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혼 선언했는데 후회” 여성 글에... 네티즌들 “조상신이 남자 도왔다”

2026-04-08 10:38

서울 25평 자가에 직접 만든 부케까지… 남친 차버린 여친의 후회

양재 꽃시장에서 직접 부케를 만들어온 남자친구가 있었다. 서울에 25평 아파트도 대출을 끼고 마련해왔고, 주말에도 나가 일하고 밤늦게 야근을 하면서까지 결혼을 준비했다. 그게 예민하고 까다로운 여자친구의 눈엔 그저 '가성비'를 너무 따지는 모습으로 비쳤다. 결국 여자친구는 파혼을 선언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여자친구는 파혼하자고 한 게 후회스럽다며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글을 올렸다. 네티즌 반응은 어땠을까.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사진.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사진.

최근 올라온 이 글에서 작성자는 스스로 "파혼을 입에 올린 당사자"라고 소개했다. 2세 연하였던 남자친구는 항상 밝고 웃고 구김이 없는 사람이었다. 웨딩사진 촬영용 부케를 양재 꽃시장에서 직접 만들어왔고, 서울 25평 아파트를 대출로 장만해왔다. 결혼 준비 비용을 충당하면서도 주말을 반납하고 야근도 마다하지 않았다.

작성자 눈에는 남자친구의 그 모든 노력이 초라해 보였다. 주변 친구들은 웨딩사진을 촬영할 때 번듯한 부케를 들었는데 남자친구는 직접 양재 꽃시장에서 만들어왔다. 사진을 보니 정말 예쁘게 잘 만들긴 했지만 그 당시엔 가성비를 따지는 것 같아 짜증만 냈다고 했다. 웨딩사진 촬영장에서도 짜증이 난 티를 팍팍 냈다고 스스로 인정했다. 적은 예산 안에서 결혼을 준비하는 것도 스트레스였다. 비교가 시작되자 서운함이 쌓였고, 권태기까지 겹쳤다. 여자친구는 결혼을 취소하고 시간을 갖자고 통보했다.

파혼 직후엔 후련했다고 했다. 결혼을 안 하게 돼서 홀가분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너무 후회된다고 했다. "이 사람이랑 결혼했으면 지금쯤 나는 너무 사랑받으면서 잘살고 있었겠구나 하는 마음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락하면 자신이 정말 나쁜 사람이라는 걸 알면서도 이미 전 남자친구에게 연락했다고 털어놨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사진.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사진.

돌아온 반응은 차가웠다. 전 남자친구는 파혼 이후 경제적인 부분을 혼자 감당하면서 회사 일로도 힘들어하고 있었다. 쉴 수 없어 정신과를 다니며 버티고 있다고 했다. 작성자가 "옆에 있어줘도 되느냐"고 묻자 남자친구는 "이 불행을 당신과 나누고 싶지 않다. 당신은 당신대로 사랑받으면서 살라"고 답했다. 미안해하지 말라고 했다. 원망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블라인드 회원들은 글쓴이를 위로하지 않았다. "남자친구를 놔달라. 당신은 사랑받았을 내 모습이 아쉬운 거지,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게 아니다"라는 댓글이 좋아요 219개를 받으며 최상단에 올랐다. 이 댓글이 글쓴이의 심리를 정확하게 짚었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복을 걷어찼으면 이미 엎질러진 거니 다시 담으려 하지 마라"는 댓글이 좋아요 132개로 뒤를 이었다.

"남자 조상신이 도왔다"는 댓글도 많은 공감을 샀다. "너 때문에 정신과까지 다니는데 제발 인생에서 사라지라"는 말도 나왔다. "남자가 이딴 사람 때문에 왜 아파할까"라며 혀를 차는 댓글도 적지 않았다.

대출을 끼긴 했지만 25평짜리 서울 아파트를 마련해온 연하 남자친구를 두고 돈 때문에 서운했다고 토로한 대목에 대해선 "25평 서울 자가를 가진 사람을 두고 별로 가진 게 없다고 하느냐"는 비아냥이 쏟아졌다. 부케 문제를 두고도 "양재 꽃시장 가서 직접 부케 만들어오는 남자는 커뮤니티 하면서 처음 들어봤다. 자기 복을 자기가 찼다", "예비신랑이 직접 만들어준 부케로 웨딩사진 촬영하는 여자가 세상에 어디 있나. 너무 부러운데 왜 스스로 복을 찼느냐"는 반응이 이어졌다.

파혼 이후 남자친구가 결혼 준비 비용은 물론 아파트 대출까지 혼자 떠안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반응은 더 격해졌다. "같이 갚으려고 주택담보대출까지 받아온 건데 손 털고 떠나버린 거냐", "남자 진짜 힘들었겠다"는 댓글이 달렸다. 파혼 위약금까지 남자친구 혼자 처리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네티즌들은 재결합도 만류했다. "결혼했어도 어차피 남들이랑 비교하며 살았을 것"이라거나 "만나면 결국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것"이라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이제 남자 인생 풀리려는데 왜 다시 나타나려 하느냐"는 말도 나왔다.

작성자가 올린 마지막 질문은 "제가 옆에 있어주면 남자친구가 더 힘들까"였다. 블라인드 이용자들의 답은 한목소리였다. "옆에 있어주는 게 아니라 없어주는 게 도움이 될 것 같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