독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지난 시즌 LAFC 합류 직후 13경기에서 12골을 몰아쳤던 모습과 달리 올해는 좀처럼 골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 겨울 프리시즌 적응 문제와 팀의 수비 중심 전술 변화가 맞물리며 슈팅 기회 자체가 줄어든 탓이다.
지난 1일 국가대표팀 유럽 원정에서도 침묵하자 기량 저하에 대한 날 선 질문이 쏟아졌다.
당시 손흥민은 "토트넘 시절 10경기 연속 골을 못 넣을 때도 (기량이) 떨어졌다고 생각했느냐. 이러다가 제가 소속팀에서 잘하면 어떤 마음이 드실지 모르겠다"라며 이례적으로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결국 그는 소속팀 복귀 후 지난 5일 올랜도시티전에서 도움 4개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 귀중한 필드골까지 뽑아내며 스스로 가치를 증명해냈다. 마크 도스 산토스 감독이 그를 측면이 아닌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하며 전술적 자유도를 부여한 것이 주효했다.
경기 외적으로도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같은 날 손흥민을 상대로 허위 임신 사실을 유포하며 거액을 뜯어내려 한 20대 여성 양 모 씨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양 씨는 지난 2024년 임신 폭로를 빌미로 3억 원을 갈취한 혐의로 구속기소됐으며 2심 재판부는 원심과 같은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손흥민은 그간 자신을 괴롭히던 악재를 경기장 안팎에서 동시에 털어낸 셈이다.
이날 승리로 LAFC는 챔피언스컵 4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상대인 크루스 아술은 대회 통산 7회 우승을 자랑하는 강팀이었으나 손흥민의 뒷공간 침투에 스리백 라인이 무너졌다.
1차전에서 1골 1기점 역할을 수행한 손흥민은 오는 15일 멕시코 원정 2차전을 준비한다.
두 달 뒤 열릴 북중미 월드컵 멕시코전을 앞두고 현지 적응력을 높일 절호의 기회를 맞이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