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너무 완벽하더라…SNS 광고 속 전문가의 정체 가려낼 방법

2026-04-08 11:10

가상인물 광고, 이제 정체 공개 의무화된다

실제 사람인지 인공지능(AI)이 만든 형상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가상 인간이 디지털 광고 시장의 주류로 급부상한 가운데 정부가 이들의 정체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는 고강도 규제책을 내놨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이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방해하는 기만적 광고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가상인물 여부를 명확히 표기하도록 하는 법적 지침이 본격 시행된다.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주병기)는 생성형 AI나 딥페이크(Deepfake, 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합성 기술)로 생성한 가상인물을 광고에 활용할 경우 가상인물임을 반드시 표시하도록 하는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 지침 개정안을 마련해 4월 8일부터 28일까지 행정예고한다. 이번 개정은 기존의 소비자, 유명인, 전문가, 단체·기관으로 분류되던 추천 주체 유형에 가상인물을 새롭게 추가한 결과다.

최근 광고 시장에서는 실제 인물과 흡사한 가상의 의사나 교수를 생성해 상품의 효능을 보증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소비자는 이를 실존하는 전문가로 오인해 상품을 구매하게 되며 이는 합리적인 소비 결정을 저해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혼란을 방지하고자 인공지능으로 만든 가상의 인물이 상품을 추천하거나 보증할 때 그 정체를 공개해야 한다는 의무를 부과했다.

매체 성격에 따른 구체적인 표시 방법도 확정됐다. 블로그나 인터넷 카페처럼 문자가 중심이 되는 매체는 게시물 제목이나 본문의 가장 첫 부분에 '가상 인물 포함' 또는 'AI를 기반으로 생성된 가상 인물이 포함된 게시물입니다'라는 문구를 넣어야 한다. 제목에서 해당 표기가 생략되지 않도록 가장 앞에 배치하는 것이 원칙이다.

사진이나 동영상 같은 영상 매체의 경우 가상 인물이 화면에 등장하는 시간 내내 인물과 가까운 위치에 가상 인물임을 알려야 한다. 이때 자막은 배경색과 뚜렷하게 구분되는 색상을 사용해 시인성을 높여야 하며 소비자가 인지하기 어려운 모호한 위치에 표기하는 것은 금지된다. 이는 소비자가 영상을 시청하는 도중 실존하는 전문가와 가상의 캐릭터를 혼동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AI 이물 영상 매체에서의 표시방법 / 공정거래위원회
AI 이물 영상 매체에서의 표시방법 / 공정거래위원회

단순히 가상임을 밝히는 것만으로 모든 부당 광고 행위가 면책되는 것은 아니다. 가상 인물을 내세워 존재하지 않는 경험적 사실을 날조하는 행위는 엄격히 규제된다. 인공지능으로 만든 가상의 소비자가 신체를 왜곡해 '비포 앤 애프터(Before & After, 사용 전후 비교)' 사진을 게시하거나 실제 발생하지 않은 체험 수기를 작성해 효능을 과장하는 것이 대표적인 부당 광고 사례다.

특히 특정 대학 출신의 전문의나 20년 경력의 피부 전문가처럼 구체적인 이력을 부여한 가상 전문가를 활용해 상품을 권장하는 경우 전문가 추천 제품으로 오인될 우려가 매우 크다. 일주일 만에 기미가 사라진다거나 단기간에 급격한 체중 감량이 가능하다는 식의 과장 광고에 가상 의사를 동원하는 행위 역시 실제보다 우수한 효과가 있는 것처럼 소비자를 속이는 행위에 해당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 심사 지침 개정을 통해 소비자에게는 투명한 정보 제공을 보장하고 광고주와 인플루언서(Influencer, 사회적 영향력이 큰 사람)에게는 법 위반을 피할 수 있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행정예고 기간 동안 접수된 이해관계자와 관계 부처의 의견을 검토한 뒤 전원회의 의결 등 관련 절차를 밟아 개정안을 최종 확정해 시행할 예정이다.

home 조희준 기자 choj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