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진도 5점 만점…해외서 찬사 받고 한국 개봉한 '이 영화' 정체

2026-04-11 09:30

전체주의의 섬뜩한 순환, 카프카를 닮은 정치 스릴러의 매력

국내 최정상급 영화 평론가 이동진이 올해 첫 별점 5점 만점을 안긴 작품이 화제다.

'두 검사' 예고편 캡처 / 유튜브 '영화가 좋아MnMFilm'
'두 검사' 예고편 캡처 / 유튜브 '영화가 좋아MnMFilm'

이동진은 지난 5일 자신의 네이버 블로그 '언제나 영화처럼'에 '올해 첫'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이번 주 개봉작을 비롯한 신작들에 대한 별점과 한줄평을 공개했다.

그는 지난 1일 개봉한 영화 '두 검사'에 5점 만점을 부여하며 "요소마다 두 차례 반복하며 감옥을 지어올리는 연출이 드러내는 섬뜩한 순환의 미로"라는 한줄평을 남겼다.

'두 검사'는 이동진이 2026년 들어 처음으로 별점 만점을 준 작품이다. 작년에는 '브루탈리스트', '미세리코르디아' 등이 만점을 받은 바 있다.

이동진은 앞서 '두 검사' GV를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 GV 소식을 전하며 "올 들어 현재까지 제가 본 최고 영화"라고 밝혔다.

'두 검사'는 1937년 스탈린 대숙청 시기를 배경으로 한 정치 스릴러다. 신입 검사 코르녜프는 브랸스크 교도소에 수감된 공산당 원로의 혈서를 우연히 손에 넣는다. 그는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권력의 심장부 모스크바로 향한다.

영화는 체제에 대한 굳건한 믿음으로 가득 찬 젊은 검사가 거대한 관료제 앞에서 결국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서늘하게 그려낸다. 특히 전반부의 교도소와 후반부의 검찰총장 관저라는 두 공간이 닮은 구조로 설계돼 전체주의 체제의 민낯을 드러낸다. 카프카나 조지 오웰의 소설을 떠올리게 하는 부조리한 긴장감이 영화 전체를 지배한다는 평가다.

'두 검사' 포스터 / MnMFilm
'두 검사' 포스터 / MnMFilm
유튜브, 영화가 좋아MnMFilm

원작은 실제 시베리아 강제수용소에 16년간 수감됐던 러시아 작가 게오르기 데미도프의 동명 소설이다. 이 소설은 1969년부터 집필됐으나 KGB에 의해 압수됐다가 2009년에야 세상에 공개됐다.

연출은 우크라이나 출신의 세르히 로즈니차 감독이 맡았다. 로즈니차는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를 넘나들며 소련의 폭력·전체주의·현대사의 상흔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온 감독이다.

그는 장편 데뷔작 '나의 기쁨'으로 2010년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데 이어 다큐멘터리 '바비 야르 협곡'으로 2021년 칸영화제 황금의 눈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다. '두 검사'는 전작 '돈바스' 이후 약 6년 만에 선보이는 극영화 신작이다.

'두 검사'는 프랑스·독일 등 6개국 합작으로 제작됐으며, 작년 2025년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동시대 현실을 가장 예리하게 비춘 작품에 수여하는 프랑수아 샬레상을 수상했다.

경쟁 부문 상영작 별점을 집계하는 영화 전문지 스크린데일리에서는 4점 만점에 3.1점을 기록하며 공동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는 95%에 달하며, "흠잡을 데 없는 연출과 연기로 스탈린 대숙청 시기의 질식할 듯한 공기를 끝까지 채워 넣은 정치 드라마"라는 외신 평이 쏟아졌다.

'두 검사' 스틸컷 / MnMFilm
'두 검사' 스틸컷 / MnMFilm

주연 신입 검사 코르녜프 역은 알렉산드르 쿠즈네초프가 맡았다. 알렉산드르 필리펜코는 지하 감옥에 갇힌 공산당 원로 스테프냐크와 열차에서 마주치는 노인까지, 1인 2역을 소화했다. 냉혹한 권력의 상징인 검찰총장 비신스키를 연기한 아나톨리 벨리도 출연했다.

세 배우 모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러시아를 떠나 활동 중인 인물들이다. 그덕에 전체주의에 맞서는 영화의 메시지에 현실적인 무게감을 더한다.

국내에서는 세르히 로즈니차 감독의 작품이 정식 극장 개봉하는 첫 사례다. '두 검사'의 상영 시간은 118분이며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한편 이동진은 1968년 강원도 정선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종교학과를 졸업한 뒤 1993년부터 조선일보 영화 담당 기자로 활동했다. 이후 전업 평론가로 전향해 현재까지 블로그·유튜브·GV·강연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국내에서 가장 넓은 대중적 영향력을 가진 영화 평론가로 자리매김해 있다.

home 유민재 기자 toto7429@wikitree.co.kr